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빛이 어둡다.
오랜만이다.
좋다.
당신에게 엽서를 한 장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흐린 하늘을 봐서 좋다고.
창가의 맺힌 물방울인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무궁화 잎파리 뒤에서 분주한 진딧물인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도올의 강의를 열심히 듣는 육십대인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아이 손에 삐뚤빼뚤한 선으로 그려진 기찻길인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진분홍 립스틱인도 모르는 당신에게
그래서 나 오늘 기분이 좋다고 엽서 한 장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