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금요일까지 지성이 학교 도서실에서 사서 도우미를 한다.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왁- 몰릴때 선생님 혼자 버거우시니 학부모 1명이 도우미를 하는 것..

학년초 학부모 총회에 가면 뭔가 하나씩은 꼭 맡아야 하는데;; 명예교사니 학부모 대표니 이런건 정말 꿈에도 엄두가 안나서 덥썩 잡은것이 요것. 그리하야 오늘부터 1시간씩 등교다 ^^

점심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선생님께 대출반납 시스템 이용 방법도 배우고 (바코드 찍는거 오늘 첨 해봤다!) 커피도 한 잔 얻어 마시고.. 4교시 끝나는 종이 울리고 점심을 초 스피드로 먹은 아이들은 드디어 몰리기 시작했다.

우선 제일 첫 손님은 지성이.. -_- 이녀석아. 밥을 먹은거냐, 마신거냐. 앙?!

지성이는 컴퓨터를 하겠다고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해드셑을 끼고 뭔가에 심취해 있다. 도대체 저 녀석이 뭘 볼까..? 짐작엔 영화나 애니를 볼 듯 싶다.

빌려간 책을 반납하는 아이들, 새로 책을 빌려가는 아이들.. 3~4명이 내 앞을 지나가도록 슬쩍 버벅 거렸는데;; 그 다음부턴 거리낌이 없었다. (으쓱~)

5교시 예비종이 치니 갑자기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 나간다. 갑자기 조용해진 도서실에서 잠시 둘러 보겠다 양해를 구하고 비치되어 있는 책들을 살펴보다 정성이 보여주려고 만화삼국지 1.2권을 지성이 이름으로 빌려왔다. ㅋㅋ

 

자.. 오늘 나는 새로운 경험을 했고 그 경험에서 몇 번 놀랐다.

요 책을 빌려가는 학생이 있다 @.@ 중학교에 이 책이 비치되어 있는것도 좀 신기한데 이걸 읽겠다고 빌려가는 녀석이 있는것이다.

그 아이를 붙잡고 '너 눈 먼, 눈 뜬 다 읽었니?' 물으니 다 읽었단다. 오~ 대단, 대단!!

사실 나도 눈 먼.. 만 읽고 눈 뜬.. 은 사 놓고 아직 읽지 않았구만, 누군가에게 눈 먼.. 을 선물했더니 책이 어려버.. 취향이 아닌가벼.. 하며 읽기를 꺼려하는 책이구만, 너는 다 읽고 다른 책을 또 잡는다구?!

 하여간 놀랐다.

 

이 책이 있다. 중학교 도서실에 이 책이 있다.

'선생님. 저 책을 중학생이 읽어요?' 물으니 학생은 두꺼워서;; 안 읽고 과학선생님께 (어디선가) 온 책을 도서실에 비치해 두신거란다.

그럼 그렇지.. 요 책이 중학생이 읽을 정도로 만만한 책이 아닌걸로 알고 있는데 대여해 간 학생이 있다면 장담컨데! 그 녀석 다음날 바로 반납했을것이다.

이건 신기한 스쿨버스가 아니거등. 과연 이 책이 (중학교)도서실 밖으로 대출되어 나가는 날이 있을런가 모르겠다.

 

자.. 그 다음은 놀랐다기 보다 무지 반가웠던 책 :)

오~ 마이~ 가뜨!!! >_<

이 책 세 권이 중학교 도서실에 비치가 되어 있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는 심정으로 책을 꺼내 보니 참 깨끗하다..;; 별로 대여가 안됐다는 증거릴라 -_-

선생님께 물어보니 잘 안나간단다 T_T 선생님도 안 읽으신 눈치시다. '선생님. 저 책 꼭 읽어보세요' 이어지는 주책..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가입니다..'

김혜린님의 다른 책이 더 있나 찾아봤더니 없다. 아쉬웠다.

 돌아오는 길에 중고샵에서 <불의검> 좋은 책이 나오면 사서 기증할까.. 생각을 했다는..

오늘부터 3일간 3학년 학생들 기말고사다. 그래서 한 학년이 빠져나가는 덕분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도서실에 오는 아이들의 숫자가 많이 적다고 하신다. 목요일 부터는 조금 더 복작거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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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11-2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은 보물창고지요.^^; 깔끔한 펜선과 화려한 스크린톤에 익숙한 아이들에겐 김혜린님의 다소 어두운 그림체는 낯설 거 같아요.

무스탕 2008-11-25 09:41   좋아요 0 | URL
그렇죠? 혜린님의 그림체는 요즘 유행하는 일본풍(?)의 그림체랑 영판 달라서 애들한테는 별로일거에요.
도서관은 늘 새로워요 ^^

뽀송이 2008-11-2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5일 동안이나 하시려면 조금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책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하시죠?
지성이...'이녀석아. 밥을 먹은거냐, 마신거냐. 앙?!' 무스탕님 넘~ 재미있으세요.^^ ㅋ ㅋ


무스탕 2008-11-25 09:43   좋아요 0 | URL
첫 날 긴장해서 그런지 힘든건 모르겠더라구요.
그리고 앉아서만 하니까 힘들것도 없어보이구요.
책 구경은 정말 재미있어요 :)

hnine 2008-11-2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자원봉사, 저도 늘 한번 해보고 싶어하는 것 중의 하나인데 용기가 안나서 아직 실행을 못해보고 있어요. 대출, 반납 일은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서가에 책 다시 꽂아 놓고 정리하는 일은 덜 재미있을 것 같네요 ^^
일주일동안 수고 많으시겠어요.

무스탕 2008-11-25 09:44   좋아요 0 | URL
대출반납할때 갖가지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요건 내가 읽은책, 요건 읽어보고 싶은책, 이런것도 있네? 등등..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생각보다 안바빴어요..;;

소나무집 2008-11-2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까지 3년 동안 이거 했어요.
책정리하는 게 제일 힘들지요?

무스탕 2008-11-25 09:46   좋아요 0 | URL
책 정리는 도서부 아이들이 와서 하더라구요.
그렇게 하루 30분정도 책 정리하면 자원봉사 1년에 20시간 준다고요.
어제보니 3명정도가 하던데 돌아가면서 하나봐요.

turnleft 2008-11-25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책 뒤에 꽂힌 독서카드 대신 전산 시스템을 이용하는군요.
독서카드는 누가 이 책을 읽었는지 훔쳐보는 재미가 있는데 말이죠 ^^;

무스탕 2008-11-25 09: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독서카드 없어요 ㅠ.ㅠ
저도 예전에 회사 도서관에서 책 빌릴때 독서카드 보면서 누가 읽었네, 내가 처음이닷! 하면서 봤었는데요 ^^

마노아 2008-11-25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도우미! 아, 로망이에요! 점심을 마시고 온 지성이^^ㅋㅋㅋ
테르미도르가 있다니, 그 책은 '역사' 코너에 꽂혀 있었나요? 자리 배치가 중요한데 말이에요^^

무스탕 2008-11-25 09:47   좋아요 0 | URL
이녀석, 정말 늘 그렇게 점심을 먹는건지 마시는 수준의 시간소요였다니까요 --+
테르는.. 만화책 코너에 꽂혀 있더이다 ㅠ.ㅠ
학교에서는 딱 그 수준으로만 대접을 받나봐요. 오늘 가서 스~을쩍 위치를 옮겨놓고 올까요? ^^;

후애(厚愛) 2008-11-25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제가 다녔던 학교의 도서관을 비교해 보면 요즘 학교의 도서관이 다양한 책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아~저도 도서관 도우미 하고 싶어요. 근데 도우미 시키면 평생 도서관에서 눌러 살지 싶어요~ㅋ

무스탕 2008-11-25 09:51   좋아요 0 | URL
예전에 학교다닐때 전 도서관에 안갔어요. 놀기만 했어요..;;
도서관이라는 곳은 정말 결혼 후에 동네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기 시작했지요 ^^;
아담한 학교 도서관보다 우람한(?) 시립 도서관에서 눌러 살고 싶어요. ㅎㅎ

L.SHIN 2008-11-26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도서실의 책들은 늘 기다리고 있는 것이군요.
자신을 읽어줄 사람을. 헤에~ 멋진데.

무스탕 2008-11-26 14:00   좋아요 0 | URL
자기들끼리 대화 할거에요. 오늘 난 어디로 가고싶다, 어디는 가기 싫다..
새로 들어온 녀석은 어딜 다녀왔다.. 그런거요 ^^

세실 2008-11-27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학교도서관 학부모자원봉사자 연수하고 있습니다.
님도 참여하셨음 큰 도움되셨을텐데....히~~
화이팅입니다^*^

무스탕 2008-11-28 09:31   좋아요 0 | URL
그런 프로그램도 있군요.. 가까운 지역이 아닌것이 참 아쉽네요.
울 동네에도 찾아보면 있겠죠? 제가 워낙 정보와 동떨어진 사람이라서..;;
세실님도 힘내서 아줌씨들을 바른길(?) 인도하소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