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의 길을 가라>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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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길을 가라 - 인생의 숲에서 길을 잃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프랜시스 타폰 지음, 홍은택 옮김 / 시공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
이 말이 무서웠다. 이런 말을 당당하게 하는 사람들조차 피했다. 자기 생에 너무나 당당한 사람, 삶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어서였을까?
사실, 삶을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무대에 한 번밖에 서 보질 않았는데, 초보 연기자들이 어떻게 연륜이 넘치는 연기력을 펼칠 수 있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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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인생은 모험의 연속이다. 사실 이 책은 모험을 부추기고 있다. 모험을 하지 않으면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니까. 열정을 가지고 임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살면서 미끄러지고 넘어질 것이다. 그러나 먼저 겪은 사람들에게 배우기만 하면 피해갈 수 있는 것들이 많다.
(171)
랄프 왈도 에머슨은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라고 말했다.
(174)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한다. 그러나 위대한 사람만이 실수를 통해 배운다.
(176)
인생의 목적은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고, 그것은 감당할 만한 지출 수준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나의 열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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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이 책은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내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간 구절이 많았고, 그러면서도 내 삶을 위로해 주었으니 말이다.
으레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것들을 내팽개치고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글이나, 특이해 보이는 여행기, 즉, 잘 나가는 판사, 법조계를 때려 치우고 아프리카 대탐험하다, 벼락 부자된 성형외과 의사의 나홀로 오지 여행 365일, 같은 내용의 글을 읽으면 대개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남들은 나를 미쳤다고 한다."
이들은 자기가 일반인들과 달리 삶 앞에 당당하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특이체질이라는 것을 미리 못 박아 두려고 한다. 그러한 책을 읽다 보면, 내 삶에 당당하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아프리카나 북극 한 번 갈 생각하지 않고 직장상사나 동료 눈치나 보고 사는 내가 비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나를 비굴한 인간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다.
아직 삶 앞에 당당해질 수 없는 방법을 찾지 못한 나를 어설프게 위로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더듬거리며 조금씩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역사를 통해, 실수를 통해 배우면 된다고 위로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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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엽기적인 열정을 추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남들이 가지지 못한 열정을 가지고 있음을 기뻐하고 자축할 일이다. 그 열정은 당신에게 목표를 추구할 힘과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의지를 선사할 것이며 당신이 상상한 것 이상의 성취감을 맛보게 해줄 것이다.
(122) 성공적인 하이커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해주는 유일한 공통점은 의지력이었다. AT 전 구간을 한 시즌에 완주하는 사람은 깨지지 않은 의지가 있었다. 트레일을 완주하겠다는 열망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어떤 것도 그들을 멈추지 못했다. 바위같이 단단한 용기 덕분에 힘겨운 여정에서 닥쳐오는 두려움과 불행을 물리칠 수 있었다.
(123-124) 용기를 내는 비법은 그 길로 갔을 때 길 끝에서 어떤 모습일지 눈 앞에 그려보는 것이다. 미래로 자신을 투사한 후, 하던 일을 계속할 경우 5년이나 10년 후에 기분이 어떨지를 상상해 보라. 그 다음에는 오늘 변곡점을 만들어낸다면 얼마나 더 행복하고 인생이 충만할 것인지 생각해 보라. 목적지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가는 여정도 떠올려라. 열정을 가지고 하이킹한다면 무심하게 갈 때보다 더 재미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미래들을 그려보면 열정을 추구하고 싶은 동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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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비정규직으로 향한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선택이었다. 나에게 맞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를 대며 말이다. 하지만, 십 년 동안 이렇다 할 변화를 목도하지 못한 나로서는 스스로의 선택에 자신감을 갖기가 어렵다. 그래도 나를 지금까지 버티게 한 힘은,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겠다는 열정이 아니었을까, 뒤늦게 자신을 위로해 본다. 또, 앞으로 이 분야에서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손가락을 꼽아보며 미래를 계획하는 나를 보며 "그래도 잘 했어."라며 자신에게 칭찬을 건네 본다. 아주 오랜만에.
* 서평단에 선발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평소 읽었던 자기계발 도서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책이었습니다. 자기계발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자기를 되돌아 보며 나아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었으니까요. 아주 훌륭한 책을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