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저혈당의 위험에 대해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사명감과 호기심, 그리고 열정이 전문성을 얼마나 우습게 무너뜨리는지,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스낵을 집어들고, 아이스크림을 입에서 떼지 않고도, 입술로는 식습관이 문제라며 끊임없이 비극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냈었다. 더 큰 자극을 위하여 더 끔찍한 비극의 스토리를
찾고 싶어하기도 했다. 

 더 이상 허황된 방황은 멈춰도 좋을 것 같다. 정제유, 정제 설탕의 비밀을 읽고, 트랜스 지방의
역할을 듣고 난 후, 오랜 습관들이 멈칫했다. 지식은 결국 습관을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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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만 해도, 도착만 하면 당장에 읽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내 손에 책을 쥐고서도 계속 밀어냈다. 미처 하지 못했던 추도사를 추천사로 대신한 김대중 대통령의 당부가 빗장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죽어도 죽지 마시라는..

읽으면서, 다시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는 것이 두려웠던 까닭일까...아니, 나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그 마지막 결단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한참을 망설이다, 책장을 펼쳤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이든 죄와 공이 있을 터, 영웅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얼치기 꾼으로 내리깎는 시야도 경계하기로 결심했다. 

 
진보라며 상황을 살피는 영악한 눈치와  현실을 마주하는 치열한 공부 없이 교조적으로 주장하는 이상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목에서, 아,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느끼셨구나, 나도 모르게 탄식했다. 


그랬었다. 수적 우세에 우쭐한 모습이 초라했고, 논리 없는 장황한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가치있는 정책을 쓰레기 취급하는 그 자만이 지루했으며, 어떻게든 이름을 드러내려는 치졸함이 안타까웠었다. 그것이 진보의 몰락을 가져온 최대의 약점이라고,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

 

링컨 대통령을 부러워하면서, 죽음을 성공의 요인으로 뽑으셨는데, 마지막 순간에도 링컨을 생각하셨을까. 시민권력의 선순환을 기대하며, 시민 곁으로 가고자 하셨는데...왜곡과 날조와 몰아댐이 몰고올 뻔한 결말을, 왜, 그대로 밟으셨는지...뛰어넘고 살아남아 결단코 버티는 것, 구차하고 간결하지 못해 보여도, 이면을 꿰뚫고 읽어내는 진짜 시민들이 우뚝 서서 굵은 바람처럼 목도
하고 있음을 왜 기억하지 못하셨는지...

 2009년, 아린 가슴은 오랫동안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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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전도서
전병욱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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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설프게 넘겨대고 독서의 사명을 완수했다고 자만했었다. 다시 읽게 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백번 잘한 결정. 


언제 내 삶이 닫힐런지 모르지만, 서른 네 해, 이제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달려가는 지점에서, 내게 주어진 길을 제대로 걷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싶은 조바심이 생겼다.  

담대한 전라로 살지 못해 허덕이고 있는 것, 다시 돌아보게 된다. 정갈하게 포장하고, 단아한 언어로 둘러쳐 죄인됨조차도 세련되게 변명하고 있는 모습.마주하고 대면하지 못해 절절한 가슴의 토로가 사라져버린 지금. 분석하고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 모두, 머리 속에서만 반복되고 있다.
울부짖지 못하고, 목놓아 부르지 못하는 것은, 내 삶이 건조해지고 있는 까닭.  

그런즉 근심으로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으로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청년의 때가 다 헛되니라(전도서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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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되어버린 싱가포르
이용주 외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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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행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다 읽고 저자들의 이력을 훑어보니,  김덕영 교수님은
<위장된 학교>의 저자다. 책장에 꽂힌지 한참이 지난 책이어서 읽어야한다는 사실조차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기억의 조각이 되살아난다. 


싱가포르 신화를 분석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을 필두로  경제살리기에 집중한 역대 정권들이 싱가포르 우상화를 부채질했다는 시각을 반영해, 신선했다. 리콴유의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반론도 자세하게 접해보지 못한 내용이어서 흥미로웠고.


이 책을 읽지 않고, 싱가포르를 갔더라면 기우뚱거리다가 피상적인 모습만 훑고 돌아왔을 것이다. 경제살리기만 올인하면 다른 문제는 접어두어도 되는 문제인가..싱가포르가 그 거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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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1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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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500명을 대상으로 조찬 강연한 내용을 묶었다고 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출근하기도 바쁜 아침, 앞선 리더들은 시간을 쪼개 인문학의 여정을 훑었다는 것.왜 그들이 앞서갈 수 밖에 없는지..책은 조용히 답을 제시하는 것만 같다.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를 살피는 역사에서 시작하여, 창의성, 디지털, 스토리, 욕망, 유혹, 매너, 전쟁, 모험, 로마제국 흥망사를 살피는 역사로 다시 마무리되는 인문학 강연. 
 

각 분야별로 깊지는 않지만, 개괄적인 논의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특히 전쟁에서 위대한 장군으로 이름을 떨쳤던 이들의 조건이 가슴에 와닿는다. 인격, 결정력, 낙관, 준비, 용기, 운, 최고 지향, 믿음, 사랑, 스타일..아무리 준비되고 실력있는 장군이어도 신을 믿는 영적인 속성이 없으면 전쟁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머문다. 체는 전장에서도 결코 괴테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것이 체 혁명의 진짜 힘이라고, 삶이 더해질 수록 믿음은 확신을 더해간다.

 

삶의 기저에서 품어올리는 철학적 사유 없이 일시적인 대응만으로 견디기에는, 삶은 가혹하고,
변화무쌍하다..일상은 한 치도 봐주는 게 없는데, 무슨 베짱으로 그 깊은 우물물을 긷지 않고 찰랑이는 얕은 물 한 모금에 영혼을 팔고 있는지..간 만에 몸에 좋은 쓴 약을 마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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