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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영지주의다 - 기독교가 숨긴 얼굴, 영지주의의 세계와 역사
스티븐 횔러 지음, 이재길 옮김 / 샨티 / 2006년 12월
평점 :
영지주의에 대한 해설중, 실존주의와의 대조는 영지주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주류 개신교가 교의 중심의 종교라면, 영지주의는 하나님의 비밀한 지식을 이야기하며, 대속을 이야기 한다면, 해방을 이야기 한다. 또한 주어진 현실의 삶에 조건을 받아들인다는 실존주의와 현실의 삶을 초월하려는 영지주의의 접근은 신선하다.
그 중에서 깊이 와닿은 것은 영지주의 비폭력성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며, 영성의 다양한 접근을 이끌어 간다는 측면에서 주목해서 볼만한 내용들이 많다. 특별히 다양성에 혼란을 가중 시킨다는 개신교 체계주의자들의 논박이 영지주의가 혼란의 대상으로 몰고가기에 충분했다. 4세기 가량부터 교부철학자들의 이러한 신랄한 비판과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기독교 공인 사건은 기독교가 하나의 체계로 편입 되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하나의 사회 논리체계와 법제화 시키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영지주의는 이러한 논리, 체계, 획일적인 형태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웠고, 내재적인 사상의 흐름 자체가 이런 시도가 영에 대한 폭력적인 행위임을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그러나 논리의 폭력성이 영혼의 힘을 힘을 압도하고, 폭력은 평화를 이긴다. 이것이 종교의 역사에서 펼쳐 진다. 영지주의는 이러한 역사의 질곡속에서도, 시대의 요청에 대한 영혼의 요구로 다시금 세상에 드러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영지주의의 비도덕성과 혼란을 가져다 준다는 편견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도움을 준다. 반드시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