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시집 문예 세계 시 선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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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글...

릴케 시집을 집어들고 206페이지를 폈음

 

첫 문장이 나의 사랑에 대한 글이라니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뙇!!!!  

뭔가...안될놈은 안된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하...나뭇잎이 진다...

네 년의 사랑도 진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흑흡..

 

개잡소리(?)는 잠시 접어두고

이 책은 릴케의 시대별 시집 네 권(첫시집, 초기시집, 시도서, 형상시집)을 한권으로 묶어서 낸,

총 176편의 시가 실려 있는 책이다.

첫시집은 동경과 환상과 불안, 꿈과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고,

초기시집은 삶의 불안을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노래하고 있고,

시도서는 원시적인 자연의식과 신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범신론적인 사상을 담고 있고,

형상시집은 조각가 로댕과 프랑스 상징파 시인의 영향을 받아 많은 걸작을 수록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첫시집 부분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주로 첫시집에 관한 내용이 주가 되는 포스팅이 될 듯
  
  
 

 

새삼스레 시에 빠져 살던 요즘 생각지도 못하게

릴케 시집을 읽을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게 읽었음.

역시 시는 자정에서 새벽넘어가는 시간에 읽어야 더욱 아련터지는 맛이지!

실제로도 밤 시간에 사람들이 더욱 감상적으로 된다고 하니...

옆에 캔맥주를 하나 까놓고 릴케 시집을 집어들었다.

 

 

우리 둘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포도나무 잎 그늘에 앉아 있었다-너와 나는-

머리 위 향긋한 덩굴 속 어딘가에

꿀벌이 은은히 윙윙대고 있었다.

 

오색의 둥긋한 반사광선이

너의 머리카락에 잠시 쉬었다

나는 단 한 번 나직이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도 고운 눈을 가졌나."

 

 

 

예전에 같이 등나무꽃 아래 벤치에 앉아서

가만가만 이야기를 듣던 추억이 생각나서,

'오색의 둥긋한 반사광선이 너의 머리카락에 잠시 쉬었다'...이 부분에서 심장저격 하....

저 시를 읽는 순간 그 당시, 그 당시의 햇살, 냄새, 장소 모든것들이

물밀듯 밀려와서 울컥했다. 하...ㅠㅠ

썸은 나랑타고 연애는 다른인간이랑 한 그 사람...

잘지내니? 망할 ㄱ-...

 

 

 

 

 

하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이었다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불안했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다가왔다

 

나는 불안했다. 아주 상냥히 네가 왔다

마침 꿈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그리고 동화에서처럼

은은히 밤이 울려 퍼졌다.

 

 

아...뭔가 번역을 담담한 어투로 해 놔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련함과 심쿵이 배가 되는 듯...

그래요 사랑은 나도 모르게 불안한 듯 화사하게 오기도 하지요 흑흡...

 

 

나는 서러웠다.너의 열굴은 창백하고 불안에 싸여 있었다.

꿈이서였다. 너의 영혼이 노래하고 있었다.

들릴 듯 말 듯 은은히 나의 영혼도 노래를 불렀다.

우리 둘은 서로의 노래를 불렀다. 나는 괴로웠다고.

그러자 나의 깊숙한 곳이 차분히 갈앉았다.

꿈과 낮 사이의 은빛으로 빛나는 하늘에 나는 누워있었다.

 

이 시를 읽자마자 홍성란, 들길따라서라는 시가 떠올랐다.

 

밤길 삐긋, 놓치고 닿는

마음의 벼랑처럼

세상엔 문득 낭떠러지가 숨어있어

나는 또

얼마나 캄캄한 절벽이었을까

너에게

 

 

서로 사랑하지만, 나는 너에게 사랑을 말하지만

그것이 너에겐 또 나에게 아득한 낭떠러지같았음을, 괴로웠음을

그렇지만 불안해하면서도 은빛으로 빛나는 소중한 것이었음을 말하는 것인지도(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음;;)

아무튼 뭔가 벅찬 감정을 이따위 말로밖에 풀어내지 못하는 내가 싫다;;;;

 

'참으로 이상하다'는 시를 읽을 땐 정유희,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시가 떠올랐다.

잔잔한 파동 하나도 너의 깊은 곳, 기이한 세계에는 닿지 않는다는 말이 너는 꼭 저 성인상 같다는 말이,

함부로 애틋하게 닿을 수 없는 그 것 같아서...

 

 

 

써놓고보니 오글거려서 손발이 박살날 것같지만, 뭔가 어이없는 내용인 것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따라 해석되는거니까요 ㅎㅎ

중간중간 명화 삽화도 들어가있고 뭔가 예쁜책이라

내가 손을 대면 더럽히는 기분이 들었다.

마무리는...음....항상 마무리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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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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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나도모르게 클릭을 했다. 청춘파산... 아직 책장을 펼치지도 않았으나 왠지모르게 공감되며 서글퍼지는 한마디로 웃픈 문장이다. 사업에 실패한 엄마의 빚을 떠안은 30대 중반 이 시대를 어찌어찌 살아나가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혹은 이 시대를 어찌어찌 버텨나가는 사람들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께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라며 人主라고 지은 이름이 구청직원의 실수로 '주인 주'가 아닌 '拄 버틸 주'로 호적상에 올라간 이름덕분인지 지금까지 어찌어찌 버텨나가는 인생이었다고 말하는 여자. 카페알바, 가발가게 알바, 학원알바, 시험 스태프 알바 등등 이 시대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거쳤을 일들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책 속에 내가 했었던 아르바이트 일들도 나오고, 내가 가장 이쁜 나이인 20대 초반을 보낸 장소도 나오고...여러모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지금 세대의 이야기라 조금 공감하며 웃픈마음을 안고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나는 잠깐 봉지 넣기를 멈추고 조금 전에 기사 아저씨가 한 말을 곱씹는다. 20대가 가장 시간이 안 가는 거야. 지나고 나니 청룡열차를 탄 듯이 순식간이지만 당시에는 하품을 수도 없이 하고 하릴없이 낙서도 많이 했다. 가장 시간이 안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길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길 위에 내려놓아 주긴 했지만 아무도 지도를 던져 주진 않았다.-175p

 

이 부분을 읽을 때 나의 10대후반,20대 초반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 때는 왜 그리 시간이 안가는 것같고 지루하고 하루하루가 무의미했는지...주인공의 생각처럼 길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당시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뭘 해야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 상황에 그냥 벗어나고만 싶었었다.

 

 

길에도 표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일까. 아니면 내게서 그 길들이, 길들의 표정이 잊힌 걸까. 그렇다면 추억이 깃든 길을 지날 때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코끝이 찡해지는 건 왜일까. 길은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잊어도 길은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발 밑에서 나를 잡아당기며 말을 거는 것이 아닐까.-182p

내가 예전에 여행했던 사진들을 돌아보며 느끼는 감정, 그 때 그 장소를 지나가며 느끼는 감정들이 왠지 여기서 표현된 것처럼 길들의 표정을 읽고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찌어찌 살아지는 인생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우리들의 오늘이 살아남는 날보다 살아있는 날이길' 이라고 말한 시팔이 하상욱 씨의 글귀가 떠오른다. 무겁고 우울한 주제이지만,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 혹은 나의 이야기. 웃프지만 맞는 말이라 수긍하고 싶지 않아도 수긍해야하는 이야기. 언젠가는 청춘파산이 아니라 청춘예찬이라는 말에 더 공감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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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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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란 무엇인가?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하나의 생각이다. 체험 중인 것과 관련해 의식에 일어나는 생각이다. 일종의 내적 담화, 즉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방식이다. (중략)

인지는 일종의 내적 독백에 해당된다. 그래서 이따금 '자동 언어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두려운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인지는 반사적으로 신속하게 전개된다. 마치 주제에 따라 '준비된 생각'을 말하는 듯하다. 인지는 가설적 평가가 아니라 사실임 직한 것이다. 이는 거의 확실한 것으로 의식에 남는다. 인지 작용은 무의지적이고 자동적인 것이어서 주체의 판단이 필요없다. 인지 내용은 사고의 배경음처럼 주체의 정신 속에서 잘 구별되지 않기도 한다. 또한 인지는 반복된다. 말하자면 사실에 의해 부인된 인식이라도 매번 의식에 다시 자리 잡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결국 어떤 상황에 반응하는 사고의 방식을 특정짓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것을 바꾸려면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82p

 

 

 

 

얼마 전 중요한 면접을 개똥같이 망치고 이불 옆차기를 하며 '내가 왜 그랬을까....아 쪽팔려...왜 그딴 소리를 지껄였을까...왜 흑역사를 썼을까' 몇날 며칠을 고민하며 보내고 있다. 정작 면접관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데 말이다. 사실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꿀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면접같은 중요한 자리에가면 내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그동안 잊었던 감각들을 되찾으면서 자기들끼리 웅성웅성거리는 기분이 든다. 면접관들이 뭐라고 하는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고, 손은 부들부들 떨려오며 종이를 넘기는 소리, 똑딱똑딱 시침이 돌아가는 소리, 달칵달칵 볼펜소리, 침넘기는 소리 등 주변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나는 점점 더 얼굴이 빨개지고 숨이 가빠온다. 준비를 그렇게 많이 했으나 나는 공황상태에 빠져 해야할 말을 하지도 못하고 병신같은 소리만 지껄일 수 밖에 없었다. 예전의 실패의 기억으로 인해 머릿속에 쇄도하는 생각들이 나를 자연스럽게 공황상태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사회 불안을 유발하는 4가지 상황 : 단점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비밀이 탄로 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으로 비정상적인 부분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단점과 부족산 지성과 교양, 흥미로운 화제의 결핍, 여유부족, 자연스러움의 결핍 등을 남들이 알아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발견된다. 사회적 불안...이렇게 단어를 보면 뭔가 거창하고 거대할 것같은 느낌인데 사실 위에 내가 예로든 나의 흑역사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남들을 대할 때 흔히 자신들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다.

 

 

 

(이 책을 읽다가 요즘 보고 있는 마이매드펫다이어리라는 영드를 보다가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캡쳐해봄)

 

 

 

 

 

 

 

 

 

 

 

 

 

 

 

 

 

 

 

 

 

 

 

 

아치는 게이이지만 자신이 게이임을 숨기기 위해 가면을 덮어쓴다. 클로이는 핫하고 멋진 소녀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내가 남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면 어쩌지, 더 이상 핫걸이 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우리는 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살아간다. 내가 생각하는 나도 내 자신이고 타인이 바라보는 나도 내 자신인데, 늘 이 시선에 대해 심각하게 신경을 쓰다보면, 결국 불안해서 견딜 수 없어지고는 한다. 타인의 비판에 대해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상처받지는 않을까...평가에 대한 두려움.타인의 평가는 그저 평가일뿐인데 늘 이것에 목을 맨다.

 

많은 연구자는 사회 불안을 평가 불안과 유사한 것으로 본다. 남한테 평가받는 모든 상황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때로는 공포심마저 불러일으킨다. 필기시험을 보더라도 몹시 불안해하는 학생의 경우가 그렇다. 엄밀히 말해 이는 사회 불안보다는 평가에 대한 불안에 가깝다. 이 같은 학생은 구술시험에서도 몹시 불안해할 것이다. 이때는 남의 시선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 불안으로 인해 평가 불안이 두배로 증가한다. -43p

 

나의 경우의 '미리 도망치기'는 의도적인 자조적 유머사용. 어색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쓸떼없는 말을 우왕좌왕 지껄이고는 한다. 타인과 접촉할 수 있게 하면서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방지하고 모든 비판적 판단을 교묘히 피할 수 있게 하는 방법...뒤따라오지 못하게 주제를 흩뜨려 놓아 자신을 파악하기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대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러한 것들이 사회적 공포에 대한 나의 대처방법이었다니...

 



 

 

 

 학교에서 제일 멋진 훈남인 핀과 사귀는 레이는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감 제로의 소녀.

180키의 거구의 몸매인 자기 자신을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데, 왜 자신과 핀이 사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핀과 사귀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부정하게 된다.



(그나저나...핀이랑 키스라니...부럽구나...레이를 보면 예전의 내 모습이 보이는 것같아서 짠하다. 그냥 너라서 좋다는 말...나한테 이런 소리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바칠텐데...)

 

사회 불안은 대체로 자기 자신과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부정적인 시각과 연관된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우선 자신의 존재 방식이나 행동에서 적당하지 않은 점을 찾아낸다. 이어서 이 부정적인 요소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과장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마지막으로 부적절하고 과도하게 자신을 평가 절하하고, 단정적이고 일반회된 판단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자신감은 실제적인 능력이나 추정되는 능력에 스스로 가하는 판단 전체에 해당된다. 낮은 자신감은 많은 심리 장애의 온상이 된다. 그중 첫번째로 꼽히는 장애는 우울증이다. 사회 불안 역시 낮은 자신감과 매우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략) 종종 외부의 의견은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의 의견보다 풜씬 덜 부정적이지만 그는 남의 의견을 거의 듣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반대로 외부의 의견을 자신에 대한 동정이나 호의로 여기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이 특징은 아직 격려의 말이 접근할 수 있는 온건한 형태의 불안과 긍정적인 말에 훨씬 더 폐쇄적인 심각한 형태의 불안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86p

 





레이의 문제와 직면하는 방법은 핀과 헤어지기 그리고 뻑킹외모지상주의에 불질러버리기(그래도 핀이랑은 헤어지면 안돼 이것아!!!!!ㅜㅜㅜㅜㅜ)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순간-37p 에 해당되는 수많은 예시들 중 한 사례에 해당하는 레이의 공포증

 

 

 

Part 4 에서는 앞에서 설명했던 모든 상황들에 대한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는 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노출기법, 자기주장의 기술, 생각전환법


생각을 수정하는 방법에는 이전의 생각을 따르지 않는 연습도 필요하다는데, 레이는 두려워하는 순간에 직면해야하는 순간이 오면 공황상태에 빠져서 아무도 오지않는 장애인용 화장실로 뛰어들어가거나 평범한 물건, 벽에 손을 대고 심호흡을 하고는 한다. 말로는 쉬워보이는 생각의 전환법.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할까

 

 

 

 

그동안의 심리학 연구에서는 오랫동안 오로지 개인적이고 내적인 측면에만 특권을 부여하고 관계적인 측면은 소홀히 다뤄왔다. 우리의 내면은 타인과의 상호 작용으로 기능하는데, 외부와 단절돼서 자신안에서 폐쇄적으로 갇혀 사는 존재인 양 간주해 온 것이다. 혹자는 사회공포증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사실은 우울증에 걸린 수줍음타는 자들의 이야기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당연히 공황상태나 발작상태가 오면 진정제가 어느정도 도움을 주니까 당연히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제가 미치는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하다니...흔히 사용하는 진정제인 벤조디아제핀은 불안의 심리적. 신체적 표시를 감소시키는데 불안에 대한 자각을 줄여주지만 관계를 맺는 태도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약을 끊었을때 불안을 일으키는 리바운드 효과가 있다고...우울증약이든 어떤 약이든 적절한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인지치료는 어느정도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은 인지치료.​ '어떻게 피하지 않을 것인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할 것인가'...이제는 레이도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뚫고 나와 행복한 10대 소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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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암송 훈련 논어 채근담 - 동양 고전의 지혜 200문장 영어 암송 훈련
박광희 지음, 캐나다 교사 영낭훈 연구팀 엮음 / 사람in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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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라는 말을 들을 때면 항상 조건반사적으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 이 문장부터 생각난다. 초등학교 때 매주 토요일마다 논어와 자경문을 주입식으로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 때문일까. 열심히 주입했음에도 기억나는 것은 저 문장뿐...이것이 폐해(?)인가..아무튼 뭔가 심오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고전을 영어로 풀이해놨다는 소리에 흥미가 돋아서 신청했는데, 운이 좋게도 당첨돼서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앞부분은 친절하게 어떻게 공부하면 효과적일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냥 한국말을 영어로 옮기려고 보면 뭔가 문법이라던가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막 뒤엉켜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많은데, 논어와 채근담에 나오는 구절들을 영어문장으로 옮겨 놓은 것을 읽어보면 '아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걸 왜 어렵게만 생각했을까?'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mp3 파일을 아이팟에 담아놓고 오며 가며 듣고 있는데, 듣다 보니 '이런 문장은 이런 문장이었구나!' 자연스럽게 연상도 되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듯하다. 한꺼번에 이만큼을 해야지 이런 것보다 조금씩 하루하루 꾸준히 책을 따라서 하다 보면 어느순간 일취월장해 있는 내 영어 실력을 발견할 수 있...........을까?하하ㅏ하..하하ㅏㅎ..하하ㅏㅎ하...(마른세수를 한다) 중간중간 컬쳐카페부분은 일상 상식으로도 알아둘 수 있으니 영어공부도 하고 상식도 얻고 일거양득!

고전을 영어로 이렇게 바꿔놓은 것을 보니, 중국어로는 어떻게 발음하나 찾아볼까...하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새..생기고 있다. 아무튼...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외국인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든다.

어찌 되었든 At thirty i firmly took my stand...아직 서른이 되려면 멀었지만, 곧 이 말대로 제대로 설 수 있는 때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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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즐거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양억관 옮김 / 에이지21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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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가 덜컥 서평단에 당첨되서 받은 책....

'고독을 사랑한 철학가', '고독의 즐거움'이라는 문구에 꽂혀서 무작정 신청한 책

개인주의, 마이웨이식인 나는 혼자서 하는 것들을 즐기는 편이라 작가는 어떤식으로 고독을 즐기는지 궁금했다.

대충 훑어봤을 때에는 왼편에는 큰 글자로 몇 문장이 적혀있고, 내용도 훌럭훌럭 잘 읽는것 같아서 혹시 자기개발서식의 책은 아닌지,  걱정도 살짝 ㅎㅎ 책은 전부 5파트로 나누어져서 고독,세상에서 가장 큰 사치, 간소한 삶,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길, 소유하지 않는 기쁨, 자연이 가르쳐주는 것으로 간략하게 핵심만 짚어서 작가가 하고픈 말들을 전해준다.

 

'나만의 리듬으로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 남의 발걸음에 맞추다 보니 늘 걸려 넘어지지 않느냐'

'남들처럼'이라는 말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자. '다들'은 어디에도 없다. '이 세상이 하는 듯이'해서는 무엇 하나 이룰 수 없다.

 

이 대목을 봤을때 방망이로 뒷통수를 엊어맞은 듯 했다. 내가 20살때 다이어리에 휘갈기듯 적었던 내용과 일맥상통

최근에도 남들과는 달리 자꾸 목표에서 멀어지고 돌아 돌아가는것이 너무 지치고 힘들고, 나는 왜 이렇게 잉여같은가, 난 정말 쓰레기같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있을 때여서 그런지 더욱 더 덜컥하게 만들었던 문장이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이렇게 품기 힘든 생각...난 언제쯤 남들 신경을 안쓰고 나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을까... 혼자서, 고독을 사랑한다는 내 모습은, 남들과 같은건 싫다고 외쳤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남들과 멀어지고 남들과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것에 두려워 떠는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남이 인정하는 삶, 그것은 정말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는 삶은 결국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 되고 말 것이다.

 

남이 인정한다는 말...뭔가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사는거야? 내 스스로 떳떳하면 되지...이런 생각들로 뭔가 부정적으로 느껴졌던 문장인데 이렇게 조금만 틀어서 보니까 또 색다르다. 맞는 말이다 남이 인정하는 삶,자기 자신이 생각하기에 인정할 만하다고 생각한 나의 삶은 당연히 남들이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는 남에게 인정받기만을 위해서 그렇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소 동물성 음식을 멀리함은 그것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잡아 배를 가르고 조리해 먹어보았지만 그것이 도무지 나에게 필요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 지 않았다. 빵 몇 조각과 감자 몇 알이면 번잡하지도 않고 그릇을 더럽히지도 않으면서 영양을 섭취하기에 충분하다. 나는 오랜 세월 고기나 차나 커피를 즐겨 입에 대지 않았다. 몸에 해로워서가 아니라 도무지 먹고 싶은 마음이 일지 않아서다. 동물성 음식에 대한 혐오감은 경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다. 검소한 음식과 수수한 생활이 많은 점에서 훨씬 아름답게 느껴졌기 떄문이다.

 

이 문장을 읽자 마자 윤대녕 '어머니의 수저' 산문집이 생각났다. 작가가 공주의 한 절에서 맛보았던 장아찌에 관한 대목인데, 독속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고 나온 것들이 이 장아찌라는 것이다. '마땅히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는 말에 합당한 음식...그 음식 존재 자체가 하나의 선이고 법인 음식... 동물성 음식, 세속의 술과 기름진 것들에 혼탁해진 몸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음식... 아마 작가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능적으로 식물성, 자연적인 것들을 찾았는 지 모르겠다. 본능적으로 정화시키는 기능에 끌렸는지도...

 

 

진리는 여기에 있다. 지금 여기서 내가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하자.

사람들은 태양계 저쪽 먼 곳, 지구에서 가장 먼 별 저편 혹은 아담 이전의 시대,

인류 최후의 어느 때 어딘가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원 속에 진실하고 숭고한 것이 있다는 생각은 옳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과 장소, 기회는 모두 지금 여기에 있다.

 

 

가까이에 진리가 있는데 먼 곳, 뭔가 거창하고 거대할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옆도 뒤도 돌아봐야한다는 말일까?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상식이 없다고 비난한다. 그것은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왜 우리는 늘 자신의 수준을 가장 둔한 통찰력에 내려 맞추고는 그것을 상식이라 찬미하는가.

우리는 보통사람보다 한 배 반쯤 머리가 좋은 사람을 모자란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그것은 우리가 그 사람의

지혜를 삼분의 일밖에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읽고나니 얼마전 인터넷에서 봤던 글이 생각난다. 누군가 네이트판에 올렸던 여친이 삼국지를 모른다고했나 뭘 아무튼 사람들이 교양이라고 알고있는 것에 대해 모른다는 글을 누가 번역해서 중국싸이트에 올려서 한국과 중국의 반응을 비교한 글이었다.

우리나라는 뭐 여자가 무식하느니 어쨌느니 그 여자의 교양없음을 비하하며 자신은 조금이나마 낫다는 생각들을 한건지... 한껏 익명성에 힘입어 욕을 하는 글이 절반. 중국은 내 예상과 달리 다들 이렇게 글을 쓴 남자를 욕했는데, 이 상식하나가 그 여자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그 여자의 세상을 당신이 넓혀주면 되지 않느냐는 글이었다. 뭔가 충격이랄까? 물론 일부분인 이 글 하나로 우리나라와 중국을 판단한다는것 어리석은 일이지만...아무튼 당연히 중국도 우리같은 반응일 줄 알았었는데, 뭔가 둔기로 엊어맞은 기분?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그 사람의 지식의 정도로 그 사람의 모든것을 판단하는 세상이 되었다. 지식=지혜=그 사람의 수준...

자기의 기준으로 모든것을 판단한다 심지어 사랑까지도...

 

많은 대화보다 알차고 따스한 대화를 나눌 이가 있다면, 그대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지금 메인 주에서 텍사스 주까지 전설 실비공사가 추진 중이다. 그러나 메인 주와 텍사스 주 사이에 반드시 전달해야 할 중요한 메시지는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건 마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어느 유명한 부인을 소개받으려고 열성적으로 부탁하던 남자가 정작 부인 앞에 서서는 그 나팔형 보청기 한쪽 끝에 손을 대고서도 어떤 할 말을 찾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마치 전선 설치의 주된 목적이란 신속한 대화일 뿐 양식 있는 대화는 아닌 것과 같다.

 

1800년대 사람이 쓴 글임에도 현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신속하고 빠른 정보 전달...그러나 대부분은 텅비고 양식없는 대화의 홍수 시대...

 

살아간다는 것, 생활한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인간에게 의식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인생을 고양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만큼 고무적인 진리는 없다.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해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를 가득 채우며 무언가를 바라볼 때 매개체가 되어 주는 공기 그 자체를 그리고 조각하는 것이 훨씬 더 위대하며 분명 인간은 그것을 할 수 있다. 하루의 본질을 고양하는 것, 그거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절망하지 말자. 인간이란 가능성의 바다에 뜬 섬이다. 인간의 가능성은 추량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실적으로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아직 아주 적은 부분밖에 시도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어떤 실패를 거듭했다 해도 "아들아, 고뇌하지 마라. 네가 이루지 못한 것이 네 탓이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으니"

 

모든 일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가야 할 곳이 있으니 흔들림은 없다. 이 세상에는 가능한 한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그 사람들이 아버지나 어머니나 이웃의 길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 살아가기를 바란다. 젊은이는 집을 짓거나 나무를 심거나 노 저어 바다로 나가는 것도 좋으니, 하고 싶은 일을 반드시 하기 바란다. 뱃사람이나 도망친 노예가 북극성을 길잡이로 삼듯이 우리도 극히 한정적인 목표를 가질 때만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생의 모든 것에 대해 충분한 지침이 될 수 있다. 계획한 대로 항구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올바른 항로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다.

 

사는게 뭔지 내가 왜 살아아야 하는 지, 왜 공부를 하고 왜 지금 이러고 있어야 하는 지 모든 것이 혼란스럽던 17살의 나에게, 그리고 꿈꾸는 것을 잃어가고 있는 20대인 나에게 써주고 싶은 말

 

 

나는 가장 강하고 정당하게 흥미를 끌어당기는 것을 음미하고 결정한 후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저울 자루에 매달려 눈금을 내리려 하지 않고 상황을 마음대로 규정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내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길, 어떤 권력도 저지할 수 없는 길을 가고 싶다. 튼튼한 기초를 세우기 전에 아치를 세워서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내가 바라는 삶, 자세...흔들림 없는 튼튼하고 올바른 기초를 세워 내가 원하는 바에 따라 나아가고 싶다. 어떠한 것에도 휘청이지 않고... 이번 기회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다른 책들을 제대로 읽어보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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