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주는 남자.. 책을 읽듯 마음을 읽은 남자..

 개봉한지 꽤 된 영화인데 이제 봤다. 오늘 큰 맘 먹고 나가서 영화를 보고 왔는데 중간중간 눈물 찔끔 흘려가며 안 봤으면 엄청 후회했겠구나 생각을 했다.  

우연찮게 만난 남자와 여자는 평생을 두고 보이지 않는 사슬에 얽혀서 서로를 그리워한다.  

 남자라고 부르기에도 어린 15세에의 소년과 타인이 보기엔 연인이라기보다 엄마에 가까운 나이의 여인은 그래도 둘 만의 사랑은 여느 연인들 못지 않게 진지하다. 

가난하게 사는것도 부모형제없이 혼자라는것도 부끄럽지 않은 한나는 본인이 문맹이라는 것이 최고의 수치이고 누구에게도 심지어 어린 연인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 아니.. 연인이기에 더욱 숨기고픈 마음이었을것이다.  

 

몸을 써서 일을 해오던 한나에게 누구나 부러워 하는 사무직이 주어지나 한나는 자신의 최대 약점이 발각될까 연인마저 버리고 사라지지만 마음에서까지 연인을 몰아내진 못했다.  

의외의 장소에서 다시 한나를 보게 된 마이클. 한나는 마이클을 보지 못했지만 왜 한나가 자신에게 책을 읽어줄 것을 부탁했고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지금 한나가 그녀의 남은 인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인지 알게되고 옛 사랑을 더듬어 품기 시작한다. 



(영화가 개봉된지 꽤 됐으니 보실 분은 다 보셨으리라 생각하고 맘 쪼금 놓고 스포를.. ^^) 

감옥에 갖혀있는 한나에게 다시 책을 읽어 녹음을 해 보내주는 마이클의 세심함에 난 감동을 먹었다. 책 한 권이 테이프 한장이 아니고 몇 장으로 녹음이 되어 테이프 옆 면에 순서를 적어줄때 글을 모르는 한나를 생각해서 붉은 점을 찍어준다. 숫자의 갯수대로.. 

좁은 감방의 한쪽 벽이 마이클의 테이프와 책들로 채워져 갈 동안 한번의 만남도 없던 그 둘은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것이다.  

최대의 약점인 문맹을 떨친 한나가 선택한 최후는 누굴 위한 것이었을까..? 


 이 포스터도 느낌이 좋다. 어린 마이클에서 나이든 마이클로.. 

 케이트 윈슬렛의 영화가 이번이 두번째인것 같다(기억에..) 첫 작품은 그 유명한 타이타닉. 어려 보이고 통통한 매력을 가진 케이트가 이렇게 나이들고 보이고 어리숙해 보이는 역활을 연기하는데 둘은 전혀 다른 배우 같았다. 

 여우주연상은 역시 작품만 좋다고, 인기있는 작품이라고 받는게 아니었다.  

 위의 포스터에 보면 남자 주인공을 어른 마이클역을 연기한 랄프 파인즈를 적어놓았다. 

그런데 어린 마이클을 연기한 데이빗 크로스라는 배우의 탄탄한 연기가 없었다면 랄프 파인즈가 돋보일수 있었으려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부분에 남우주연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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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09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정말 좋았죠!
책에서는 남자가 여자의 약점(?)을 밝혀 그녀의 죄를 좀 더 가볍게 하는것이 옳은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더 상세하게 기술되어있어요. 그리고 한나가 판사에게 "판사님이라면 어떡하셨겠습니까?" 라고 묻는 장면은 책에서 더 압권이구요!
같이 본 동행은 펑펑 울더군요. 저는 성인이 된 남자가 '다시' 책을 읽어주기 위해 녹음을 시작했을 때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정말 좋았어요!

무스탕 2009-04-10 12:51   좋아요 0 | URL
영화 정말 좋았어요!!
법대생일때 교수와 잠깐 의논하는 장면에서 마이클은 끝까지 그녀가 문맹이라는것을 밝히지 않잖아요. 저도 그 장면에서 마이클이 좀 밉기도 하더라구요. 한나의 자존심을 같이 지켜주는거랑 모든걸 밝혀 그녀를 구해주는거, 어느것이 한나의 나머지 생을 위하는 길인가..
한나가 판사에게 되묻는 장면은 정말 한숨이 나왔어요..
다락방님 말씀 듣고보니 책이 더욱 궁금해 졌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9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만 읽어봤는데, 영화할인권이 왔는데도 아직 못보았네요.
꼭 봐야겠다.

무스탕 2009-04-10 12:52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셨다니 이제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가 더해지겠네요 ^^
영화 할인권 이용해서 꼭 보도록 하세요 :)

프레이야 2009-04-0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엄청 빛나는 것이었어요, 제겐.^^
정말 랄프보다 데이빗 크로스의 연기가 더 좋아보였기도 하고요..
케이트 윈슬렛, 최근에 본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도 그 연기의 힘에
압도당했었는데 여기서도 무척 매력있더군요. 두 영화 모두에서 그녀의
맨발을 클로즈업 해서 보게 되는데, 제겐 그것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무스탕 2009-04-10 12:55   좋아요 0 | URL
어린 마이클의 연기는 정말 그 나이대의 사랑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연상의 첫사랑에 푹~ 빠진 어린 소년의 생활들..
자전거 여행가서 식당주인앞에서 키스하는 치기는 귀여웠죠 ^^
저도 책 쌓아놓고 올라선 두 발이 왜 그렇게 서럽게 보이던지..
레볼루셔너리 로드.. 요것이 레오나르도랑 찍은건가요?
그자나도 보고싶었는데 더 궁금해졌어요 +_+

마노아 2009-04-09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읽지 마세요. 아, 제목도 너무 근사해요. 내 수치심을 읽어내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안타깝고 애절했던 두 사람....ㅜ.ㅜ

무스탕 2009-04-10 12:58   좋아요 0 | URL
한나가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요? 마이클에게 비밀을 들킬까봐요..
끝내 먼저 등돌려 떠나버린 한나의 사정을 많은 시간이 흘러 알아버렸지만 그래도 그녀를 내치지 않고 계속 책을 녹음해 보내주는 마이클을 한나는 죽어도 잊지 못할거에요 ㅠ.ㅠ

뽀송이 2009-04-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정말 좋더군요.^^
한번 보고는 또,,, 다시 봤어요.^^;;
다락방님처럼 저도 성인이 된 남자가 감옥에 있는 그녀를 위해 다시 책을 녹음하는 모습에 울컥했어요. 그리고 그녀가 그 녹음 된 걸 들으면서 글을 배우기 위해 책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장면도 좋더군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말이죠.
암튼,,, 조용히 스며들어 마음을 흔드는 영화였어요.^^

무스탕 2009-04-10 13:03   좋아요 0 | URL
전요, 마지막에 유태인의 딸과 마이클이 만나서 깡통을 전해줄때 여자가 깡통만 가졌잖아요. 그 장면도 참 가슴이 먹먹했어요.
유태인으로서 한나의 행동은 어떻게든 변명이 될수 없는 행위였고 어떤 경우라도 용서가 안되는 행위이지만 그 낡고 쓸모 없는(수용소나 감옥이 아닌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보통 사람이라면)깡통만을 받아줌으로써 말 없는 용서를 해줬다고 생각했어요.
글을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한나가 깡통에서 연필을 꺼내려 그 안에 들어있는 여러가지를 꺼내놓을때 같이 나왔던 실뭉치 같은 것들이 유태인 소녀의 추억의 물건들이라는걸 맨 끝에 알고 어디서 그 물건들이 사라졌을까 아쉬웠어요.
유태인 딸이 오랜세월 벼려지지 않은 그 물건들을 봤으면 말로써 한나를 용서했을수도 있었을텐데 싶어서요.

메르헨 2009-04-1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제가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처음부분에...뭐야 이거? 이 책이 왜 인기지? 그런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결국엔....하................하고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영화...보고 싶네요.^^
무스탕님, 넘 오랫만이죵?

무스탕 2009-04-13 11:29   좋아요 0 | URL
저도 곧 읽으려고 벼르고 있는 중이에요 ^^
영화에서 못 보여준 여러가지를 책에서 느낄수 있을거라 생각하거든요.
메르헨님도 기회를 만들어서 영화 보세요 :)

정말 오랜만이세요. 건강하시죠? ^^*

순오기 2009-04-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오늘 책토론 하다가 삼천포로 빠져서 이 영화 얘기 오래 했어요.
지난주 월욜 회원들과 같이 보곤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거든요~ 다들 울었거든요.ㅜㅜ
다시 보고 싶은 영화예요.

무스탕 2009-04-14 08:51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보면서 몇 번 코끝이 찡하더라구요. 옆에 여인네는 안경벗고 눈물 닦느라 부스럭 거렸구요.
다시 봐도 가슴 아린건 그대로일것 같아요. 케이트의 연기도 정말 좋았고 어린 마이클도 참 감정 이입되기 좋은 여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