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여지껏 겪어보지 못한 복통을 경험했다.

명치끝 어디쯤의 장이 배배 꼬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면 가느다란 호스로 굵직한 무언가를 억지로 밀어넣느라 호스 입구가 갈라지고 헤지는 느낌이랄까.

가끔 느끼는건데 글로 쓰고보면 모든 것이 대단치 않게 느껴진다.

네 시간이 넘도록 데굴거리고 안절부절하던 그 고통이 이렇게 문자화되고 보니 참으로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 후후후...

당신이라고 해서, 이런 하소연에 남다르게 절실히 느껴줄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당신이 나 아닌 객체라는 것을 어느 한 순간에도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을 잊는 순간부터 더 외로워지고 초라해 질 것을 안다. 이제 그런 바보짓은 그만한다.

첫눈이, 밟아볼 만큼 내려 주어 감사했다.

당신이 작게라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여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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