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에 남아있는 스리(three)우스... 테리우스, 크라우스, 유리우스.
그 중 투(two)우스가 이 책 올훼스의 창에 나온다.
남장여자 유리우스, 유리우스의 영원한 사랑 크라우스.
이 책은 사실 간단히 적기가 쉽지 않다. 도대체 뭘 빼고 뭘 적어야 제대로 소개가 될까..?
그 둘의 사랑에 촛점을 맞추자니 그건 이 책의 30%만 소개하는 경우이고,
근세유럽의 복잡한 역사를 적어보자니 그것 역시 조족지혈이고, (게다가 잘 알지도 못하고...-_-)
너무나 감미로운 이자크를 적어보려니 스르르 안면 근육부터 풀리고,
유스포프를 빼먹자니 한동안 크라우스와 유스포프 사이에서 갈등(?)하던 내 맘의 배신이고,

이것 저것 다 적어보자니 내 용량의 한계를 분명히 들어내는 일이고...
하여.. 사실 난 이 책에 대해선 적기가 어렵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 해적판이 난무하던 시절 처음 이 책을 접했고 그 당시엔 제대로 작가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고 나라도 러시아가 아닌 폴란드로 번역이 되는 헤프닝이 있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베르사이유의 장미' 도 그렇게 음지에서 번역이 되어서 일찌감치 접할수가 있었다)
어려서 본 유리우스와 크라우스, 이자크, 유스포프.. 그 누구하나 빼먹을수 없는 조연들...
눈동자를 볼수 없는 다비트선배도, 의붓오빠를 사랑하다 죽어간 데리케도, 철딱서니 없이굴다 사랑을 놓친 모리츠도,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크림힐트와 빌클리히의 사랑도...
어린 마음을 휘집어 놓은 책은 두고두고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도대체 정식판이 출판이 되질않아 구하질 못하고 애만 태우다 2001년에 정식으로 출판이 되어 구할수가 있었다.
나이 30이 넘어 읽어도 역시 올훼스의 창은 내 가슴을 두근두근, 뻐근~ 하게 만들었고 다시한번 작가의 역량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개인마다 시각차, 취향차가 있으니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유치하다고, 뻔한 내용이라고 말 할수도 있겠지만 그 많은 등장인물에, 그 많은 사건(역사적이든 창작이든)을 엮어내는 솜씨는 30년전이건 30년이 지난 지금이건 시대를 불문하고 여전히 명작으로 남아있고 내 아이들에게 보여줄 리스트에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 많은 압박에 눌려 이 책을 처분해야 하나... 꽤 고심했는데 이제는 절대 노~!!
죽을때까지 끼고서 살것이다. 유리우스랑 크라우스랑 이자크랑 나 50세 먹어서 다시 조우를 할것이고 60먹어서 다시 읽고 혼자 흐믓해 할것이다.
지금은 다만 압력에 눌려 타인의 손에 넘긴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아쉬울 뿐이다.
그때 조금만 참을걸 왜 그렇게 맘의 여유가 없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