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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만 해도, 도착만 하면 당장에 읽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내 손에 책을 쥐고서도 계속 밀어냈다. 미처 하지 못했던 추도사를 추천사로 대신한 김대중 대통령의 당부가 빗장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죽어도 죽지 마시라는..
읽으면서, 다시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는 것이 두려웠던 까닭일까...아니, 나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그 마지막 결단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한참을 망설이다, 책장을 펼쳤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이든 죄와 공이 있을 터, 영웅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얼치기 꾼으로 내리깎는 시야도 경계하기로 결심했다.
진보라며 상황을 살피는 영악한 눈치와 현실을 마주하는 치열한 공부 없이 교조적으로 주장하는 이상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목에서, 아,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느끼셨구나, 나도 모르게 탄식했다.
그랬었다. 수적 우세에 우쭐한 모습이 초라했고, 논리 없는 장황한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가치있는 정책을 쓰레기 취급하는 그 자만이 지루했으며, 어떻게든 이름을 드러내려는 치졸함이 안타까웠었다. 그것이 진보의 몰락을 가져온 최대의 약점이라고,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
링컨 대통령을 부러워하면서, 죽음을 성공의 요인으로 뽑으셨는데, 마지막 순간에도 링컨을 생각하셨을까. 시민권력의 선순환을 기대하며, 시민 곁으로 가고자 하셨는데...왜곡과 날조와 몰아댐이 몰고올 뻔한 결말을, 왜, 그대로 밟으셨는지...뛰어넘고 살아남아 결단코 버티는 것, 구차하고 간결하지 못해 보여도, 이면을 꿰뚫고 읽어내는 진짜 시민들이 우뚝 서서 굵은 바람처럼 목도
하고 있음을 왜 기억하지 못하셨는지...
2009년, 아린 가슴은 오랫동안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