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담하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도 한시간은 예사로 뒤척인다
오늘 새벽은
설핏 선잠이 들었다가
1시간마다 주기적으로 잠이 깼다
순간 경악했다..뭐가 이리도 날 가만두지 않는걸까?
깊숙이 배게에 얼굴을 파묻고,,
처절한 상념과 잡념들에 절망하고 몸부림쳤다
" 내려놓자..그냥 스쳐지나가는 것 뿐이다, "
" 최대한 주관을 배제하고, 이 사태를 객관적으로 보자 "
"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우자 "
그러면 겨우 눈을 감는다
한마디로 패닉상태다
온 정신을 집중하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난 후
답답한 건물 속을 빠져 나와서
따사로운 가을햇살이 내리쬐고, 얼굴 한가득 웃음기 띤 얼굴들을 보면
왠지 모를 서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그럴때마다 속절없이 울컥울컥하는 감정에 적잖이 황망스럽다
그야말로 기진맥진이다..정신적 에너지가 완전 소진되어버린 기분
신명이 나질 않는다, 웃음이 완전 사라졌다
그래도 먹어야 살기에..
목이 메이지만,,
억지로 목구멍 속으로 각종 밥과 국,반찬들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온통 그녀 생각 뿐이다
발그레진 얼굴, 순한 눈빛이,,
스치듯 영상으로 펼쳐지면 나는 심하게 요동친다
그리고 이내 어디론가 깊숙이 몸을 숨기고 싶어진다
캄캄한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이렇게 얕은(?) 감정앞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나 자신이 끔직히도 싫다
수치스럽다, 치욕적이다, 심하게 부끄럽다,,
과연 시간만이 이 불편한 사태를 해결해 줄 것인가??
되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나약해지고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울증이 다시 도지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