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아무래도 좋은 일들이 제법 일어나려나보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러 가며 신바람에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밤 11시 반에 극장 의자에 앉기는 처음이었다.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무했던 관계로, 권상우의 뽀다구나는 몸매를 무기로 한 '두사부일체'류의 코믹액쑌을 짐작하고 있다가 이거 그건 아니구나 싶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 시절 언저리를 그 세대로 살아낸 남정네들은 영화의 리얼리티에 대해 자못 흥분하며 증언해 준다. 거칠면서도 왠지 예쁘다고 느껴지는 화면으로 묘사된 그 시절의 억눌림과 그시절의 사랑과 그시절의 정의.
혀가 짧고, 너무 대중적인(?) 몸매를 갖고 있기는 해도 권상우가 그리 나쁜 배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를 대상으로 뭔가 기대해도 괜찮지 싶은데, 당신 생각은 어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