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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임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5월을 건너뛰고 말았다.
그에 대한 괜한 부채감으로 나름 서둘러 본 6월의 책,
추천.
영국 남자의 문제 / 하워드 제이콥슨 / 은행나무
웬일인지, 아무리 찾아봐도 '주목할만한 새 책' 목록에는 이 책이 없다.
왜 없을까, 라는 의문보다 그 탓에 다른 분들이 이 책을 모른 채 지나칠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첫 손으로 꼽아본다.
책 소개글을 읽노라니,'한국 남자의 문제'도 영국 남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공감과 뜻모를 씁쓸함이 몰려오니...
더더욱 첫 손일 수 밖에.
레가토 / 권여선 / 창비
그전부터 눈여겨 봐오긴 했지만, 권여선을 인정하게 된 것은 '사랑을 믿다', 이후였던 것 같다.
물론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어떤 작품 이전과 이후로 칼같이 나눌 순 없는 일이겠지만, '사랑의 믿다'를 통해 비로소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인지 알게 된 것은 분명하다. 물론 내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이후 최초로 그의 장편이 나왔으니, 내용이야 어떻든, 일단 눈길이 갈 수 밖에.
뻔하고 철지난 이야기를, 특유의 담담한 신랄함으로 덤덤한 듯 예리하게 다루는 그의 솜씨가 장편에서도 부디 오롯하기를.
디너 / 헤르만 코흐 / 은행나무
평범한 가족의 구성원들을 통해 사회를 담는 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세상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장 익숙한 방법일 터.
모든 이야기가 이러한 플롯의 다양한 변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익숙하고 뻔한 이야기를 매우 그럴듯하게 해내는 작가는 의외로 많지 않다. 역시 장르 불문,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역시 대단히 새로울 리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은 이 익숙하고 뻔한 이야기를...
매우 그럴듯하게 해낸 모양이다.
그만으로도 읽을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수비의 기술 1,2 (전2권) / 체드 하바크 / 시공사
변변한 책소개 조차 없는 이 책, 5월의 마지막날에 간신히 턱걸이한 이 책...
야구에 대한 소설이라는 것 말고는 사실 아는 게 없다.
아 그리고 또 하나.
홈런타자의 호쾌한 공격이 아닌, 투수들의 화려한 투구도 아닌...
유격수의 수비를 소재로 했다는 점.
허허,
놀랍다.
이만으로도 너무나 읽고 싶다.
수비하는 야구선수 이야기 혹은 야구선수의 수비하는 이야기라니.
덴동어미전 / 박정애 / 한겨레출판
굳이 짧게 요약하라면...
'조선시대 여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정도 되겠다.
여염집 아낙이든, 사대부집 마나님이든, 그 시대의 여인들의 삶은 하잘 것 없고 보잘 것 없었을 터.
그런 탓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숨막히고 훨씬 더 고단했을 그네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사실 그리 재밌거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여인들의 삶을 그리 무겁지 않게, 해학과 신명으로 그려내려 노력한 모양이다.
다행히 허락된, 꽃같은 하루를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