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묘지기행 1
고제희 지음 / 자작나무 / 1997년 6월
평점 :
품절


예전엔 명당(明堂)이라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半信半疑)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거의 확신(確信)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사후세계를 믿는 편도 아니고 묘자리로 인하여 후손에게 발복한다는 것도 신봉하지는 않는다. 호화분묘나 명당을 고집하기보다는 화장이나 납골당을 이용하는 방법을 통해 묘지로 인한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는 것들을 개선해 나가는 쪽으로 장묘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소위 명당이라는 곳엘 가보게 되면 좋고 아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까지 가 보았던 명당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남연군 묘다. 가야산으로 둘러 쌓인 그곳에서의 눈맛과 아늑함을 잊을 수 없다. 정말 지관의 말처럼 2대에 걸친 황제를 배출한 길지임에 틀림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조선왕릉을 가보았는데 모두 다 명당이라고 칭하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배수가 잘 되고 앞이 막히지 않았고 물은 돌아서 나가고..... 결정적으로 이 책의 재미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선산에 관한 내용때문이었다. 그 내용을 근거로 주변에 얘기를 했더니 반감을 표하던 이들이 수긍하는 모습을 보면서 발복이라는 것에 조금은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아무튼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고 맹신만 하지 않는다면 명당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과학적인 통계를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명당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