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패러독스 1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장바구니담기


독서는 우선 비(非)독서라 할 수 있다. 삶을 온통 독서에 바치는 대단한 독서가라 할지라도, 어떤 책을 잡고 펼치는 그 몸짓은 언제나 그것과 동시에 행해지는, 그래서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그 역(逆)의 몸짓을 가린다. 즉, 그 책 외의 다른 모든 책들, 어떤 다른 세상이었다면, 선택된 그 행복한 책 대신 선택될 수도 있었을 다른 모든 책들을 잡지 않고 덮는 몸짓을 가리는 것이다.-26쪽

교양을 쌓은 사람들은 안다. 불행하게도 교양을 쌓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으나, 교양인들은 교양이란 무엇보다 우선 '오리엔테이션'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교양을 쌓았다는 것은 이런 저런 책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전체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줄 안다는 것, 즉 그것들이 하나의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각각의 요소를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내부는 외부보다 덜 중요하다. 혹은, 책의 내부는 바로 책의 외부요, 각각의 책에서 중요한 것은 나란히 있는 책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책을 읽지 않았다는 건 교양인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비록 그가 그 책의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고 하더라도, 종종 그 책의 '상황', 즉 그 책이 다른 책들과 관계 맺는 방식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책의 내용과 그 책이 처한 상황의 이러한 구분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교양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별 어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덕택이기 때문이다.-31쪽

교양을 쌓는 일은 다른 사람들의 책들 속에 파묻히게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자신이 창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런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요컨대,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내지 못한 아나톨 프랑스는 독서 때문에 망친 작가의 전형이요, 우리는 발레리가 그의 글을 인용하거나 그의 작품을 환기시키지 않은 것은 물론 그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으려 한 이유가, 그랬다가는 그 역시 바로 그런 자기 상실의 과정에 동참하게 될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이해하게 된다.-49쪽

그렇다면 망각은 풍요화의 또 다른 일면이라 할 수 있다. 몽테뉴가 읽은 것을 서둘러 까먹는 것은 그것을 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책은 마치 어떤 비개인적인 지혜의 일시적인 수탁물일 뿐,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후, 즉 자신의 메시지를 양도한 후 곧바로 사라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망각에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고 해서 모든 문제들, 특히 망각과 결부된 심리적인 문제들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아무것도 기억 속에 고정시킬 수 없다는 사실에 따르는 고뇌-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해주어야 하는 일상의 필요성에 의해 더욱 더 가중된다-가 해소되지도 않는다.-80쪽

이상에서 보듯, 몽테뉴에게 있어 독서는 단순히 기억의 결함하고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독서에서 비롯되는 자아 분열에 따른 광기에 대한 두려움과도 연관되어 있다. 독서는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줌과 동시에 탈(脫)개성화 작용을 발생시킨다. 텍스트의 어떤 내용도 고정시킬 수가 없으므로, 독서는 자기 자신과 합치될 수 없는 어떤 주체를 부단히 야기하기 때문이다.-87쪽

우리의 개인적인 여러 가지 전설들과 각 개인 특유의 환상들로 짜인 이 개인적인 내면의 책은 우리의 독서 욕망 속에, 다시 말해서 우리가 책을 구하고 읽는 그 방식 속에 작용한다. 이 내면의 책은 독자가 일생을 통해 추구하는 환상적 대상이다. 독자가 생을 통해 만나게 될 최고의 책들이란 단지 책 읽기를 계속하도록 그를 자극하는 이 내면의 책의 불완전한 조각들에 불과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작가가 하는 일이란 바로 자기만의 이 내면의 책을 추구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다. 자신이 마주치는 책들이나 자기 자신이 쓴 책들-아무리 완성도가 높다 할지라도-에 대해서도 언제나 불만족스러워 하면서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부단히 추구하고 다가가지만 끝내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완벽한-다시 말하면 자신에게 부합하는- 책에 대한 그러한 이상적 이미지가 없다면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하고 또 계속 글을 써나갈 수 있겠는가?-121쪽

그래서 분신(分身)의 문제가 시냑의 소설에서 강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놀랍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그의 책이라고 말하는 책을 자신의 책으로 알아보지 못하는 도솅은 자기 분열 현상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작가들도 종종 사람들이 자신의 책에 대해 말할 때, 어떤 '다른 책'에 대해 말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분열은 우리에게 내면의 책이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 내면의 책은 어느 누구에게도 전달될 수 없고 어떤 책과도 겹쳐질 수 없다. 우리를 절대적으로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이 내면의 책은 우리 내면에서, 표면상의 모든 동의를 떠나 소통 불가능한 동일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137쪽

우리가 앞에서 열거한 다른 예들과는 역으로 구성된 이 <<사랑의 블랙홀>>은 복합적인 내러티브 장치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책에 대해, 즉 자신들 자체에 대해 상실하는 것 없이 의사소통을 하는 두 존재를 무대화함으로써 투명성과 충만함에 대한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 타자에게 깊이 각인된 책을 결국 자기 자신의 책이 될 만큼 세세하게 탐구할 시간을 갖는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바로 문화에 대한 진정한 대화의 조건이자 내면의 책들이 완벽한 일치를 이루는 조건일 것이다.-147~148쪽

군데군데 유머가 돋보이는 상황들이 펼쳐지긴 하지만, 필이 리타를 유혹하기 위해 취하는 그 방식에는 뭔가 끔찍한 것이 있다. 그것이 언어의 비결정성 부분을 완전히 제거해버리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타자'에게 끊임없이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들만 한다는 것, 언제나 정확히 그가 기대하는 존재이고자 한다는 것,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타자'로서의 그를 부인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타자 앞에 연약하고 불확실한 하나의 주체로 서기를 중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49~150쪽

결국 비평은 작품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때 자신의 이상적 형식에 도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와일드의 패러독스는 비평을 매체가 없는, 혹은 매체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버리는 자동사적 활동으로 만드는 데 있다. 뭔가를 다르게 말하고자 하는 비평의 대상은 작품-플로베르에게 어느 시골 부르주아라도 상관이 없듯이, 비평가에게는 어떤 작품이라도 상관이 없다-이 아니라 비평가 그 자신이다.-226쪽

비평은 영혼의 목소리요, 비평의 심층 대상은 바로 이 영혼이지 이 탐구의 매체로 쓰이는 일시적인 문학작품들이 아니라는 얘기다. 발레리와 마찬가지로 와일드도 문학작품을 하나의 장애로 여기지만 그러나 그 이유는 서로 다르다. 발레리에게 작품은 문학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 문학의 우연적인 한 현상일 뿐이다. 와일드는 주체를 비평 수행의 존재 이유로 여기는데, 작품은 바로 이 주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잘 읽는 것이란 작품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견해가 일치한다.-227쪽

독서의 패러독스는 자기 자신을 향한 길이 책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그저 통과만 하고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각각의 책이 자기 자신의 일부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훌륭한 독자, 그런 독자에게 책들에 멈추지 않는 지혜가 있다면 아마도 그는 바로 그런 '책 가로지르기'를 행할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발레리라든가 롤로 마틴스, 혹은 나의 학생들 같은 아주 다양하고 영감에 찬 독자들에게서 살펴본 것도 바로 그런 식의 가로지르기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개략적으로 알고 있거나 아니면 전혀 모르는 어떤 작품의 일부 요소를 파악하여, 나머지 내용에 개의치 않고 자기 고유의 성찰 속으로 들어가 자신만의 시각을 놓치지 않고자 했다.-22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누법전 한길그레이트북스 36
이재숙 외 / 한길사 / 1999년 5월
장바구니담기


제2장 3절 학습자의 다르마 中 감각의 절제

[88] 브라만은 (감각의) 대상들 속에 휩쓸리게 되어도, 마부가 말을 통제하듯 그 변덕스러운 감각들을 통제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89] 이제 옛 현자들께서 말씀하신 열한 가지 감각들에 대해서, 그 분들이 말씀하신 대로 하나씩 바르게 말하겠다.
[90] 귀, 피부, 눈, 혀와 다섯번째로 코, 그리고 항문, 생식기, 손, 발과 성대 (이들이) 바로 그 열 가지로 알려져 있다.
[91] 이 가운데 귀에서부터 차례대로 다섯은 인지감각, 항문에서부터 (차례대로) 다섯은 행위감각이라고 불린다.
[92] 그리고 열한번째 감각은 마음을 말하는 것임을 알라. 이 마음은 본래 (인지감각과 행위감각의)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가졌으니 마음을 절제하면 (인지감각이든 행위감각이든) 모두 절제할 수 있다.
[93] 감각에 매이게 되면 틀림없이 탈이 생기니, 그것들을 통제하여야 그로 인해 뜻을 이룬다.-94쪽

(이어서)

[94] 까마(욕망)란 그것이 원하는 것을 즐겨 취하므로 절대 가라앉는 것이 아니다. 아그니가 봉헌으로 인해 더욱 거세게 타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까마란) 그럴수록 점점 더 거세지는 것이다.
[95] 모든 까마를 찾아 채우는 자와 그 모든 것을 내버리는 자 중에서 모든 까마를 찾아 채우는 자보다 내버리는 자가 훌륭하다.
[96] 대상들에 빠지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은 지혜가 서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97] 악한 마음을 가진 브라만은 베다, 포기*, 제사, 규율, 고행 (그 어떤 것)을 통해서도 뜻을 이룰 수 없다. (* : 증물을 받지 않고 재물을 버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세상을 버리고 떠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98] 듣고도 만지고도 보고도 먹고도 냄새를 맡고도, 욕심을 내지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 자가 감각을 절제한 사람이다.
[99] 만일 감각 중 하나라도 (통제하지 못하고) 놓치게 되면 물주머니의 작은 구멍으로부터 물이 새듯, (그 구멍으로) 그의 분별력이 새어 흐르게 된다.
[100] 모든 감각을 절제하고, 마음을 굳건하게 할 것이며, 요가로 육신을 질병에 시달리지 않게 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목적을 성취할 수 있다.-95쪽

제12장 행위의 귀결 中 아뜨만의 세 가지 속성

[24] 진성(眞性)·동성(動性)·암성(暗性) 이 세 가지는 아뜨만의 속성이니 이것들로 해서 위대한 자(아뜨만)가 모든 존재들 속에 퍼지고, 빠짐없이 들어 있는 것이다.
[25] 이 속성들 중 하나가 몸 속에서 우세하게 되면 그 속성이 몸에 주를 이룬다.
[26] 진성은 지식, 암성은 무지, 동성은 애착과 증오라고 했으니, 이들이 모든 만물 속에 퍼지는 그것들의 본체이다.
[27] 이 가운데 기쁨·평화·순수로 자신에게 나타나는 것은 진성으로 여겨야 한다.
[28]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불쾌하게 하는 것은 거역하기 어려우며 계속해서 육신(의 감각)을 유혹하는 동성임을 알아야 한다.
[29] 자신을 혼미하게 하는 것,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감각적인 것, 알아볼 수도 알 수도 없는 것은 암성으로 알아야 한다.
[30] (이제) 이들 세 속성 가운데서 생겨나는 것 중에 가장 나은 것·중간의 것·가장 나쁜 것에 대해 남김없이 말하겠다.-498쪽

(이어서)

[31] 베다의 연마·고행·지식·청정·감각의 절제·다르마에 부합되는 까르마(의식)·아뜨만에 대한 숙고는 진성을 나타내는 징표들이다.
[32] 일 벌이기 좋아하는 것,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것, 감각적인 것에 탐닉하는 것은 동성을 나타내는 징표들이다.
[33] 탐욕, 잠, 꾸준하지 못함, 포악함, (베다나 영혼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생업 없이 사는 것*, 구걸하는 것은 암성을 나타내는 징표들이다. (*: 이는 성실하지 못한 것 혹은 나쁜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34] 다음은 차례대로 이들 세 속성들의 세(기간)*에 나타나는 징표들을 간추린 것임을 알라. (*: 과거, 현재, 미래 즉 시간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혹은 세 가지 생물체로 본 주석도 있다.)
[35] 까르마(행위)를 한 후 혹은 하는 중에 혹은 하려고 할 때 수치심을 느끼면, 현자는 그것이 암성의 속성을 나타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499쪽

(이어서)

[36] 이 세상에서 큰 명성을 얻고자 희망하여 일을 도모했으나 실패했더라도 안타깝지 않으면 그것은 동성임을 알아야 한다.
[37] 모든 수단을 써서 알고자 하고 행동으로 옮겨도 수치스럽지 않으며 그로써 스스로 만족하는 것은 진성의 속성임을 나타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38] 까마(욕망)는 암성의 징표요, 아르타(재물)는 동성, 다르마(정의)는 진성의 징표이니 이것들은 후자일수록 훌륭한 것이다.
[39] (이제) 이 모든 세상 속에 이들 속성들로써 어떤 (윤회의) 세상을 얻게 되는지를 순서대로 간추려서 말하겠다.
[40] 진성의 것은 신이 되고 동성의 것은 사람이 되고 암성의 것은 짐승이 되니, 이것이 세 가지 (윤회의) 행로이다.
[41] 세 가지 속성의 행로는 특정한 까르마(행위)와 지식에 따라 가장 낮거나, 중간이거나, 가장 높은 세 가지로 다시 나뉜다.-499~50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실험실의 과학자들에게는 리자가 어떻게 여행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날 카이로에서 리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목표를 이루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깨달음)로 일련의 변화가 시작되었고, 그 변화들이 결국 그녀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 후 6개월 동안 리자는 담배를 끊고 조깅에 매달렸다. 그 덕분에 식습관이 바뀌었고, 일을 대하는 자세와 수면을 취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덩달아 통장에는 돈이 쌓여 갔다. 일과도 달라졌고, 미래 계획도 바뀌었다. 어느덧 리자는 하프 마라톤을 시작했고, 곧이어 풀 마라톤을 시작했다. 다시 학교에 돌아가 공부를 시작했고, 집을 마련했으며, 다른 남자를 만나 약혼까지 했다. 그러고는 마침내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 선발되었다. 과학자들은 리자의 뇌 영상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을 찾아냈다. 그녀의 옛 습관을 담당하던 신경계 패턴이 새로운 패턴으로 덮여 있었다. 그녀의 옛 행동과 관련된 신경 활동이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 충동은 새로운 충동에 의해 밀려나고 있었다. 습관이 바뀌자 뇌까지 바뀌었던 것이다.-8쪽

과학자들은 그런 변화의 원인이 카이로 여행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혼이나 사막 여행도 아니었다. 리자가 처음으로 하나의 습관(흡연)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고, 그것에 집중한 결과였다. '핵심습관(keystone habit)'으로 알려진 것에 집중함으로써 리자는 자신의 삶에서 기계적으로 행하던 다른 모든 습관들까지 다시 프로그래밍할 수 있었다.-8쪽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군대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습관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습관은 모든 걸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까지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자마자 잠들고,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나고 싶습니까? 그럼 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아침에 눈을 뜨면 기계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눈여겨보십시오. 달리기를 잘하고 싶습니까? 그럼 달리기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생각해 내십시오. 나는 아이들을 그런 식으로 훈련시킵니다. 아내와 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습관 계획도 짰습니다. 우리가 지휘관 회의에서 매일 말하는 게 그런 것입니다. 쿠파에서는 누구도 우리가 케밥 장사꾼들을 몰아내서 군중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습관의 결과라는 걸 안다면, 만능 열쇠를 손에 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할 수 있는 열쇠 말이죠."-15쪽

던지의 코칭 전략은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을 구체화하는 것이었다.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은 습관을 형성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던지는 나쁜 습관을 완전히 없앤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따라서 습관을 바꾼다는 말의 정확한 뜻은 과거의 신호를 유지하고 과거의 보상을 전달하면서 반복 행동만을 바꾼다는 것이다. 황금률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제공하면 반복 행동을 바꿀 수 있고, 따라서 습관도 바꿀 수 있다. 신호와 보상이 같다면 거의 모든 행동을 바꿀 수 있다.-100쪽

습관을 근절할 수는 없지만 습관을 바꿀 수는 있다. 또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반복 행동을 더하라'는 습관 변화의 황금률을 사용하면 습관을 쉽게 바꿀 수 있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습관을 항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믿음은 같은 목적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에서 도움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중략)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당신의 습관을 면밀히 관찰해서 간식거리를 찾아 매번 책상을 떠나는 이유를 알아내라. 그런 다음 카페테리아로 먹을 것을 찾아가는 대신에 당신과 함께 산책할 사람이나, 체중 감량이란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 혹은 가까운 곳에 감자칩보다는 잘게 썬 사과를 놓아두려는 사람들을 찾아라.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다른 반복 행동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모임의 일원으로서 습관을 바꾸려 할 때 성공할 확률이 극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습관의 변화에서 믿음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믿음은 공동체와 함께할 때 성장한다. 두 사람만으로도 공동체는 가능하다.-142쪽

"그들은 쿠키를 포기하는 데 어느 정도 의지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훨씬 더 빨리 포기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 후로도 이 이론에 대한 연구가 200건 이상 진행되었지만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의지력은 단순한 스킬이 아니라 팔이나 다리의 근육과 비슷합니다. 많이 쓰면 피로해집니다. 그래서 다른 일에는 그만큼의 의지력을 발휘할 수 없죠." 연구자들은 이 이론을 근거로 온갖 현상을 설명해 보려 했다. 예컨대 성공한 사람들이 혼외정사에 빠지는 이유, 유능한 의사가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를 이 이론에 근거해 설명한 학자들까지 있었다. 무레이븐은 나에게 "의지력이 필요한 일, 이를테면 퇴근 후 달리기를 하고 싶다면 낮에 의지력 근육을 아껴 둬야 합니다. 이메일을 쓴다거나 복잡하고 따분한 지출 결의서를 작성하면서 일찌감치 의지력을 소진해 버리면 퇴근할 즈음에는 의지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겁니다"라고 말했다.-199쪽

달리 말하면, 환자들은 통증이 가장 극심한 때,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가장 강할 때를 중심으로 계획을 세웠다. 환자들은 가장 힘든 순간을 이겨 낼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 냈던 것이다. 그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한 방법은 클로드 홉킨스가 펩소던트를 판매할 때 사용했던 법칙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단순한 신호를 찾아냈고, 확실한 보상을 생각해 냈다. 예컨대 버스 정류장으로 부인을 마중 나간 남자는 '3시 30분이군. 집사람이 돌아올 시간이야!'라는 단순한 신호를 찾아냈고, '여보, 어서 와요!'라는 보상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산책을 나가서 중간쯤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밀려와도 자제력을 이미 습관화했기 때문에 그런 유혹을 이겨 낼 수 있었다.-206~207쪽

다른 환자들, 즉 회복 계획을 기록하지 않은 환자들도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모든 환자가 병원에서 똑같은 권고와 경고를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회복을 위해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또 그들 모두가 재활에 매달렸다. 아무런 계획도 기록하지 않은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현저하게 느렸던 이유는, 고통스러운 순간인 변곡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겠다고 미리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의지력을 습관으로 발전시키지 않았다. 그들도 주변을 산책할 생각이었겠지만 첫걸음을 뗄 때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면 산책을 포기해 버렸다.-207~208쪽

타킷과 폴이 찾아낸 이 광고 방법은 디제이들이 '헤이 야!'를 성공시키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과 근본적으로 똑같았다. 타깃은 기저귀 할인 쿠폰을 임신과 관련 없는 상품들 사이에 끼워 넣기 시작했다. 그래야 광고가 무작위로 보내진 것처럼 보여 익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테니까. 이처럼 타깃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비밀을 감추었다. (중략) 노래, 음식, 유아용 침대 등 무엇을 팔든 간에 교훈은 똑같다. 새것에 익숙한 습관을 덧입히면, 대중들이 새것을 훨씬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292~293쪽

자료의 분석에 따르면, 회원 유지를 위해서는 감정적인 요인이 중요했다. (중략) 따라서 YMCA가 회원들에게 운동을 하라고 독려하려면, 기존에 존재하는 습관을 이용하고 직원들에게 회원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타깃과 라디오 디제이들이 터득한 교훈이 조금 변형된 형태였다. 요컨대 새로운 습관(이 경우에는 운동)을 팔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이미 알고 좋아하는 것(친구를 사귀기 쉬운 곳으로 가려는 본능)으로 그 습관을 포장해야 했다.-294쪽

요컨대 토머스(몽유병자)는 자신에게 내재된 패턴을 억제할 여지가 없었지만, 앤지(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습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앤지가 좀 더 끈덕지게 노력했더라면 도박 습관을 억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훨씬 큰 유혹을 받으면서도 습관 고리를 끊어 낸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몽유병자가 자신의 습관을 몰랐다고 주장하면 타당하게 들린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 삶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패턴들, 예컨대 우리가 먹고 자는 방법,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세, 시간과 돈과 관심을 무심히 낭비하는 태도 등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습관들이다.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깨닫는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라도 습관을 바꿀 수 있고, 그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습관이 개조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습관의 힘을 파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때부터 남는 과제는 습관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이다.-373쪽

프롤로그에서 인용했듯이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 실리적이고 감정적이며 지적인 습관들이 질서 정연하게 조직화되어 우리의 행복과 슬픔을 결정하며, 우리 운명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를 그 운명 쪽으로 무지막지하게 끌어간다"라고 말했다. (중략) 두 달 후, 제임스는 결단을 내렸다. 무모한 짓을 하기 전에 1년 동안 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과 운명을 통제하고 더 나아질 수 있으며, 무엇이든 바꿀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12개월을 보냈다. 그런 믿음이 사실이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그는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지금 생각하면 어제가 내 삶에서 위기였던 것 같다'라고 일기에 고백하기도 했다. 자신의 변화 능력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적어도 내년까지 이 믿음이 환상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 자유의지에 따른 첫 행동은 자유의지를 믿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썼다. 이듬해에도 그는 매일 의지력을 훈련하며 그 자신과 선택에 대한 통제력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일기에 썼다. 그리고 결혼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373~375쪽

그 후 그는 변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믿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유명한 글을 남겼다. 또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습관이라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처음에는 어렵게 하는 일을 점점 쉽게 해내고,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해낼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바로 습관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면 종이나 코트가 일단 구겨지거나 접히면 그 후로는 항상 똑같은 곳이 접혀지는 경향이 있듯이, 우리도 훈련하고 연습한 방향으로 성장한다." 당신도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또 그런 믿음을 습관화한다면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 당신의 습관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란 깨달음이 중요하다. 습관의 힘은 그런 깨달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어떤 습관을 선택해서 그 습관이 기계적으로 행해지면, 우리는 그 습관을 필연적인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다. 제임스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 운명이 무엇이든 우리를 그 운명 쪽으로 무지막지하게 끌어가는 것"이 된다.-375~376쪽

윌리엄 제임스는 습관에 대해서, 또 습관이 행복과 성공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서 많은 글을 남겼다. 그는 그의 대표작 <<심리학의 원리(The Principles of Psychology)>>에서 한 장을 통째로 습관에 할애하기도 했다. 그는 습관이 작동하는 원리를 가장 적절하게 비유할 수 있는 것은 물이라고 했다. "물은 자신의 힘으로 길을 만든다. 한번 만들어진 물길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다. 흐름을 멈춘 물이 다시 흐를 때에는 과거에 자신의 힘으로 만든 그 길을 따라 흐른다." 이제 우리는 그 물길의 방향을 돌리는 법을 알고 있다.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한 물길에서 마음껏 헤엄쳐야 하지 않겠는가.-377쪽

Appendix 누구나 습관을 바꿀 수 있다 -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

기본틀

단계 1. 반복 행동을 찾아라
단계 2.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라
단계 3. 신호를 찾아라
단계 4. 계획을 세워라-378~392쪽

습관 고리를 알아내면, 즉 습관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보상과 신호, 그리고 습관에 따른 반복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그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신호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당신이 열망하는 보상을 안겨 줄 적절한 행동을 선택함으로써 반복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계획이다. 프롤로그에서 습관이란 "어떤 시점에는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만, 얼마 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거의 매일 반복하는 선택"이라 말했다. 습관은 우리 뇌가 기계적으로 따르는 공식이다. 즉, 신호를 보면 반복 행동을 해서 보상을 얻는다는 공식이다. 이 공식을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선택을 다시 해야 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의 선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계획을 '실행 의도 (implementation intention)'라고 한다.-390~39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초 아침 청소 습관 - 성공을 부르는
이마무라 사토루 지음, 오나영 옮김 / 청림Life / 2013년 1월
절판


머릿속에 지닌 감성, 이성, 지성을 바꾸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지만, 행동으로 방의 상태를 바꾸는 것은 간단하다. 방의 상태가 바뀌면 머릿속의 상태도 바뀌니 이보다 간단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외뇌(방)를 차지하고 있는 10개의 쓰레기를 버리면 머릿속에서 10개의 쓸모없는 생각이 사라진다. 외뇌(방)를 환기시키면 머릿속에도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외뇌(방)를 정돈하면 머릿속도 정돈되어간다.-66~67쪽

책장을 보면 그 사람의 흥미와 관심사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또 그 사람이 정복하지 못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어떤 지식을 얻고자 하는 지적 욕구는 책장을 통해 나타난다. (중략) 그러나 습관 카운슬링의 관점에서 보면 책이란 읽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읽고 행동하고 스스로 변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부지런히 행동하고 성장해서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줄여나가는 것이 건전한 성장의 모습이다. 힘차게 행동하는 자신이 되기 위해서라도 청소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책장에는 늘 새로운 과제를 하나씩 둘씩 꽂아가는 것이 이상적이다.-86~87쪽

나는 내 고객들인 경영자, 직장인, 스포츠선수에게 '클리닝'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실패했을 때나 사소한 일에 끙끙대며 고심하고 있을 때, 초조해하거나 흥분해 있을 때, 머릿속에 부질없는 감정들이 지배하고 있을 때 나는 그러한 감정이나 생각을 제거하고 리셋시키는 것을 클리닝이라 부르고 있다. 이는 한시라도 빨리 건전한 멘탈(정신)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스포츠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시합 중에 '앗, 실수를 저질렀네! 상대팀에게 지면 어떡하지. 나는 이제 틀렸어.'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치자. 이를 클리닝시키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면 이미 게임은 끝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자신의 머릿속을 클리닝시킬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떻게 머릿속을 클리닝해야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연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청소가 클리닝에 더없이 좋은 마법의 방법임을 깨닫게 되었다. 방을 정리하는 순간이 자신의 머릿속도 클리닝되는 순간인 것이다.-102~103쪽

인간의 뇌는 방의 상태인 외뇌와 연동되어, 외뇌(방)를 깨끗하게 하면 자연히 머릿속도 맑아진다. 사실 머릿속 상태를 바꾸는 일이란 그리 간단치 않다. 때문에 더더욱 외뇌를 조작함으로써 우뇌와 좌뇌의 상태를 바꿔간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외뇌의 물건을 하나 버리면 머릿속에 한 자리가 비워짐으로써 한결 깨끗해진다. 활짝 창문을 열고 10초간 환기를 시키면 실제 머릿속에도 상쾌한 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10초로 나의 뇌가 클리닝되는 것이다. 마음의 상태는 방으로 표현된다. 만약 과거의 실패나 후회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고 싶다면 방을 청소하고 클리닝하라.-103쪽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습관 만들기를 서포트해오면서 '세미나에 참가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책을 읽고 좋은 정보를 얻었다.'라고 느끼기만 한 채 실제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일상 속에 머무르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났다. 그런 사람들과 실제로 인생을 바꾼 사람의 차이는 '행동'에서 나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날 알게 된 것을 그날 행동에 옮기는가 아닌가의 차이이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해야지, 마음먹었다면 주말이 될 때쯤에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112쪽

10초 아침 청소의 장점은 바로 이 순간 들고 있던 책을 놓고 '지금, 물건 하나를 버린다.' '지금,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10초면 충분하다. 그래서 당신에게 제안한다.

이 장을 다 읽으면, 우선 10초 동안 청소를 하라. 창을 열어 환기를 시켜라. 방 안에 필요 없는 물건을 하나 버려라. 언젠가 해야지, 하고 꾸물대다 뒤로 미루는 성격을 지금 바로 고쳐라. 오늘부터 시작한다면 오늘부터 달라질 수 있다. 오늘 실천했다면 내일도 실천하라. 오늘과 내일 실천한 사람은 분명 3일째에도 계속한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도 계속한다. 오늘 실행한 사람은 오늘부터 인생이 달라진다.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말고 꼭 행동으로 옮겨라. 10초면 충분하다.-112~114쪽

10초 아침 청소의 기본행동은 다음의 5가지이다.

창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버린다.
청소기를 돌린다(먼지를 턴다).
닦는다.
물건의 위치를 바로 잡는다.

모든 청소는 위의 5가지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며칠씩 걸려야 끝나는 대청소도 이 5가지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10초 아침 청소는 청소를 습관화하기 위해서 계발한 것이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을 느끼지 않게끔 매일 10초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20쪽

정리·정돈이라고 하면 사자성어쯤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청소도(淸掃道)에서는 정리·정돈·청소·청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정리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일
정돈이란 바로 쓸 수 있게 물건을 배치하는 일
청소란 먼지를 터는 일
청결이란 반짝반짝 윤을 내는 일

(중략) 청소를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환기---> 정리---> 청소---> 청결---> 정돈-134~135쪽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지럽히곤 하는가를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한 규칙을 정해야 한다. 이것을 습관 카운슬링에서는 10계명이라 부르고 10개의 습관 만들기 규칙을 정해서 이에 따른다. 집에 돌아오면 바로 현관에 물건을 늘어놓는 습관이 있는 사람을 예로 들면, '지금까지 나는 출장에서 돌아오면 긴장이 풀린 나머지, 출장용 가방을 열어보지도 않고 현관에 방치해왔다. 이제부터 나는 가방에서 세탁물을 꺼내고 가방은 서재에 옮겨놓겠다.'처럼 지금까지 자신이 해오던 무의식적 행동과 이제부터의 자신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써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또 다시 무의식적으로 나쁜 행동 습관으로 되돌아가면, '아, 안돼! 또 어지를 뻔했잖아!'라고 자각할 수 있게 된다.-223쪽

청소하는 기술과 어지럽히지 않는 기술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청소하기를 좋아하고 또 잘한다 해도 매일같이 방을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매일 자기가 방을 어지르고 또 자기가 방을 치우는 일을 반복한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청소하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면 배워야 할 다음 단계가 바로 뒷정리하는 습관이다. (중략) 어떤 일을 능숙하게 처리할 줄 아는 사람은 준비---> 실행---> 뒷정리라는 사이클을 원만하게 돌릴 줄 안다. 확실하게 준비하고 제대로 행동에 옮긴다. 여기까지 잘 따라와주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었다 해도 다음 단계를 조심해야 한다. 뒷정리를 게을리하면 계속되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마쳤을 때 '아, 끝났다!'라고 착각을 하고 한숨 돌리는 사이 뒷정리를 잊어버린다. 매번 철저하게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해서 심신의 평화와 최상의 스타트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두자.-224~22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당장 삶이 달라지는 정리의 기술 - 버릴수록 채워지는 기적 같은 정리의 힘
송진구.장순욱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행복은 빈자리로 온다 - 마흔이 되기 전에 버려야 할 47가지>의 개정판이란다. 젠장, 어쩐지!!! 중년 남자 이야기만 자꾸 나오기에 정리의 기술과는 별 관련 없는 이야기만 자꾸 나오고~ 휴. 요새 이게 트렌드다 보니 낚시 제목으로 바꿔달고 나왔구만!!!-0쪽

중년의 나이일수록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간절할수록 조급함을 버리고 내 자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의연함이 필요하다. 끝내 놓을 수 없어 매달리다가 타의에 의해 잃게 되면 그 충격은 대단하다. `내가 깨뜨리면 병아리가, 남이 깨뜨리면 계란 후라이가 된다.` `차이기 전에 먼저 차라.` 등과 같은 맥락이다.-23쪽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은 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지 않는다.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도 종종 후회를 한다. 아무리 최선책을 찾아도 결국 `만약`을 입에 달고 있을 지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만약`은 공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 절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회상하고 후회해도 과거의 아쉬움은 가슴속 무거운 돌덩어리가 될 뿐이다. (중략) 속으로 `인생에 감기약은 있어도 만약은 없다.`고 되뇌어보자. 그리고 다시 만약이 튀어나오려 하면 잽싸게 잡아 투명 봉투에 넣어 버리자. 반복할수록 인생을 짓누르던 돌덩이 하나가 서서히 빠져나갈 것이다. 만약을 지우고 마음을 가볍게 해야 다가올 인생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 그동안 `만약`이 가리고 있던, 내 앞에 놓인 현실의 처음과 끝을 그제야 바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는 것에서부터 나의 삶이 진지해진다. -97쪽

칼은 상대의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다. 막상 상대가 칼을 뽑아 실체가 확인되면 오히려 기분이 덤덤해진다. 또, 전쟁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적과 총질하며 싸울 때가 아닌 적의 존재를 모르는 채 그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서는 순간이라고 한다.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는 가장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처량하고 두려운 순간은 가느다란 끈에 매달려 있을 떄이다. 그 끈을 놓아버리면 오히려 세상이 덤덤하게 다가올 수 있다. 끈을 놓으라는 건, 직장을 그만두라는 얘기가 아니다. 자신의 처지를 처량하게 느끼는 그 마음을 버리라는 뜻이다. 아직 누구도 해고를 말하지 않았다. 그저 혼자서 상황을 나쁘게 판단한 것일 수 있다.-110쪽

세계적인 통신사 블룸버그를 만들고 뉴욕시의 시장까지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는 처음 하버드대 경영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신문에서만 보던 유명인의 자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성적도 중간쯤이고 배경도 든든하지 못했던 블룸버그는 증권사 공방에서 전표를 정리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그는 하버드까지 나와 이런 일을 한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반면 훌륭한 뒷배경을 둔 동창들은 멋진 일자리를 찾아갔다. 후에 성공한 블룸버그는 그의 자서전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놓았다. "대학 졸업 후 40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니 경영 대학원 동기 중 부모의 후광으로 최고의 직위에 오른 경우는 별로 없다. 더 나아가 그들 부모 역시 망한 경우도 많다."-120~12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