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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고 쓰고 쓰고 쓰고 있다.
나는 쓰고 앉아있네. 쓰고 앉아있네. 하고 조롱한다.
쓰고 있다.는 물리적인 행위에는 어떤 가치가 숨어있고 어떤 내재적 보석이 숨어 있는걸까.
무엇이 가치이든 어떤 반짝이가 숨어있든.
나는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고. 쓰고 있지 않으면 이대로 죽어버릴 것 같은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힌 것이 맞는 얘기 일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든 쓸 것이고. 무엇이든 토해낼 것이다. 성토하고. 배설하고. 포효할 것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접근한다.
온 몸에 힘을 빼고 명상한다.
동작동작 하나하나에 쉼표를 찍는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 앞에 보이는 정경에서 살짝 고개만 <<비틀면>> 다른 파노라마(세상)이 펼쳐진다.(산책이다)
진리인 척.
진실인 척.
금언인 척.
사탕발림인 척.
척. 척. 척. 척. 하지 않겠다.
솔직히 서사에는 잼병이었다.
솔직히 얘기(이야기)에는 문외한이었다.
근데, 최근에 이 서사와 이야기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근사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얘기가 아니다.
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 아닌 예감 같은 걸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말이 있지 않은가)
보르헤스의 지적은 적확하다.
어떤 책들은 단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다.
우리는 그책을 비효율적으로 머리를 처박고 머리를 싸매고 용을 써가면서 그책에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영감을 받아 나만의 태도와 자세를 선서하는 바다.
나는 뻔한 얘기는 쓰지 않을 작정이다.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되는 그런 단순한 책은 쓰지 않겠다.
보다 더 다층적이고 보다 더 풍부하고 보다 더 아름답고 보다 더 뚜렷한(=정확한, 명료한) 책(문장)을 써나간다.
(앞뒤 다 자르고 다 자르고) 그런 평범한 보통의 쓰레기 같은 책은 쓰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가을 아침, 딱 산책하기 좋은 계절(아침. 낮잠) 이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