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바람도 많이 불고요.

그렇지만, 창 안에서 내다보는 창 밖은 쾌청한 하늘이 '가을이구나..' 싶네요.

 

점심을 먹고 사무실 주변을 한 바퀴 도는데 문득 낙엽이 눈에 띄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낙엽은 당연한 것인데

오늘 유난히 눈에 띈 아이는 어른 얼굴만한 플라타너스 잎이었습니다.

집 주변엔 거짓말 보태서 책가방만한 플라타너스 잎도 곧잘 눈에 띄는데

사무실 주변엔 오래된 나무가 아직 없어서인지 이파리 크기는 그리 크지 않네요.

몇 개 주워서 뱅글뱅글 돌리며 걷다가 사무실 화단에 다 놔주고 한 개를 갖고 올라왔습니다.

커피를 마시러 탕비실에 들어가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들어오는 직원마다 낙엽을 집어 들며 한 마디씩 합니다.

 

와~ 크다.

학창시절에 이런 낙엽에 시도 쓰고 그랬는데..

그래서 여학생 가방에 넣고 그랬죠?

주기만 하고 받진 못하셨죠? ㅎㅎㅎ

 

결국 버리진 않고 테이블 유리 아래에 넣어 뒀습니다.

곧 빳빳하게 말라서 화석(?)이 되겠지요.

 

길에선 종류도 많고 수도 많은 낙엽들이 바람에 쓸리고 발길에 쓸려

이리 뒬굴 저리 뒹굴, 그러다 대부분 환경미화 아저씨 손에 의해 자루에 담겨질텐데

그 무리에서 하나 건져진 낙엽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네요.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아이들도 학교라는 무리에선 그냥 한 학생일 뿐이지만

집에 와서 내 아들이 되는 순간 가족 모두의 관심이 쏠립니다.

 

낙엽과 아이가 무슨 관계가 있냐구요?

그냥 말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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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1-03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시인이세요~~~~
가족의 사랑 듬뿍 느끼도록 열심히 노력하자구요^^
지난주에 엄마가 현충사에서 낙엽으로 책갈피 만들어 오셨네요.
자랑하시는 그 순간은 소녀처럼 보였어요.
우리도 이쁜 감성 키우며 살아요~~~

무스탕 2014-11-04 10:08   좋아요 0 | URL
으하하~~ 시인이라뇨 ^///^
엄마들 속엔 소녀가 늘 들어있나봐요. 그러다 어느 순간 톡- 튀어나오는듯 싶어요.
울 엄니도 가끔 빨간 단풍잎 들고 들어오시곤 해요.
이쁜 감성 오래 지니고 살려면 이쁜것 많이 봐야 겠죠?
뭘 봐야 할까나~ :D

다락방 2014-11-03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아이들도 학교라는 무리에선 그냥 한 학생일 뿐이지만
집에 와서 내 아들이 되는 순간 가족 모두의 관심이 쏠립니다.


무스탕님 좋아요 ^^
가을이 되니 무스탕님께서 감성 충만하여 글을 쓰시네요. 그게 가을의 장점인가 봐요! :)

무스탕 2014-11-04 10:10   좋아요 0 | URL
내꺼 혹은 우리꺼 라는게 그렇게 다른가봐요.
가을은 사람을 몰랑몰랑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요.
그 유효기간이 짧아서 문제지요. 좀 길면 누가 뭐라나.. -_-

hnine 2014-11-03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씀인지 저 알것 같아요.
무스탕님, 반가와요. 바쁘시더라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세요.

무스탕 2014-11-04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나인님 무지 반가워요 ^^
요즘은 많이 안 바빠요. 살살 놀아가며 일해요. 뭐 하자~ 그러면 실실 미루고 그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