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만화에 염증이 느껴진다.
그래서 같은 곰 이야기라도 '브라더 베어'보다는 '곰이 되고 싶어요'를 선택해 아이에게 보여준다.
'Prince and princess'를 만들었던 프랑스 에니메이션팀의 신작이라고 한다. 몇 가지 상을 수상했다니 '좋은 만화'의 객관성도 어느정도 확보된 셈이다.
배경은 아마 북극인듯 하다. 아기곰을 잃고 슬퍼하는 엄마곰을 위해 아빠곰은 인간의 아기를 훔쳐다 준다. 엄마곰의 사랑 속에 스스로를 곰으로 알고 자라는 아이. 그러나 아기를 잃어버린 엄마와 아빠는 아이를 되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결국 아빠는 엄마곰과 아기의 보금자리를 찾아낸다. 지키려는 엄마곰과 되찾으려는 아빠의 사투끝에 엄마곰은 아빠의 창에 찔려 쓰러지고 아이는 인간의 집으로 데려와 진다. 시간이 지나도 인간의 생활에 길들여 지지 않는 아이는 언제나 엄마곰을 그리워 하며 곰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갈망하고, 결국 산신이 알려준 세가지 고난을 견뎌내어 곰이 된다는 이야기.
가끔 아이를 괴롭히는 늑대말고는 이렇다할 악한도 없는데, 이야기는 계속 갈등과 대립속에 있다. 아무도 미워할 수 없다. 아기를 훔친 아빠곰도, 엄마곰을 죽인 아빠도. 늘 정의의 주인공이 악당과 대결하여 멋지게 승리해 내는 디즈니 만화와 가장 큰 다른 점이다. 인생은 선과 악으로 구분지어져 있기 보다는 이것인가 저것인가 선택에 의해 더 자주 구분되곤 한다는 진실이 담긴 에니메이션이다. 끝내 곰이 되어버린 아이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우리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다만, 같이 본 아이는 재밌었냐는 질문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엄마 곰이 죽어서 슬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