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동문학 시간에 교수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환상동화로 소개해 주셨던 책입니다.

기존의 많은 환상동화들은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주고자 하는 교훈을 직설적으로 주입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 어떤 한 소년이 음식을 가려먹었는데, 그날 밤 꿈 속에서 갖가지 음식

재료들이 나와 소년과 신나게 놀고,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던가 아니면 소년이

음식을 고루 먹지 못해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이야기와 사건 속에서 음식을 골고루 먹을 것을

결심한 소년이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식습관을 개선하게 된다는 식의 어린이들이 고쳐야 할 나쁜

버릇이나 교훈 등을 환상이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주입시키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문학에서의 "환상"은

어른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동화들이라고 해서 재미가 없다거나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뻔한 이야기에 식상하게 만들곤 하기도 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기존의 선입견을 깨는 파격적인 환상동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환상이라는 장치는 순전히 이야기의 주인공인 "맥스"가 온전한 주체가 됩니다.

맥스의 상상의 세계에서는 맥스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거나 맥스를 교화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맥스는 자신의 상상의 세계에서 철저한 왕으로 군림하지요. 환상의 세계에서 맥스는 능동적으로

모든 것을 이끌어 나갑니다. 맥스를 위협하려고 했던 무서운 괴물들은 맥스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맥스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고 의지하는 존재가 되고 말지요.  어떠한 선악이나 옳고 그름의 잣대

없이 악동인 유아가 한번쯤 해봄직한 상상의 모험을 활짝 펼쳐지는 이러한 동화가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 1963년에 발간되었다고 하니, 대단히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나게 읽어 보세요. 맥스와 괴물들처럼 춤도 추고, 소리도 내어 보고, 맘껏 놀아보세요.

맥스와 괴물들이 되어 보세요. 그래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확장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이 때,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어떤 교훈을 가지게 될까?' 이런 생각은 과감히 날려 보내세요.

맘껏 즐기며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는 것, 그것이 독서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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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2021-10-15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인 모리스 샌닥이 몸이 아파 집안에만 있어야 했고 공상을 하고 그림을 그리던 유년기의 영향이 아닌가 싶은데 그래도1963년이면 파격이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