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 번 거창하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 그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도 궁굼했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가 누구인지.
오랜만에 타인의 책장에 꽂힌 이 책에 눈길을 주었다. 뭔 내용이었더라....도무지 장면 하나 떠오르지 않는다. 마땅히 할 일도 없었기에 쓰윽 뽑아들고 휘리릭 넘겨본다. 그래도 당췌 떠오르는 것이 없다. 어라? 이거 읽은 책 맞어? 확인차 책장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어느새 169페이지다.
아마추어의 책을 읽는 것은 가끔 고통스럽다. 더구나 의욕이 넘치는 신인의 글은 더하다. 의욕에 넘쳐 있는 이사람의 수다를, 아직 세련된 말주변을 체득치 못한 이 열에 들뜬 직설법을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