#모두의행복_버지니아울프 #열림원 #버지니아울프와함께정원을걷다누구보다 버지니아 울프는 영국 최초의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 1929) 때문이다. 이 책에서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수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말에 완전히 공감한다. 울프는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기법을 통해 여성의 내면세계와 감정을 세심하게 탐구했다. 울프의 의식의 흐름기법과 작가 인터뷰집이나 편지, 일기의 유사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내면안에서 나오는 생각이나 감각, 기억, 감정이 필터를 거치지 않고 이어지는 기록이라서 더욱 값지다고 생각했다. 생각과 느낌을 바로 엮었기에 일상적인 관찰 그리고 순간적인 사유가 자유롭게 흘러가는 느낌이라 더욱 좋았다.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자기만의 방》이나 《댈러웨이 부인》처럼 유명한 책들도 처음엔 쉽게 읽히지 않았다. 한동안은 내 독서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이유를 깨달았다. 울프의 글은 문장이 단단히 짜여 있다기보다는 생각과 감정이 흘러가듯 이어진다. 그래서 줄거리가 뚜렷하게 전개되지 않고, 구성도 느슨한 편이다. 나는 글을 읽을 때 일정한 리듬과 논리가 잘 정리되어 있는 걸 좋아하는데, 울프의 방식은 그런 내 취향과 잘 맞지 않았다. 읽는 내내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고 조금 피로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울프의 대표작들이 내게 어렵고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조금씩 읽힌다. 그 이유는 정원을 사랑하게 되었고 자연과 함께 숨쉼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소 어떤 형식에 규정짓거나 단정짓는 사고에 거부를 느꼈는데 아마도 어떤 입장이나 관점을 ]구분'하거나 '차별화'되는 방식에 나도모르게 거리감을 두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즘 소설이나 무엇을 규정하는 글은 의식적으로 멀리 거리를 두었던 것 같다. 이제는 거리를 두기보다는 어떤 글이든 직접읽고 생각해보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프레임 자체에 먼저 반응을 하기 보다는 그 안에 담긴 개별적인 목소리나 사고의 결을 먼저 들여다 봐야겠다. p.170 초록빛과 위풍당당한 나무들이 그녀를 둘러쌌는데, 흡사 그녀가 오기 때문에 나무들이 앞으로 나선 것 같다. 며칠전에 보았던 릴스가 생각이 났다. 여에스더 박사는 산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는데 산책은 단순히 운동을 넘어서 건강한 삶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건강문제를 겪은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산책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것인지를 새삼 더 느낄것이다. 산책은 내면을 단단히 하고 건강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을. 산책은 단순한 신체 활동도 맞지만 더욱이 심리적인 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울프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사유의 문장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산책을 자주하는 편인데 울프는 감각과 리듬에 맞춰 물흐르듯 쓰는 글이 내 마음에 훅 들어오게 되었다. 정원을 거닐고 산책하는 것은 그저 사유를 하려함만은 아니고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내면을 단단히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정신적으로 의지를 했던 것은 울프는 정원의 식물들이었다. 그래서 더욱이 푸르른 정원이 있는 곳을 일부러라도 찾아다닌다. 꽃도 좋지만 유독 나무를 좋아한다. 없었던 감성이 되살아난다. 유연한 의식의 흐름과 영감을 갖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묘사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