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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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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 신노 다케시 / 윌북 (2012)

 

솔직히 고백하고 시작하는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습니다.

 

네, 저는 사실 이 소설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추천하기 까지 했지만, 막상 받고보니 도통 손이 가질 않더라구요. 돌려 말할 필요없이, 시시하고 껄렁한 이야기라고 지레짐작한 탓입니다. 읽기도 전부터 전문직 인간군상들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일본 드라마 같은 소설일 거라 확신한 터라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마구 발생하는 뭔가 '극적이고 스펙타클한 공항24시'를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힘든 일이 아닐까 싶었던 겁니다.

억지로 눈을 고정하며 읽기 시작한 소설의 첫 인상은 이와 같은 김빠진 예상을 그리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직으로 밀려난 여행사 직원의 신세한탄만 계속되고, 계속되고, 계속되었으니까요. 급기야 이걸 정말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다 읽어야만 하는 걸까, 심각하게 고민하며 책장을 넘기기를...한 시간.

 

가만. 한 시간?

 

네, 어느덧 한 시간이 흘러있었고 저는 두번째 챕터를 끝내고 세번째 챕터를 읽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 이제 그만, 하면서도 여기까지 온 겁니다. 피식 피식 김빠진 방귀마냥 덧없던 헛웃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우리의 주인공 엔도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제가 보였습니다. 아니, 대체 ,왜? 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재밌는 거지? 왜 다음 이야기가 이토록 궁금한 거지? 내 일도 아닌데 자꾸만 내 일처럼 생생한거지? 

 

공감, 그것도...전적으로, 대공감.

 

다른 설명 필요없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정미자 미덕이자 매력은,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항을 뒤흔드는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인물들간의 갈등이 서로를 죽일 듯 첨예하지도 않지만... 엔도의 새로운 사랑이 유학을 떠나는 순간, 엔도가 누구를 잘라야 할지 곤혹스러워 하는 순간, 우리는 어느덧 엔도가 되어 함께 가슴 아파하고 고뇌하며 작지만 오히려 그래서 우리의 삶 자체이기도 한 그 인생의 한 순간을 함께 경험하며 울고 웃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그 어느 소설보다 빠르게, 쉬임 없이 이 책을 다 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아쉬움에 저도 모르게 다음 권을 기대하게 되더군요. 입맛을 다시며, 다음 권에서는 엔도가 조금 더 성숙한 아포양이 되기를, 아니 오히려 지금처럼 좌충우돌 헤매이여 우리를 즐겁게 해주기를...바라면서 말입니다. 

 

공감에도 수준과 품격이 있다면, 이 소설이 가진 공감의 품격은 분명, 탑클래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살짝 칭찬의 수위가 높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그만큼 기대를 훨씬 웃도는 작품이었으니...

꼭 한번 일독을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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