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가장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는 영화 '피터팬'을 보다.
영원히 늙지 않는 동심의 나라 네버랜드와 그 곳의 진정한 주인 피터팬은 그간 지나치게 미화된 채 우리 아이들에게 군림해 왔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는 월트 디즈니사의 죄가 크다.
하여 피터팬은 어린이의 동심을 영원히 간직한 동경의 대상이 되었으며 현재 나의 닷서살짜리 꼬맹이의 영웅이기도 하다. 네버랜드는 그러한 어린이들의 모험에 가득찬 천국.
헌데, 영화가 노골적으로 이러한 피터팬의 환상에 불만을 토로한다. 피터팬은 사랑을 알지 못하는 반쪽인간이란다. 네버랜드의 인어들은 음산하고 사악한 모습이며, 그곳의 아이들은 사실은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보통의 아이들이란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반쪽인간 피터팬, 사랑을 알지 못하는 미완의 존재.그러나 어쨌든 그 덕에 그가 겪는 고통은 웬디의, 마이클의, 존의 일백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반쪽인간 피터팬이 동경의 대상인 것도 영 어불성설은 아닌 셈이다.
어른인 당신에게 이 영화를 한 번 들여다 보도록 권하고 싶다. 어딘지 모를 갑갑함과 슬픔이 복받쳐 올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