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머리로 이해하는 E=mc2 - F=ma부터 E=mc2까지의 여행
고중숙 지음 / 푸른나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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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학 공식을 피하고 쉽게 말로만 설명하려다 보면 도리어 번잡해지고 실타래 처럼 얽혀서, 그 쉽게 한다는 방법이 더 어려워진다. 즉 차라리 필요한 수준의 수학을 정복하는 것이 노력의 총합에서도 이익이고 이해의 깊이도 깊어진다”고 주장한다. 필요한 수학 수준은 고등학교 이과 수학 (벡터, 미적분) 정도면 되고!!!

그러다 보니 어린 학생으로부터 물리와 관계없는 일반인들까지 폭 넓게 아우르지 못하고 그 대상이 매우 좁아지고 말았다. 똑똑한 고1에서 덜 똑똑한(?) 고3 정도가 될까? 같은 이유로, 책의 성격도 교과 참고서쯤 되어 버렸다. 국민학교 때 (명칭이 바뀐 걸 안다. 그 만큼 옛날이란 의미로 그냥 쓴다) 누구나 한 권쯤 가지고 있었을 텐데, 모든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쓰고 한 문장 마다 좀 더 자세한 설명 (구어체로!!)과 지루하지 않도록 가외加外 이야기 거리가 첨가된 ‘OO전과’라는 참고서가 있었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에 대한 ‘OO전과’가 없었기에 이러한 시도도 의미는 있다고 본다. 관심 있는 고등학생에겐 좋다. 솔직히 본인도 이 책에서 전혀 건진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서점에서 본문 내용을 대충 훑었더라면... 인터넷 서점의 약점이 바로 이거다. 그래서 다양하고 구체적인 독자 서평이 필요하겠다. 이왕 산 거, 막내 동생이나 줄까? 아니면, 갖고 있다가 가끔 들쳐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한데...

ps) 책의 초반부에 느닷없이 엉뚱한 얘기가 튀어나와 당황했었는데, 혹시나 하고 저자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각설하고, 독일 수학자 힐베르트의 묘비에 쓰인 글 형식을 흉내내서 한 마디만 하면, “Science must be nonpolitical. Science will be nonpoli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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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갈릴레오 총서 3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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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의 <피타고라스 정리>로부터 17C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그 증명과정이 밝혀지지 않은 채 탄생되었다. 이 ‘정리’(엄밀히 말하면 ‘추론’)는 300년 동안 수 많은 수학자들의 무릎을 꿇리더니 20C말 드디어 정복된다.

파란 만장한 그 역사과정을 피상적으로라도 잠간 살펴보면, 1955년 <타니야마-시무라 추론>이 타원과 모듈형태가 연결됨을 추론함으로써 대통일 수학의 기반을 마련한다. 1984년 프레이가 ‘비정상적 타원방정식’을 이용하여, 만약 <타니야마...>가 증명된다면 <페르마의 정리>도 증명됨을 밝히고, 1986년 캔 리벳이 <프레이의 오류>를 증명함으로써 프레이의 주장을 완성한다. 결국 남은 것은 <타니야마...>를 증명하는 것 뿐인데, 이제부터 앤드루 와이즈의 7년간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그는 ‘귀납법’을 사용하기로 하고, 19C <갈루아의 군론群論>으로 첫 번째 도미노를 넘어뜨리고, 1991년 <콜리바겐-플라흐 방법>으로 나머지 도미노들을 넘어뜨려 1993년 드디어 증명을 발표한다. 그러나 오류가 발견되어 추가로 2년이 더 소요되는데, 이미 사용했다 폐기했던 <이와자와 이론>과 <콜리바겐...>을 접목하여 비로소 완벽한 논문을 1995년에 출판한다.

위의 낯선 이론 명칭들에 질려버릴 사람도 있을 듯 한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식 수준의 수학 지식만 갖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따라 갈 수 있고 (본인도 그랬다..^^), 보다 전문적인 수학 내용에 대해서는 적당한 수준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가 나름대로 설명해준다. 양념처럼 들어가 있는 주변 이야기 (오해가 없길... 양념도 중요한 요리 재료이다..^^)도 그 양과 질이 우수하다.

여기까지 읽다 보니, 17C의 페르마가 20C의 최신 수학 테크닉과 이론으로 증명을 했었을 리 없다는 의심이 문득 들었다. 좀 더 읽으니, 이에 대한 저자의 언급도 있는데, 페르마의 오류였든지 아니면 보다 영감 어린 17C만의 방법이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덕분에 수학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고, 그 결과 물리학도 마찬가지지만 수학에서도 ‘대통일 수학 (랑랜드 프로그램)’ 이라는 수학 각 영역의 통합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물리학의 대통일 이론의 하나인 ‘양자중력이론’도 수학적 끈이론string theory을 그 도구로 하고 있다. 21C의 화두는 ‘통일’인 듯한데, 과연 완성될 수 있을 것이며 완성된다면 그 이후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글을 마치며 하나 더, 수학이 과학기술 분야에 응용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수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발견을 이루어냈을 때의 즐거움이야 말로 수학의 진정한 존재 가치이고, 역자의 후기처럼 이는 ‘완전함’을 추구하는 순수과학의 존재 이유이며, 순수함, 고결함, 그리고 아름다움 그 자체가 아닐까? 수학자는 아름다운 지성이다!!! –- kstone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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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조지 가모브 지음, 승영조 옮김 / 승산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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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원자 같은 미시 세계에서는 뉴튼 고전 역학이 더 이상 옳지 않으며, 그래서 상대론이나 양자론 같은 현대물리 이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개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주위 세계를 인지하는 五感으로써는 이해될 수 없다'라고 지겹게 들어왔을 듯 하다. 그래서 도통 이해가 안되더라도 원래 그렇다니까 하고 넘어가곤 했었는데, 거꾸로 우리가 미시 세계에 직접 들어가 본다든지, 우리 세계에 미시 세계의 규칙을 적용해 봤더라면 (물론 상상으로!!)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Big Bang 이론으로 유명한 저자가, 이런 상상의 결과를 직접 볼 수 있게 해준다. 빛의 속도가 매우 느리고, 양자 상수가 매우 큰 세상이라니!! 얼마나 멋진 아이디어인가? (Beiser의 현대물리학 4th ed. 제1장 제1번 연습문제로도 인용되었다)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 학생이라면, 탐킨스씨의 모험을 따라가며 그가 이해하는 만큼만 쫓아가도 현대 물리의 신비감을 맛볼 수 있겠다. 고학년이나 물리를 전공하려는 대학생이라면, 탐킨스씨 보단 훨씬 똑똑한 (당연하지!) 노교수의 강의에서 보다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복잡한 수식부터 풀기 전에 개념 정립을 위해서도 이런 종류의 책을 먼저 보고 전공 서적 공부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더구나 이렇게 저명한 학자의 호평 받는 저서임에야!!!

개인적인 입장에선, 한참 늦은 지금에서야 본 책을 봤으니, 공부를 거꾸로 한 셈이지만 손해볼 것은 없다. 전공 책을 다시 보면 되니까!!! 아마도 예전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도 있을 법하다 (시험 볼 필요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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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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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세 부류의 독자(문외한, 전문가, 공부중인 사람)를 염두에 뒀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진화 생물학의 문외한 입장에선 결코 쉽지 않은 책일 듯 하다. 저자가 공상 과학 소설처럼 읽어 달라고 했지만, 논리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앞 페이지로 몇 번을 다시 돌아가고, 밑줄까지 쳐가며 공부하는 것처럼 읽어야 했다. 특히 물리/화학적 언어에 익숙한 사람에겐, 본 책의 가설이나 논리 전개가 영 낯선 언어로 쓰여진 추리 소설 같았다고 할까? (저자도 생물학이 무엇인가라는 그 자체가 추리 소설이라고 하긴 했다) 예로, “먹이를 동생에게 양보하는 것이, 근친도나 유전자 소유 확률 등으로 따졌을 때 나의 유전자를 위해서도 유리하다.”라는 식의 논리는, 생물학에서는 일반적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쉽게 수긍이 되지 않았다. 검증 실험 디자인도 불가능한 가설?!?!

어찌 됐던 문외한이 끙끙거리며 이해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된 내용은 북리뷰와 많은 서평에 잘 정리된 듯 하니까, 여기선 특이하게 인상적인 것들만 읊어보자. --- 자기 복제자인 DNA가 운반자인 동식물로 하여금 병목 생활환(bottleneck life cycle)을 갖게 하며, 그 형태뿐만 아니라 행동(!)까지도 결정한다. 집단 내 각 개체의 행동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ESS)’으로 귀결되는데, 이는 다름 아닌 유전자의 영속성을 위함이다. 개체의 공격성, 친족 관계, 가족 계획, 세대/암수간 대립 등이 모두 해당된다. 다행히(?) 인간은 ‘문화’ 라는 것에 의해 어느 정도는 차별된다 (‘밈 유전자’ 도입). 개정판에서 새롭게 추가된 '비영합 게임 이론'과 '연장된 표현형'은, 경제학의 ‘죄수 딜레마’ 이론으로 이타성을 설명하고, 유전자가 개체 몸 속에 한정되지 않고 외부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수백 야드까지 – 비버).

그러나 위는 지엽적인 부분 부분들일 뿐이고, 책 전체의 메시지는 분명 매력적이고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저자가 책 전체에 걸쳐 계속 강조하는 것이, 유전자가 의식을 가진 목적 지향적인 존재는 분명 아니며, 맹목적인 자연 선택의 작용에 의해 마치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존재인 양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즉, 자기 복제자는 자기 고유의 성질이 아니라 세계에 대하여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 덕분에 살아 남는다. 그렇다면,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라는 제목과 책의 주 논지인 ‘결정론적 생명관’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겠다. 어떤 한 유전자가 지가 살겠다고 이용하는 단순한 로봇으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많은 유전자들에게 전쟁터를 제공하고 그 결과를 이용하는 관리자(?)로서 인간을 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ps) 책 읽는 데도 참 오래 걸렸지만, 서평을 쓰는 것도 며칠이 걸렸다. 거의 책을 처음부터 다시 훑어야 했다…--; 덕분에 책을 좀 더 이해할 수는 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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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 개정증보판 정재승의 시네마 사이언스
정재승 지음 / 동아시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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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박사의 <과학 콘서트> 이전에 발간되었던 책이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그의 노력이 아주 좋은 매개체(영화)를 만난 듯 하다. <과학 콘서트>에 비해 과학적 세부 깊이는 좀 덜한 면이 없지 않아 있으나, 매개체가 ‘영화’이니 만큼 그 정도면 딱 알맞은 눈높이겠다.

모 신문사의 북리뷰에서, 정재승 박사를 보더니스, 베르베르 같은 특급 저술가로서 기대하겠다는 글을 봤다. 그의 본업이야 자신의 전공을 열심히 연구해서 훌륭한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겠지만, 그러한 내공(?)이 쌓이고 쌓여 그의 글 재주와 결합된다면 충분히 기대해 봄직하다. 이왕이면 영문판도 동시 발간해서 해외 시장도 석권해보면 어떨까?

동년배의 과학도(?)로서 ‘심정적 응원’을 보냄과 동시에 대중을 향한 그의 ‘순수성’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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