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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수업 - 나를 넘어 나를 만나다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초인수업
나를 넘어 나를 만나다
박찬국 저 l 21세기 북스 l 2014.09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삶은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편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생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우리는 조금도 발전된 답을 얻지 못했다. 수많은 철학가들이 몇 천 년에 거쳐 이에 대한 정답을 제시했지만, 겨우 몇 명만이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냈을 뿐이다. 그 몇명 안 되는 철학가 중 하나가 바로 니체다.
“왜 나의 인생은 힘들기만 한 것일까?”
“과연 삶에 의미라는 게 있을까?”
“세상은 왜이리 불공평한가?”
“우리의 삶에 종교는 꼭 필요한 것인가”
이와 같은 질문에 니체는 평생에 걸쳐 답을 찾았고, 저자는 그러한 답을 추리고 추려 이 책에 담았다. 중학교 2학년 정도의 학생이 읽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쉽게 쓰여져 있는 것이 장점이며, 곳곳에 일러스트레이션이 같이 배치되어 있어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던져볼 만한 10가지의 질문에 대한 니체의 답을 보며 나와 얼마나 많은 의견이 일치하고 불일치하는지 세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는 니체의 사상
니체는 호불호가 강하며, 자기애가 강했던 사람이다.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그 모든 것을 사랑했으며, 나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은 모두 나쁜 것으로 치부했다. 고난이든, 싸움이든, 갈등이든, 종교든, 과학이든, 죽음이든 나 스스로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기질을 가진 용맹한 사람을 주인, 혹은 초인이라고 칭했다.
현실에 순응하고 안주하거나, 극도의 염세주의에 빠져 세상만 탓하거나, 현재의 자신을 바꿀 생각 없이 이상적인 다음 세상만을 기약한다거나 하는 사람.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스스로 낮추고 올라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은 노예라고 칭했다.
니체와 공감하는 부분 vs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
이 책에서는 특히 니체가 종교에 대해 비판한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오늘날도 그렇지만) 당시 대부분의 종교는 과도한 ‘겸손과 인내’를 강조했기 때문이요, 기약 없는 다음 세상을 이야기하며 현재의 삶에서 욕망을 발현하는 행위를 죄악시했기 때문이요, 더 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와 그 신을 사랑했던, 파이이야기의 ‘파이’라는 인물이 니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종교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 않나 싶다.
우선 종교에 대한 부분에서는 많은 공감을 했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종교뿐만 아니라 이후에 과학이나 다양한 이데올로기 등도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살행위에 대한 의견도 새로웠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어리석거나 악한 행위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삶을 완성할 수 있는 고귀한 죽음이라면 정당하다는 것이다. 죽음까지도 더 나은 삶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그러한 생각. 이렇게 참신한 관점이 니체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철학자로 만들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떠한 고통이나 고난, 장애물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또한 경쟁이라는 것은 개개인이 최선을 다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며 경쟁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 것도 나는 100% 동의할 수 없다. 과연 지금의 사회가 나의 열정과 노력을 왜곡 없이 반영해줄 수 있는 사회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우리 삶의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느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