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바람도 많이 불고요.
그렇지만, 창 안에서 내다보는 창 밖은 쾌청한 하늘이 '가을이구나..' 싶네요.
점심을 먹고 사무실 주변을 한 바퀴 도는데 문득 낙엽이 눈에 띄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낙엽은 당연한 것인데
오늘 유난히 눈에 띈 아이는 어른 얼굴만한 플라타너스 잎이었습니다.
집 주변엔 거짓말 보태서 책가방만한 플라타너스 잎도 곧잘 눈에 띄는데
사무실 주변엔 오래된 나무가 아직 없어서인지 이파리 크기는 그리 크지 않네요.
몇 개 주워서 뱅글뱅글 돌리며 걷다가 사무실 화단에 다 놔주고 한 개를 갖고 올라왔습니다.
커피를 마시러 탕비실에 들어가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들어오는 직원마다 낙엽을 집어 들며 한 마디씩 합니다.
와~ 크다.
학창시절에 이런 낙엽에 시도 쓰고 그랬는데..
그래서 여학생 가방에 넣고 그랬죠?
주기만 하고 받진 못하셨죠? ㅎㅎㅎ
결국 버리진 않고 테이블 유리 아래에 넣어 뒀습니다.
곧 빳빳하게 말라서 화석(?)이 되겠지요.
길에선 종류도 많고 수도 많은 낙엽들이 바람에 쓸리고 발길에 쓸려
이리 뒬굴 저리 뒹굴, 그러다 대부분 환경미화 아저씨 손에 의해 자루에 담겨질텐데
그 무리에서 하나 건져진 낙엽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네요.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아이들도 학교라는 무리에선 그냥 한 학생일 뿐이지만
집에 와서 내 아들이 되는 순간 가족 모두의 관심이 쏠립니다.
낙엽과 아이가 무슨 관계가 있냐구요?
그냥 말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