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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편의점이 있다. 근데 급박하고 절박한 문제점이 터져버렸다.
사연인즉슨, 편의점 누나가 너무너무 예쁘다는 것이다. 나의 이상형이다.
완벽한 미인은 아닌데 첫 눈에 아주 순하고 아주 착하고(=이 포인트가 최고 중요하다) 아주 친절하고 아주 상냥하다.
안경을 끼고 있는데
대충 안경을 끼고 있는 여성치고 예쁜 여성은 (잘) 없는데
그곳 편의점 누나는 아주 착하고 상냥하고 예쁘게 생겼더랬다.
근데 나이가 조금 들어보였다.
손에 반지를 끼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는데 여러 촉(느낌)과 정황상 유부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각설하고, 편의점 누나가 착하게 예쁘고 예쁘다.
무튼, 자주자주 그 누나 보러 발도장 찍으러 편의점을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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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
- <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 마르케스 자서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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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운다.
가을이 저문다.
낙엽이 아무렇지 않게 쓸린다.
조용히 미소 짓는다.
걷는다.
지금은 산책이다.
너를 들여다본다.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너를 마주본다.
나와 대화한다.
너가 나의 손을 가만히 포갠다.
너는 날 안는다.
가을이 오는 이유는 대체 뭘까?
계절은 왜 가지 않고 오는 걸까?
침묵의 선율이 가을을 물들인다.
첫 눈이 오고 가는 가을의 전설을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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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수능일이다.
수능일.만 되면 나는 어깨가 한 없이 쭈그려진다. 쭈그려진다.
수능일.만 되면 나는 격렬하게 벽에다가 머리를 찧는다. 머리를 짓이긴다.
아직도 수능.에 대한 한(恨)을 풀지 못했다.
남이 아니라.
타인이 아니라.
상대방이 아니라.
가족이 아니라.
친구가 아니라.
친척이 아니라.
모두 다 내가 잘못이다.
모두 내 탓이다.
이미 지난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나의 과오와 실수. 특히나 누구나 알고 애쓰는(노력하는) << 최선 >>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간판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흘러버릴 때로 흘러버린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본질은
나의 << 최선 >> 과 나의 <<노력>>과 나의 <<순수함 >> 이다.
해답은 다른 사람 // 다른 데 있지 않고 나 자신에게 있다. 나 스스로 찾는 것이다.
앞으로의 선택(해답)과 전개는 빤하다(=단 두 갈래의 길만 펼쳐져 있을 뿐이다).
평생 좌절감과 미련, 후회, 절망감, 낙담,으로 루저(Looser)로 한평생을 살아가느냐.
아니면
조금만 여기서 더 <<노력>>해서 다시 수능을 보고 내 갈 길을 내가 용기있게 개척하는 것이다.
무튼, 수능 시즌이 돌아오면 나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진다.
(사족_이것도 엄연히 제자리 걸음의 한 단면.이다. 잠깐 손을 놓고 한 눈 판 사이에 무려 몇 십년의 세월이 매정하게 야속하게도 흘러버렸다. 시간의 무서움을 왜곡 말고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회의 문은 더 좁아질 것이다. 시간이 더 흘러 도전을 할려고 치면 이미 문은 굳게 닫힌 채 나에게 1%의 확률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명하다. 이제는 준비라는 단어조차 사치이다. 준비나 마음가짐은 이미 끝났다. 내가 앞서서 능동적으로 미지의 길을 만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단디 정신차려라. 움직여라. 열어라. 두드려라.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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