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의 모험] 서평단 알림
마르코 폴로의 모험
러셀 프리드먼 지음,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34)

 쿠발라이 칸은 군대를 이끌고 대륙을 휩쓴 몽골족의 대담무쌍한 족장 칭기즈 칸의 손자였다. 마르코 일행이 상도에 도착할 당시 몽골 제국은 지금의 중국에서부터 러시아와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마르코는 쿠빌라이를 가리켜 "백성의 숫자에서나, 영토의 크기에서나, 보물의 값어치에서나 세상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지배자"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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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는 칸이 집 없는 아이들을 거두어 교육을 시켰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교육 체계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시의 기록을 통해 쿠빌라이 칸이 수천 곳에 공립학교를 세워 가난한 농부의 자식을 비롯해 모든 아이들에게 기초 교육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전까지는 오로지 부자들만 읽고 쓸 줄 알았다.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에서도 쿠빌라이 칸이 지향하는 보통 교육을 실시한 적이 없었다. 서구 사회에서 정부가 팔을 걷어붙여 어린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기까지는 약 500년이 걸렸다.

하지만 칸의 정책 가운데 13세기의 유럽 사람이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무래도 그의 종교관이었을 듯하다. 단 하나의 종교만 줄곧 고집했던 중세 유럽의 기독교 왕들과 달리 쿠빌라이는 신앙이 각양각색인 민족을 다스렸다. 그중에는 기독교도 있었고, 이슬람교도도 있었고, 불교도도 있었고, 유대교도도 있었다. 그는 자기가 정복한 민족들에게 완전한 충성을 요구하긴 했지만 제국 전역에 신앙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포고를 내렸다. 이런 종류의 법률로는 아마도 세계 최초가 아니었을까 싶다. 몽골 제국에서처럼 각기 다른 신앙을 지키며 서로 사이좋에 평화로이 지낼 수 있었던 곳은 일찍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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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위인전기를 쓰는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쓴 이 글은 신문 기사 짜깁기 같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신기한 일들을 나열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았다.

위인전기에는 구체적인 일화를 들어 주인공의 성격, 성향, 다른 이들과의 갈등을 통한 성장 등이 그려져야 하는데, 여기서는 "마르코 폴로는 어쩌구 저쩌구 했다." 등의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었다.

위인전기나, 혹은 이 글이 기행문이라고 할지라도 이야기가 있는 글은 사실의 나열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시종일관 뻣뻣한 문체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일에 급급했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회상을 비춰보며 현재의 모습을 연관시켜 보는 재미는 있었다.

앞에 쓴 글에서처럼,

지금 우리 사회가 쿠발라이 칸 시대처럼 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성공은 도덕적 성공을 곧 의미한다는 교훈을 되새겨 보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글은 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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