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하면 당신이 피식 웃을까 모르겠다.

런닝머신위에서 달리고 있자니

내가 도시의 시지프스라도 된 듯한다.

기계는 내가 달린 거리가 2km가 조금 못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그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약간의 어지럼증과 함께.

그렇게 부지런을 떨며 걸었는데 왜 여지껏 이자리에 서 있지?

잠깐 두뇌회전이 멈추면서 멍청한 의문이 스친다.

그리고는 다시 제정신.

아, 나는 그저 운동하는 중이었지. 어디 가려는게 아니었구나.

시지프스와 같은 절망은 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구나.

나는 그처럼 높은 산으로 바위를 올려야 하는 천형을 받은 게 아니었던거야.

 

당신이 곁에 있었다면 이런 바보같은 순간은 있지도 않았을 것 같다.

당신과 함께 운동하고 싶다.

무엇이든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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