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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럼피우스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0
바버러 쿠니 글, 그림 |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만 4, 5세 경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아동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어린 소녀 앨리스는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앞으로 어른이 되면 먼 곳을 여행하는 것과 바닷가 근처에서
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어린 앨리스에게 할아버지는 엘리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다고 하셨죠.
할아버지는 그 일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어른이 되어 미스 럼피우스
로 불리게 된 앨리스는 도시로 나가 사서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약속들을 떠올리며
여기저기 먼 곳을 여행을 하게 되고, 이윽고 세월이 흘러 바닷가에 집을 짓고 정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한가지 약속이 남아 있었어요. '어떻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지?' 미스 럼피우스는 고민하게 되었지요.
어느 날 미스 럼피우스 집 안에 핀 루핀 꽃의 씨앗이 바람과 새에 의해 숲 속에 옮겨져, 숲 속에서 활짝 피게
된 루핀 꽃을 발견한 순간 미스 럼피우스는 어떻게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지에 대한 해답을 얻습니다.
그 때부터 미스 럼피우스는 마을 구석구석에 루핀 꽃 씨앗을 뿌렸어요. 처음엔 사람들은 미스 럼피우스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었지만, 그 다음에 마을 곳곳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루핀 꽃들을 보며 미스
럼피우스가 한 일을 이해하고, 아름답게 된 마을에서 행복해하며 미스 럼피우스에게 고마워했대요. 미스
럼피우스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훌륭하게 지킨 셈이지요.
미스 럼피우스는 작은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줍니다. "얘들아, 자라서 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렴."
이야기가 심오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린이가 의미를 잘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신다구요? 하지만
간결한 본문과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어린이들도 이 이야기가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전번에 제가 사랑하는 아이에게 질문했던 것이 떠오르더라구요? 얘야,
너는 무엇 때문에 사니? 공부는 왜 하는 것 같니? 삶에 대한 질문에 쉽게 대답을 못했던 아이가, 후자쪽엔
'앞으로 세상을 좀더 편하게 살기위해서가 아닐까요?'라고 대답하더라구요.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저는 그 아이의 마음 속에 무엇을 심어 주었는가 약간은 미안한 마음도 들었
습니다.
요새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부자"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글쎄요, 부자가 되어도 좋겠
지요. 하지만 미스 럼피우스의 할아버지나 혹은 미스 럼피우스처럼 "그래 아가야, 그런데 네가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라고 한 가지를 덧붙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아이들은 평생 마음에 간직할 것입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당신의 사랑하는 어린이와 이 책을 읽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너는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니? 무슨 일을 하고 싶니? 차분하게 물어 보세요. 이 책을 통해 아이와 부모님이
아이의 청명한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