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전도서
전병욱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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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설프게 넘겨대고 독서의 사명을 완수했다고 자만했었다. 다시 읽게 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백번 잘한 결정. 


언제 내 삶이 닫힐런지 모르지만, 서른 네 해, 이제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달려가는 지점에서, 내게 주어진 길을 제대로 걷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싶은 조바심이 생겼다.  

담대한 전라로 살지 못해 허덕이고 있는 것, 다시 돌아보게 된다. 정갈하게 포장하고, 단아한 언어로 둘러쳐 죄인됨조차도 세련되게 변명하고 있는 모습.마주하고 대면하지 못해 절절한 가슴의 토로가 사라져버린 지금. 분석하고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 모두, 머리 속에서만 반복되고 있다.
울부짖지 못하고, 목놓아 부르지 못하는 것은, 내 삶이 건조해지고 있는 까닭.  

그런즉 근심으로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으로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청년의 때가 다 헛되니라(전도서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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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되어버린 싱가포르
이용주 외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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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행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다 읽고 저자들의 이력을 훑어보니,  김덕영 교수님은
<위장된 학교>의 저자다. 책장에 꽂힌지 한참이 지난 책이어서 읽어야한다는 사실조차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기억의 조각이 되살아난다. 


싱가포르 신화를 분석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을 필두로  경제살리기에 집중한 역대 정권들이 싱가포르 우상화를 부채질했다는 시각을 반영해, 신선했다. 리콴유의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반론도 자세하게 접해보지 못한 내용이어서 흥미로웠고.


이 책을 읽지 않고, 싱가포르를 갔더라면 기우뚱거리다가 피상적인 모습만 훑고 돌아왔을 것이다. 경제살리기만 올인하면 다른 문제는 접어두어도 되는 문제인가..싱가포르가 그 거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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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1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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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500명을 대상으로 조찬 강연한 내용을 묶었다고 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출근하기도 바쁜 아침, 앞선 리더들은 시간을 쪼개 인문학의 여정을 훑었다는 것.왜 그들이 앞서갈 수 밖에 없는지..책은 조용히 답을 제시하는 것만 같다.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를 살피는 역사에서 시작하여, 창의성, 디지털, 스토리, 욕망, 유혹, 매너, 전쟁, 모험, 로마제국 흥망사를 살피는 역사로 다시 마무리되는 인문학 강연. 
 

각 분야별로 깊지는 않지만, 개괄적인 논의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특히 전쟁에서 위대한 장군으로 이름을 떨쳤던 이들의 조건이 가슴에 와닿는다. 인격, 결정력, 낙관, 준비, 용기, 운, 최고 지향, 믿음, 사랑, 스타일..아무리 준비되고 실력있는 장군이어도 신을 믿는 영적인 속성이 없으면 전쟁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머문다. 체는 전장에서도 결코 괴테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것이 체 혁명의 진짜 힘이라고, 삶이 더해질 수록 믿음은 확신을 더해간다.

 

삶의 기저에서 품어올리는 철학적 사유 없이 일시적인 대응만으로 견디기에는, 삶은 가혹하고,
변화무쌍하다..일상은 한 치도 봐주는 게 없는데, 무슨 베짱으로 그 깊은 우물물을 긷지 않고 찰랑이는 얕은 물 한 모금에 영혼을 팔고 있는지..간 만에 몸에 좋은 쓴 약을 마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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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 - 세상을 이기는 하늘의 힘 전병욱 두나미스 북스 1
전병욱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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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님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하시고, 우리의 삶 가운데 벌어지는 일들의 의미를 해석해주시고, 우리가 예수 이름의 권능을 사용하게 하신다..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복음의 테두리안에  내가 얼결에 서게 되었다는 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교수님은 신의 존재는 믿을 수 있지만, 여전히 꼭 하나님인지는 의문을 가진  표정이셨다.. 
건조하게 풍화된 활자속의 하나님이 아니라, 삶으로 스며들어 함께 호흡하시는 하나님.위로하시고, 감싸주시고, 다독이시고, 격려하시고, 일으켜세워주시는 그 분.그 환희와 들뜸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내내 머리를 스쳤다.  

미신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성도로서의 삶...하나님의 숙제!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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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요, 찬드라 - 불법 대한민국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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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 교과서에 짧은 내용이 인용되어 있었는데, 토막난 문장에 금새 가슴이 저렸다. 법률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현장을 어떻게든 전달하고 싶어하시는 교수님의 의도도 엿보았던 것 같다. 딱딱한 법률 용어가 아니라, 가슴으로 법을 이해시키고 싶으셨던 까닭일까..말.해.요.찬.드.라. 활자가 못이라도 박았는지, 한동안 교과서를 못 넘기고 망설였었다.  

외국인 노동자 첫 파업의 생생한 현장,  미친 아내가 스스로 배를 찔러 내장을 쏟아낸 끔찍한 이야기, 멀쩡한 찬드라가 정신질환자로 내몰려 6년 넘게 병원에서 지내야했던 억울하고 원통한 편린들.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면서도 예와 인을 말하는 대한민국의 어둡고 칙칙한 뒷 태, 인간의 죽음조차도 쓸데없는 일거리라며 성의없이 처리하는 대한민국의 공권력.

 
거친 언어들로 투박하게 써내려간 활자들을 읽어내려 가면서,  그래도, 이들을 돕는 이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쥐구멍으로 한껏 숨고 싶어졌다. 


금관의 예수..중학교 때 처음 듣고 가사와 음율이 서글퍼서 내내 잊혀지지 않았었다. 내 육신 한 번 잘 살아보겠다고, 잘도 잊고 살았던 노래가락이 <말해요, 찬드라>를 읽고 나니 뇌리에서 부활한 듯 자꾸만 되내여진다. 그리고, 그들 속에 있지 않아, 감히 "여기""우리"를 부르짖지 못하겠어, 괴로워진다....
...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손길들의 아 캄캄한 저 곤욕의 거리
어디에 있을까 천국은 어디에
죽음 저편 푸른 숲에 아 거기에 있을까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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