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대칭성
앤서니 지 / 범양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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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이 있다. “나는 신이 이 세상을 어떻게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 나는 이런저런 현상이나 이런저런 원소의 스펙트럼에는 흥미가 없다. 나는 신이 생각하는 바를 알고자 하며, 그 나머지는 세부적인 사항이다.” 뜻인즉슨, 수많은 현상론적 법칙을 순수 기하학에 기반을 둔 단 하나의 기본법칙으로 대치시키겠다는 것이다. 자연의 궁극적인 구도design를 밝히자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두 가지 심오한 원리가 바로 ‘대칭성’과 ‘재규격화’이다.

대칭성의 원리는, 물리적 실재가 서로 다른 관측자에게 표면적으로 다르게 지각된다 하더라도 사실상 하나이며, 구조의 단계에서는 같은 물리적 실재라는 것을 말한다는 데, 회전변환이나 반전변환parity 같은 것은 기하학적 대칭이기에 머리 속에서 쉽게 그려진다. 그러나 하이젠베르크 이후의 대칭성은 기하학을 떠나 추상적 내적 공간에서의 대칭성으로 확장된다. 즉, 절대 내 머리 속에서 쉽게 상상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렇더라도 결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숙지해야 할 key word가 많다. 전하반전불변성(하전공액), 상대론적불변성(로렌츠변환), 일반공변성(동력학적 대칭성), 하전스핀 대칭성, 기묘도 보존, 비아벨 게이지 대칭성, 국소적 대칭성, 점근적 자유이론, 대칭의 자발적 깨짐, 양-밀스 이론, 힉스 장, 군 이론... 솔직히, 이런 용어들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친절한 편이 못 된다.

그래서 내가 이해한 결론은 어설프다; 이러 저러한 대칭성에 의해 전자기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작용에 대한 하나의 이론『표준 이론』이 만들어졌다. 광자와 W, Z보존은 양-밀스의 게이지 보존으로 서로 연결되며 대칭군에 의해 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좀더 나아가 (점근적 자유이론에 의해 어떤 에너지 단계에서는), 강한 상호작용까지 통일되었다『대통일 이론』. 광자, W, Z보존, 그리고 8개의 글루온을 하나의 양-밀스 이론의 게이지 보존으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왜 전자와 양성자가 정확히 같은 크기와 반대 부호의 전하를 갖는 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SU(5) 대칭군에 의해 저절로 그런 결과가 도출된다. 군 이론은 이후 16차원의 SO(10)까지 확장된다.

하나 남은 게 ‘중력’인데, 이 책이 씌어진 게 1986년이라 중력까지 아우르는 초중력이론, 초끈이론에 대해서는 간략히만 소개된다. 초끈이론을 포함하는 최근의 현대물리 대중과학서들을 보면, ‘대칭성’이라는 말을 종종 볼 수 있다. 좀 더 알 필요가 있겠다 싶어 이 책을 골랐지만 결코 쉽지는 않았다. 무릇, 과학대중서를 쓰려는 저자는, 일반인과 전공자의 중간 어디에선가 그 수준을 고민할 텐데, 문외한인 내가 볼 때 결코 알아먹기 쉬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림도 별 상관없고, 비유도 어설프고... 쩝, 입맛만 다시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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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맞은나무같이 2021-04-29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외한이시라면서 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어떤 식으로 쓰여져있는지 딱 그려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