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역시 박상륭만큼은 아니었다. 이 무섭도록 유식하고 창조적인 아저씨의 유머를  조금은 알아들을 것 같다.

'... 현재란 규정될 수가 없는 거고, 미래란 현실적 실체가 없는 마치 현재적 기다림과 같고, 과거란 현실적 실체가 없는 현재적 기억과 같은 것...' 이라고 틀뢴이라는 가상 공간의 어느 학파가 주장했다고 능청을 떠는 보르헤스.

깨알같은 역주들이 처음엔 부담스럽기만 하더니, 이제 와서는 친절한 길잡이로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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