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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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인간은 망각의 강을 건너버리는 지독하며 잔혹한 운명을 타고나게 된다..


그저 오늘 하루 빌어먹기 위해 빌어먹지만 신성한 노동이나 죽자고 하고 주린 배를 채우는 데만 두 눈 시뻘겋게 혈안이 되어있지만..


실상은 이런 빈약하고 허접한 인간의 기억력에 대한 고찰은 전무한 편이다..


사실은 이미 유수의 당대 동시대의 작가들이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문제 의식을 들이 밀었지만..


나..스스로부터가 그 문제를 중차대하게 살피고 책을 독파하지 못 하고 깊이 고뇌하지 못 한 측면이 강하다..


쿨하게 각설하고..


좋아하고 존경해 마다않는 나쓰메 소세키 작가님의 마음(아니면 그 후 라는 작품에서) 이라는 책 마지막 문장..엔딩 은 짦은 한 페이지 분량의 한 단락 짧은 문단으로 끝난다..(사실, 중간의 책 전편에 흐르는 작품의 해당 마음 이나 그 후의 이야기 전개나 얼개 스토리 인물들의 방황이나 문장들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이런 제기랄!)




이윽고..자살()을 결심하는 한 인물이 등장한다..


높은 고층의 건물에서 뛰어 내릴 마음만 먹고 자살을 준비하는 불안하고 가장 처절하기 까지 한 최후의 밑바닥에서 번뇌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뛰어내릴 준비까지 마친 주인공은 그만의 스토리와 그만의 인생이 파노라마 처럼 흘러가고 이제는 마지막 낭떠리지 절벽에서 뛰어내리기만 하면 되는 그런 오도 가도 못 하는 절망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촉이 오시는가? 그렇게 스토리가 끝나면 아마도 그의 작품은 작품이 되질 않았을 것이다..(문학(=글)의 힘도 그런 것이 아닐까? 뻔하게 흘러가고 예상대로 끝마쳐 버리면 그것은 필시 문학이나 진짜 글 문학의 힘이 아닐 것이다..)


그때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는 생각 한 자락이 그의 허리춤을 붙들어 멘다..


뛰어내리는 것은 그렇다 쳐! 용기있게 장럴하게 죽는거야!


그런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바닥에 닿기 전,,뛰어내리고 있는 찰나에.." 내가 뛰어내리는 순간을 후회하면 어떡하지! 나의 그때 결정을 후회하는데 나는 이미 떨어지고 있어! 그때의 극한의 고통과 낭패감과 절망감은 다시 되돌릴 수 없잖아! 그때의 되돌릴 수 없다는 절망과 후회와 인간으로서의 인생 마지막 순간이 아프고 절절 하다면 육체적 고통 보다는 그때의 후회와 절망감으로 더 후회하고 말거야! "


(물론, 기본 이자 바탕 이자 얼개는 비슷하지만 세세한 디테일 면에서는 똑같지는 않습니다..그냥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때 저는 크나큰 충격을 먹습니다..


이것은 그때의 책과는 다른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겨우 1페이지 분량으로 기술 및 서술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 무렵 자.살. 대해서 편린 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나쓰메 소세키의 글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학이 저를 살리고 구원하는 순간 이었습니다..


구원이라고 하면 거창한가요..


그럴듯한 말로 미사여구를 남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1페이지의 그 글을 읽고 가슴이 설레이고 뛰었습니다..


아마도 추측컨대,,나쓰메 소세키 자신도 자살 이라는 망령과 신화로 괴로워 했던 것이라고 사료 되었습니다..


저는 찰떡같이 믿습니다..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은 인간인 이상..그의 절절한 경험이 7할 80% 이상이 그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 입니다..


돌아서..나쓰메 소세키도 자살. 이라는 걸 깊이 생각했던 것으로 사료 됩니다..그리고 그걸 그만의 필터링으로서 마지막에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본보기가 되었던 것이죠..


저도 그때 생각을 고쳐 먹었습니다..아! 맞아! 자살하는 용기와 베짱이 있다면 그걸 재료로 삼아서 삶을 살아가고 헤쳐나가면 그만이지 않을까? 그리고 소세키의 말 처럼..두 발을 공중에서 도약해서 뛰었는데..공중부양 하는 순간..후회나 내가 잘못 선택 했다는 후회감과 낭패감 이라는 생각이 스친다면 그보다 더 한 고통은 더 없을 것 아니야 인간의 중력에 몸을 맡기고 뛰어내리고 있는데..그때 내가 한 인생의 마지막 결정이 후회 으로 점철 된다면 그마저 최악의 선택이지 않을까라며..곰


곰곰이 저가 두 눈이 뜨이고 열린 마음으로 인생 전반을 되짚어 보게 되는 순간 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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