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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올해 여름엔 홍콩을 다녀왔는데, 나름 신경을 써서 가져간 책이 김영하의 <여행자 도쿄>, 김연수씨의 <여행할 권리> 이 두 권이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여행할 권리의 몇 페이지를 읽는 동안 나는 깨닳았다. 이 책은 쇼핑과 온갖 디저트로 점철될 이번 여행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실제로 정말 쇼핑을 즐겼다.)
<여행할 권리>를 다 본 것은 서울로 돌아와서 몇일이 지난후였다. 그리고 <내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같이 본 친구와 대략 이런식의 대화를 헀다. '이 사람 학생때 NL인건 말 할것도 없고, 왜 이렇게 지금까지도 북한이니 간도니 그 시절의 독립 운동이나 사회주의 계보와 변절 같은거에 집착하는 걸까?'
그리고 <밤은 노래한다>가 출간되자마자 <여행할 권리>에서의 간도 여행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에 강한 관심을 보인 것은 그때문이다. 굳이 작가후기를 보기 전에도 이 책이 오랬동안 하고 싶었고 끊임없이 준비해온 이야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 약역만 보아도 어느 정도 그 일관성을 알 수 있다.)
매혹 되었다. 라고 해야할까. 한 사람이 특정 시대의, 특정 지역의, 특정한 사람들이 사물과 역사를 느끼고 인식하는 방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싶었고, 얼마나 그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지. 한 사람이 남들이 외면하는 어떤 대상에 빠져들고 계속 천착해 가는 모습을 보면 희열을 느낄때가 있다. <밤은 노래한다>가 그렇다.
'나는 원래 뭔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세계가 그 열망을 도와준다고 믿으며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다. 대신에 조건은 있다. 온 세계가 그 열망을 도와줄 때까지 계속 간절히 원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열망이 이뤄질 때까지 열망한다. 나는 좀 그렇게 생겨먹었다.' - 작가의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