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기가 두려웠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요즘 더욱 가슴 떨리고 살 떨리는 뉴스가 많은 세상입니다.
지난 주 가영이가 감기에 걸려 지난 주 말부터 며칠동안 어린이집에 가지 못했습니다. 몸이 안좋았던지 가영이도 스스로 안가겠다고 하더군요. 감기도 걸렸겠다, 덕분에 오랜만에 네 식구가 집 안에서 지지고 볶았습니다.
매일 같이 어린이집 인근 야산을 '무장공비' 수준으로 헤집고 다니는 녀석인지라,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나니 너무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녀석이 갑자기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빠, 나 슈퍼까지 심부름 다녀올께! 뭐 사올까?"
저는 이렇게 답했지요. "뭐? 아빠랑 슈퍼 가자고?"
"아니, 나 혼자 두리마트 다녀온다고!!" 가영이는 이슬이도 다섯살때 혼자서 심부름을 다녀왔다며, 자기도 이제 다섯살이니 심부름을 할 수 있다고 부득부득 우기는 것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녀석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를 선뜻 혼자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너무 소심한 걸까요? 하긴 저 어렸을 때는 동네 길에 나와 아이들이랑 흙 파먹고 놀았었는데... 물론 혼자 나와서 말입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제 다섯살짜리를 혼자 심부름 보낸다는 건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