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글맛의 비결/가수 조영남
재미있는 삶, 맛있는 글
나는 재미있는 삶을 위해 '웃다 죽다 조영남'이라는 묘비명을 작성했다.
죽기 전까지는 악착같이 재미있게 살려고 아인슈타인과 파인만의 물리학 이론까지 그냥 읽어 제꼈다.
7년 미국생활에 나는 우연히 시인 마종기를 알게 되었다. 마종기 시인과의 연줄로 황동규, 정현종, 김영태 같은 시인을 줄줄이 만나보게 되었고, 천하의 글쟁이 이제하가 존재한다는 것과 기형도의 위대함까지 눈치채게 되었다. 나의 확장작업은 끝이 없었다. 보들레르, 랭보, 말라르메, 에드가 앨런 포, '북회귀선'을 헨리 밀러와도 괘 깊은 교우를 트고 급기야는 우리네 요절시인 이상(李箱)이, 위에 거론한 시인뿐 아니라 난다 긴다 하는 동서고금의 현대시인들 맨 꼭대기에 제왕처럼 군림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글쓰기의 이맛저맛을 설렵한 결과였다.
나는 오래 살았고 더구나 얼굴 파는 직업의 소유자라서 참으로 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박정희부터 노무현까지 대통령을 만났고 부시를 비롯해 클린턴, 예친, 고르바초프까지 만났다. 그런데 그 중에 백남준보다 더 해박해 보이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역사, 문화, 철학, 예술뿐 아니라 영어, 불어, 독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데 두 손을 번쩍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우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어로 쓴 이우환의 산문이 일본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두 편이나 실려 있는 걸 내 눈으로 확인했다. 이게 보통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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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호 신동아의 부록이었던 [글쓰기의 쾌락]이라는 것을 읽다가 밑줄그어 두었던 글이다. 글을 잘 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얼굴이 알려진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느끼는 점을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을 읽고 공감이 갔었다. 2004년 1월호 부록은 [지성인으로 거듭나기 현대사상 키워드 60]이다. 이효리가 당당한 브랜드라는걸 책속에서 얼핏읽고 코방귀를 꼈다. 세상이 참 우습다.
* 유언장을 미리 써보기, 정말 시간을 내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