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편지 - 지구 살림 민병대 여성 전사들이 보내는 여신의 십계명
정현경 지음, 곽선영 그림, 제니퍼 베레잔 노래 / 열림원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사람이 살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되게 할수 있는 것은 사람이 몇 있을까? 삶이 텍스트로 이루어져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수 있다. 사변의 영역에서 실천과 삶의 영역과의 일치는 개인의 단호한 결의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의 경험의 영역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자신의 신념과 이상에 대한 실천을 조직이나 단체가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조직은 합리적이며, 정적이며, 자기 방어적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폭력적이고 비관용적이며 힘의 논리로 좌우한다. 그리고는 내부를 구성원들을 조직의 안정성 제공이라는 마약과 단란한 가정이라는 광고의 중독속에서 지내게 된다. 미쉘푸코의 말과 같이 성이라는 개인적인 사건들은 정치적이며 권력 집단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는 권력 투쟁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조직은 개인의 숭고한 삶에 지원을 하기에 앞서서, 그런 선각자의 삶을 가만히 놔두려 하지 않는다. 어찌되어든지 말살하려 한다. 정합적이며, 논리적이며, 권위적이며, 폭력적이며, 착취적이며, 일방적인 조직의 생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경의 책은 이러한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준다. 그의 글은 자신의 조카인 리나를 생각하면서, 간곡한 어조로 깊은 애정의 글을 남기기에 더욱 감동을 가져다 준다. 우선 사회를 나아가서 진실된 자신을 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해본다. 자신에 대한 준비와 사회 생활에서의 준비와 영성의 준비로 3단계를 구분할수 있겠다. 그러나 이 세단계 마저도 단순하지만 복잡한 상관관계로 얽혀져 있어서, 무엇이 선행이고, 무엇이 후행인지를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여성답게 산다는 것이, 남성답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언뜻 보기에 남자들에게는 이 책은 필요 없게도 보인다. 에코페니스트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이기에 이 내용이 얼마나 구역질 나겠는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31세의 남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소중함은 이제까지 행해져 왔던 지긋지긋한 성의 담론들을 뛰어넘고 있다. sex라는 말이 가르다 구분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구원의 가르침인 예수 그리스도안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사라진다고 바울선생은 이야기 한다. 그리고 칼융은 모든 인간에게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있다고 말한다. 현경이 말하는 여성성은 융이 이야기 하는 여성성에 대한 논의 보다도, 여성성에 대한 사회의적인 인식론까지의 맥락상에서 말해지고 있는 것이기에 그 정치 및 역사 철학의 교묘한 술수들을 피해서 기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러한 성에 대한 의미로서 폭력을 행하는 남성 역시 인간으로서 심한 좌절감을 느끼며, 상대를 파괴함과 동시에 자신을 파괴한다. 여성은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간접적인 가해자가 된다.

이 책은 자신 속의 여성성을 짓밟으며 살아가는 남성들이 반드시 숙고해야하며 자신을 뒤돌아봐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들은 진솔하며, 자신의 삶을 더욱 생기있게 해줄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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