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배우는 성경 : 구약편 - 아담에서 말라기까지 인물로 배우는 성경
이용원 지음 / 홍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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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성경 인물을 쫓다보면, 말씀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삶의 무게를 지고 현실을 살았던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이므로, 인생의  좌표에서 갈 길 몰라 헤매는 내 자신의 모습과 어느 순간 겹쳐진다. 해답을 찾을 수 없어,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던 실마리가 엿보기로부터 주어지는 것 같은 느낌. 은혜가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다. 

    <인물로 배우는 성경>편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하는 이는 솔로몬이었다.  모든 부귀와 영화로움, 명예를 가졌으면서도 하나님 없는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았던 왕.  이스라엘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던 그였지만, 성전을 짓고 간구했던 기도는 그가 얼마나 깊고 넓은 영성의 소유자였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찬양이 나왔다. 그리고 그가 간구하는 기도가 뒤따랐다. 왕과 그의 백성들이 그 전에 와서 하는 간절한 기도를 들어달라는 기도와, 그들이 범죄하고 그 제단 앞에서 맹세하는 기도를 할 때 선과 악을 구분하여 갚아 달라는 기도, 그들의 범죄의 결과로 전쟁에 패하거나 비가 오지 않고 흉년이 들거나 전염병이 돌 때에도 그 성전에서 기도하면 들으시고 사해 달라는 기도였다. 이방인들이라도 이스라엘 하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 성전에서 기도하면 그 기도를 들어달라는 것이었다. 그의 백성들이 전쟁을 할 때 이기게 해달라는 것과 혹 패배하여 포로로 잡혀갔을 때에는 그곳까지 와서 기도할 수는 없으므로 그 성전 있는 쪽을 향해서 하는 기도까지 들어달라고 했다' 자신의 안위와 명예를 드높이는 기도 대신 만민에 대한 축복과 회복에 대한 간구를 택한 솔로몬 앞에서 다시 숙연해진다. 모든 곳에 계시면서도 더 깊은 교제를 위하여 스스로 성전에 머무르심을 택하신 사랑과 낮아짐. 거룩한 처소에 대하여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한 시대가 지혜라고 부르고, 시류가 영민함으로 찬양했던 방법을 택한 왕들의 몰락은 한 마디로 축약된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으로부터의 떠남을 선택했다. 123인의 인생을 다 돌아본 지금, 타협과 굴종, 극복과 이김의 좌표 속에서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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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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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몸과 마음, 영혼까지 갉아대는 최악의 고통 속에서도 살아낸 빅터 프랭클 박사의 나찌 수용소 이야기다.  유태인이라는 이유가 바로 죽을 이유가 된 시대 상황, 모든 지위와 명예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성도 모두 폐기된 공간 속에서 그는 로고테라피의 산 증인이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 정신의 황폐화, 좌절, 영혼의 추락은 환경의 변화나 그로 인한 숱한 상처 때문이라기보다는,  삶을 왜 살아야하는지 그 목표와 의미를 잃어버리면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기심을 채우고 욕망을 성취하는 목표로서의 꿈이 아니라, 인간을 초월한 대상으로부터 주어지는 꿈이 내면화될 때, 더 가혹하고 처절한 현실을 딛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해했다. 눈앞의 현실이 막막하고, 디딜 땅도 없이 발 잃고 쫓기는 짐승처럼 방황할 지라도, 사는 이유를 체현할 수 있다면 그 어떤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곧은 자아를 지켜낼 수 있다는 확신. 살아냄으로써 자신의 이론을 정립하고 발전시킨 이의 육성이라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는 니체의 선언이나,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라는 도스토예프스키의 고백은, 빅터 프랭클 박사의 육성을 통과하면서 더욱 빛난다.  


   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목 아래가 모두 마비되었다는 제리 롱이 빅터 프랭클 박사에게 보낸 편지는 이 책이 도달하고 싶었던 목표를 가장 간명하게 보여준다.  ‘저는 제 삶이 의미와 목표가 충만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운명의 날에 대한 나의 태도가 삶을 바라보는 내 자신의 신조가 되었습니다. 나는 내 목을 부러뜨렸지만, 내 목이 나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에서 처음으로 심리학 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나는 내 장애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 내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시련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 도달한 인간적인 성숙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인간이 죽어야 한다는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그러나 그 운명의 여정을  진짜 깊이 있는 삶의 궤적으로 바꾸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과 책임에 따른다. 정신적 황폐화, 인간성의 상실, 정신과 영혼의 타락..이 모든 것을 단순히 환경 탓으로 사회 탓으로, 다른 사람들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게서 선택의 자유를 뺏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저자는, 결코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그래서 더욱 숨기고만 싶던 우리 자신 스스로의 책임은 없는지 신랄하게 묻는다. 선택의 자유의지를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질 때만이 주어지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또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역설, 통렬하고 생생한 활자들이 그래서 더욱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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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실험대상 1 - 우리들에게 연애가 어려운 이유
윤대훈 지음 / 흐름출판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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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겠노라고 다짐하며, <이성교제>수업 자료를 준비하려고 읽기 시작했는데, 21세기 한국판 리얼리즘 ‘사랑의 기술’이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성교제의 양성평등관부터 상대에 대한 존중, 그리고 연애 상대가 아니라 자신을 먼저 돌아보도록 하는 삽화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과연 1987년생이 맞을까, 의구심마저 들었다. 

  이해하기 쉽게, 똑부러진 주관을 명석하게 드러내며  집필한 일관성은 <사랑의 기술>을 현실에 맞게 주석하고, 실용서로 새로이 각색했다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는 않을 듯하다.  이성에 대한 근거 없는 날조와 단견으로 얼룩진 이성관,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숙함, 채움과 구속의 강박증으로 치닫는 이성교제 현실. 도덕적이고 따분한 훈화만 되풀이하다가 끝나는 수업을 지양하기 위해, 어느 접점부터 더듬어야할지 고민했는데, 1권만 읽었을 뿐인데도 어느 정도 체기가 가라앉은 느낌이다. 2권도 기대된다.   

  연애론에 대한 저자의 책임감과 전문성(?)은, 스스로 꼭지로 선정한 제목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 같다.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연애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어느 장을 펼쳐든 현실 세계의 연애임을 결코 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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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2013-06-0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사아님
 
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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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앎을 공유하기 위해 누군가의 용기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법"은 단연 으뜸의 자리를 차지하고도 남는 것 같다. 법치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도, 법을 모른다는 선언이 오히려 덕망으로 추앙받는 현실, 그 안에서 법은 어느새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렸다. 법학을 전공했고, 짧지만 검사 생활을 했으며, 법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써, 최고의 법, 헌법을 최대한 가볍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앎의 소유가 한정되고, 공유의 지경이 좁아질수록 특권은 더욱 드높아지고, 더없이 강력해질 수 있다는 상식, 그것을 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용기". 이 책은  법과 그 안에서 특권을 누리는 법조인을 향한 이단 법조인의  "용기"에 관한 서술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저자가 헌법 정신으로 꼽는 것은 단연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정의의 이름으로 아무렇지 않게 괴물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검찰,  수사 상황에서의 피의자 진술 거부권의 행사, 당연하게 여겨지는 차별과의 치열한 투쟁, 시대정신과 법정신의 구현, 그 안에서 변치 않고 도도히 흘러야할 제 1원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것이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헌법의 좌표가 이 선언과 함께 바로 눈앞으로 잡아당겨진 느낌마저 받았다. 원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스스럼 없이 참고하고, 뒤적이고, 인용할 수 있는 헌법이어야 하는데, 누군가의 시선으로 재해석되고, 주석이 달리고, 정의되고, 한정된 잘려나간 헌법을 추앙하면서, 우리의 헌법을 그들의 헌법으로 떠넘기는 데 일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활자들은 뜨겁게 파고든다.  


  행정법 시간에, 법에 규정되지 않은 정의도 가능한가, 교수님이 물으셨던 기억이 난다. 짧은 질의였지만, 섬광처럼 날카로웠던 물음. 돌아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자세를 견지하는 한, 실정법에 규정되지 않았다고 해도, 얼마든지 용납할 수 있는 정의의 실현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더욱 확신이 든다. 당연하다고 생각됐던 왕정정치를 깨고,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심지어는 범죄자의 인권도 보호해야한다는 법정신의 구현, 결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들이대며 철옹성들을 부수고, 두드려대며 쌓아온 승리의 결과물 아닌가.  


  그러므로 법으로 지배되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인간의 진짜 인간됨을 복원하고, 인간다움을 실현하기 위해서, 앎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의 이해로 넓히려는 법학자의 용기있는 깨어있음이, 더욱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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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타인을 움직이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설득의 비밀
EBS 제작팀.김종명 엮음 / 쿠폰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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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설득의 비밀>편을 다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다행히 이 책을 통해 부족하지만 해소하게 됐다. 7:3의 법칙과 사실-데이터-정보-지식-지혜의 피라미드를 간과하며,  감성에 기댄 설득에 힘을 실어온 행보를 확인하게 된 것은  큰 수확. 설득의 유형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소개하면서, 설득의 실험을 통해 확증해나가는 과정은  흥미롭고 참신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설득의 비밀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여러 실험 여건이 미흡하고, 제시된 법칙이 다소 표면적이고 작위적인 느낌마저 든다. 오타도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책으로서의 설득력은 사실 반감되는 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설득의 비밀을 탐색하고, 독립적으로 연구하고 실전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그 어느 곳에서도 설득의 기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생각해볼 때, 깨지고 좌절하고 무너지는 이들이 있는 한, 설득의 비밀을 체계화하려는 노력은 분명 값진 도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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