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 스님이 들려주는 기도 가피 이야기 - 내 삶을 기적으로 바꾸는 신묘한 기도의 힘
광우 지음, 소리여행 그림 / 불광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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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서평 도서
‘기도가피이야기’라는 제목이 궁금증을 불러왔다. 불교와 거리가 먼 집안 분위기로 매월 불교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기분이다. 교회에서 기도는 많이 해봤는데, 불교의 기도법문은 또 어떤 느낌일지… ‘불보살님은 간절한 기도에 분명 응답한다’는 문구가 마치 ‘하나님은 여러분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을 주신다’는 말과 비슷하게 오버랩되어 혼자 피식 웃음이 나기도했다. 이번책은 기도와 마음다스림이지 않을까 혼자 추측하며 페이지를 펼쳤다.

이전에 나는 불교교리중 가장 맘에 안드는 것으로 꼽는 것으로 ‘현재 삶이 고단하면 전생의 내가 죄를지어 그랬다는것, 이 생에 악독한짓을 하면 다음 생이 괴롭다는 것’이었다. 뭔가 피해자 마음 편하게 하려고 둘러대는 느낌이어서 그랬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제대로 알지 못하여 생긴 헤프닝



불교에서는 받게 되는 시기에 따라 과보를 세 가지로 구분해 삼보라 부른다.
이번 생에 지은 업의 결과로 
이번 생에 받는 과보 순현보
이번 생에 지은 업의 결과로 
그 과보를 다음 생에 받는 순생보
이번 생에 지은 업의 결과가 
미래 생에 언젠가는 받는 순후보

업의 열매가 다 익고 나면 반드시 과보가 있다
입으로든 마음으로든 눈으로든 남의 맘에 피나게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꼭 내가 벌을 받아서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도 말이다



 만약 자기를 괴롭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아 전생에 내가 저 사람을 괴롭혔기 
때문에 이번 생에 저 사람이 
나를 이토록 괴롭히나 보구나. 
이번 생에 내가 저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면 이번 생에 
저 사람과 나 사이의 원한이 
모두 사라지겠구나’


나를 이유없이 괴롭히는 사람을 원망하지 않기란 정말 어려운일이다. 특히나 그 억울함과 미움을 억누르고 내 입에서 “모두 내 탓이오”를 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이미 부처가 되고도 남았을터…

작년에 이유없는 미움과 시기질투를 고스란히 받게되는 일이 있었다. 스트레스로 아프고 힘든 시기를 겪으며 내가 도대체 무얼 그리 잘못했나싶었다. 아직도 앙금이 남아 이 책을 보면서도, 나를 위한 업장 소멸이라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용서와 인정이 어렵다. 참회가 어렵다.아직도 갈 길이 멀다


아들로 태어나 아픔을 준 개 이야기를 보면서 전에 기르던 강아지가 생각났다. 그렇게 어여쁘다 해놓고 잘 챙겨주지 못했하고 멀리 보내버린 기억에 아직도 맘이 아프다. 늘 마음 한켠에 무거운 추처럼 죄책감과 미안함이 자리잡아있다. 내가 업을 하나 더 지은 것같아 죄송스럽고 마음이 착잡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늘 행동과 말을 조심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행동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으니까 말이다. 

이 책에서는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의 중요성, 업장을 소멸시킬 방법으로 참회와 기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참회의 기도는 명상과 메커니즘을 같이 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진심으로 내 안에 집중하며 잘못을 깨닫고 내가 미워하던 마음이든 증오하던 마음이든 흘려보내는 것, 이것이 너와 나를 위한 치유의 길이라는듯말이다. 

내 기도가 당장 효과가 없는 것같아도 일희일비 하지말라고 말한다. 공덕과 맘을 닦는 것은 장기적금과 같은 일, 기도를 한다고 해도 내가 저지른 업보는 받게 되어있다. 하지만 참회와 기도를 통해 조금이나마 바른 방향으로 나를 나아갈 수있게 도와준다. 내 업의 결과를 책임지고 행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공부를 시작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쉽지 않겠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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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맛집 - 세계 최고 명상가들의 25가지 명상 레시피
강민지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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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된 것은 불광출판사에서 낸 모음퀴즈 덕분이었다. 설마 책 제목이 명상맛집이었을줄이야!

명상이라고 하면 흔히 어려운 것, 거창한 것, 산 속에 사는 도인이나 하는 것이라는 이미지때문에 시도하기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명상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형성되는


방식과 이유를 자각하고 


이해하는 법을 훈련하며 그 과정에서 균형잡힌


건강한 시각을 얻는 것'




저자는 명상의 본질은 '집중과 관찰로 지혜로워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나도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책을 읽으면서 명상에의 자신감이 붙는다. 이 책에는 다양한 명상전문가들의 명상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명상의 명자도 모르는 초보자들의 명상가이드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 또한 명상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이 맞는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워 포기하길 여러차례였다.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고 집중하면 온갖 상념이 기어나와 머릿속을 시끄럽게 하곤했다. 책에서는 명상을 할 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과 잡음은 반드시 없애야하는 것이 아닌, tv스포츠 중계에서 듣는 해설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 문구를 보는 순간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자괴감보다는 그럴 수 있다. 그냥 백색소음같은 것이다라고 생각이 들어 좀 더 진입장벽이 낮아진 느낌이었다.






건포도 먹기영상이라는 파트는 나에게 명상이라는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와장창 부숴주었다. 무언가에 '집중'이 곧 비움과 평정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연습,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한 마음챙김. 개인별 특성에 맞는 명상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는 가볍고도 진지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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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 연대기
라시드 앗 딘 지음, 김호동 옮김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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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받았는데 처음 몇 장만봐도 방대한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는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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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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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멈출 수 없던 책이다. 반전의 반전이 있던 책. 이 책을 읽기전에 내 리뷰를 먼저 보는 사람들에게 반전이 있음을 알려주게되어 매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아무런 정보없이 이 책이 재밌다는 모 연예인의 왓츠인마이백을 보고 충동적으로 읽은 책인데 이렇게 재밌을수가!!! 건조한 문체로 전쟁 속에서 사람들이 생존해나가는 모습이 담담하게 쓰여져 더 암울함을 극대화 한다.



이야기는 총 3부작으로 나누어진다. 1부 비밀노트는 쌍둥이 형제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국경에 인접한 곳에 있는 할머니집에 맡겨지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의 참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혼돈 속에서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살아남기 위해 행하는 모든 연습들, 마치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연습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기괴한 아픔을 자아냈다. 또한 모순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그 아픔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연습을 거듭하고 나니 이제 삼각숄로 


눈을 가리거나 풀 뭉치로 귀를 막지 않아도 된다.


장님 역은 단지 시선을 자신의 내부로 돌리면


그만이고, 귀머거리 역은 온갖 소리에 귀를


닫아버리면 그만이다.


p.46



루카스를 아들처럼 여기며 동네에서 천시하는 언청이를 성희롱하지만 또 종교인으로써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신부, 루카스와 클라우스를 엄마처럼 돌보아주지만 성희롱하던 하녀, 루카스와 클라우스를 아끼지만 성적으로 희롱한 장교, 두 형제를 씻기거나 학교를 보내지 않고 일만 시키며 욕을 하는 할머니지만 내쫓지 않는 할머니, 두 형제를 그나마 생각해주는 당번병...절대적인 선은 없음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탈주범인 아버지가 국경에서 지뢰를 밟고 죽게되는데,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아버지를 제물삼아 클라우스는 국경을 넘는 것으로 1편이 마무리된다.




2부  타인의 증거는  클라우스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루카스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영혼의 일부였던 클라우스가 떠나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혼란에 빠진 루카스는 나중에 클라우스에게 보여주려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적기 시작한다. 우연히 만나서 거두게 된 미혼모 야스민과 근친의 결과물인 마티아스를 친 아들처럼 키우며 살아간다. 영민했지만 몸이 불편했던 마티아스는 자살을 하게 되고 루카스는 훌쩍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 


50세가 된 클라우스가 루카스가 운영하던 서점에 찾아오며 그의 발자취를 쫓는 것으로 장면은 전환되는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며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던 나도 도대체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까 궁금함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3부 50년간의 고독은 허구와 진실이 뒤섞인 이야기 속에서 진실이 하나씩 열리는 단계이다.  파편처럼 조각난 진실과 거짓이 퍼즐처럼 짜맞춰지며 소설보다 더 아픈 현실이 밝혀지게 된다. 루카스와 클라우스의 아버지는 전쟁이 시작되던 시기에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들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총으로 죽이게 된다. 이때 불의의 사고로 루카스의 척추에 총알 파편이 튀게된다. 그들의 엄마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고, 루카스는 보육원으로 보내져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했다. 클라우스는 그의 아버지가 사랑했던 여자에게 거두어져 생활을 하다가 친어머니를 돌봐야한다는 일념으로 그녀와 살게되는데...루카스는 클라우스라는 이름으로 국경너머에서 오랜 외로움을 루카스와 자신의 거짓말같은 이야기로 위안을 삼으며 버텨왔던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거짓같은 진실, 진실같은 거짓속에서 루카스와 클라우스는 서로의 존재를 부인하게 된다. 



보통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순간에 모든것이 깨끗하게 증명되며 두 주인공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이야기는 마무리되겠지만,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서는 전쟁,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작디 작은 존재들의 허무만 밝게 빛날뿐이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 하나하나 이야기가 책 하나로 펼쳐질만큼 이야기가 탄탄했다. 수많은 거짓과 진실의 파편속에서 이젠 마티아스가 실존인물인지, 아님 루카스 본인의 우울했던 어린시절을 투영했던 존재였을까, 무엇이 진실인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드는 이야기였다.  



"많은 여자들이 실종되거나 죽은 남편을 기다리며 울고 있어요,


하지만 노인께서 방금 말했듯이,


기억은 희미해지고


고통은 줄어들고 있지요"


불면증 환자는 눈을 뜨고 루카스를 바라본다.


"희미해지고, 줄어들고,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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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허니스
라이언 라 살라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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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는 순간부터 모든 장면이 격정적으로 몰아쳐 긴장감을 놓을 수없었다. 매 장을 넘어갈 때마다 머릿속에 “???”를 가지고 계속 읽어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 마스는 에스펜 여름캠프에서 괴물로 돌아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은 쌍둥이 캐럴라인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그곳으로 떠난다. 마스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젠더 플루이드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에스펜에서 이질적이고 배척당한다. 허니들이라고 불리는 세계 그리고 에스펜이라는 세계, 여왕벌, 수벌의 의미… 혼란스러운 단서 속에서 쌍둥이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는 마스…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에 출근길 지하철을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있었다. 


내 예상과 달리 전개되는 이야기에 충격적이고 신선한 스릴러, 호러, 컬트적인 부분이 잘 담겼다고 생각을 랬다. 아리 에스터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읽으면서 자연스레 그의 영화를 떠올리게 될 것.


섬세한 감정선 표현과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의 나열은 더 미스터리한 느낌을 자아낸다. 다만 번역의 한계라면 한계겠지만(책의 번역은 잘 되었다) 개인적으로 일부분 번역투가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없었다. 전반적으로  내용전개 흐름에 브레이크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젠더 플루이드라는 개념에 동의하지 못해 주인공의 생각을 읽는 내내 반발심이랄까 아무튼 거슬리는 감정을 느꼈지만, 이것도 사람 감정의 깊숙한 무언가를 건들이는 , 불편함을 자아내려는 스릴러라는 장르에 도움이 되었다 생각한다.


영화화도 결정되었다는데 글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컬트적인 기괴함을 촌스럽게 살리지 않는다면 미드소마만큼 재밌는 영화가 될 것같다. 장르적 특성답게 결론과 결정적인 장면을 리뷰에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그만큼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이 여름 꼭 이 소설로 기괴함과 섬뜩함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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