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시집 문예 세계 시 선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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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글...

릴케 시집을 집어들고 206페이지를 폈음

 

첫 문장이 나의 사랑에 대한 글이라니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뙇!!!!  

뭔가...안될놈은 안된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하...나뭇잎이 진다...

네 년의 사랑도 진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흑흡..

 

개잡소리(?)는 잠시 접어두고

이 책은 릴케의 시대별 시집 네 권(첫시집, 초기시집, 시도서, 형상시집)을 한권으로 묶어서 낸,

총 176편의 시가 실려 있는 책이다.

첫시집은 동경과 환상과 불안, 꿈과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고,

초기시집은 삶의 불안을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노래하고 있고,

시도서는 원시적인 자연의식과 신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범신론적인 사상을 담고 있고,

형상시집은 조각가 로댕과 프랑스 상징파 시인의 영향을 받아 많은 걸작을 수록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첫시집 부분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주로 첫시집에 관한 내용이 주가 되는 포스팅이 될 듯
  
  
 

 

새삼스레 시에 빠져 살던 요즘 생각지도 못하게

릴케 시집을 읽을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게 읽었음.

역시 시는 자정에서 새벽넘어가는 시간에 읽어야 더욱 아련터지는 맛이지!

실제로도 밤 시간에 사람들이 더욱 감상적으로 된다고 하니...

옆에 캔맥주를 하나 까놓고 릴케 시집을 집어들었다.

 

 

우리 둘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포도나무 잎 그늘에 앉아 있었다-너와 나는-

머리 위 향긋한 덩굴 속 어딘가에

꿀벌이 은은히 윙윙대고 있었다.

 

오색의 둥긋한 반사광선이

너의 머리카락에 잠시 쉬었다

나는 단 한 번 나직이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도 고운 눈을 가졌나."

 

 

 

예전에 같이 등나무꽃 아래 벤치에 앉아서

가만가만 이야기를 듣던 추억이 생각나서,

'오색의 둥긋한 반사광선이 너의 머리카락에 잠시 쉬었다'...이 부분에서 심장저격 하....

저 시를 읽는 순간 그 당시, 그 당시의 햇살, 냄새, 장소 모든것들이

물밀듯 밀려와서 울컥했다. 하...ㅠㅠ

썸은 나랑타고 연애는 다른인간이랑 한 그 사람...

잘지내니? 망할 ㄱ-...

 

 

 

 

 

하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이었다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불안했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다가왔다

 

나는 불안했다. 아주 상냥히 네가 왔다

마침 꿈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그리고 동화에서처럼

은은히 밤이 울려 퍼졌다.

 

 

아...뭔가 번역을 담담한 어투로 해 놔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련함과 심쿵이 배가 되는 듯...

그래요 사랑은 나도 모르게 불안한 듯 화사하게 오기도 하지요 흑흡...

 

 

나는 서러웠다.너의 열굴은 창백하고 불안에 싸여 있었다.

꿈이서였다. 너의 영혼이 노래하고 있었다.

들릴 듯 말 듯 은은히 나의 영혼도 노래를 불렀다.

우리 둘은 서로의 노래를 불렀다. 나는 괴로웠다고.

그러자 나의 깊숙한 곳이 차분히 갈앉았다.

꿈과 낮 사이의 은빛으로 빛나는 하늘에 나는 누워있었다.

 

이 시를 읽자마자 홍성란, 들길따라서라는 시가 떠올랐다.

 

밤길 삐긋, 놓치고 닿는

마음의 벼랑처럼

세상엔 문득 낭떠러지가 숨어있어

나는 또

얼마나 캄캄한 절벽이었을까

너에게

 

 

서로 사랑하지만, 나는 너에게 사랑을 말하지만

그것이 너에겐 또 나에게 아득한 낭떠러지같았음을, 괴로웠음을

그렇지만 불안해하면서도 은빛으로 빛나는 소중한 것이었음을 말하는 것인지도(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음;;)

아무튼 뭔가 벅찬 감정을 이따위 말로밖에 풀어내지 못하는 내가 싫다;;;;

 

'참으로 이상하다'는 시를 읽을 땐 정유희,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시가 떠올랐다.

잔잔한 파동 하나도 너의 깊은 곳, 기이한 세계에는 닿지 않는다는 말이 너는 꼭 저 성인상 같다는 말이,

함부로 애틋하게 닿을 수 없는 그 것 같아서...

 

 

 

써놓고보니 오글거려서 손발이 박살날 것같지만, 뭔가 어이없는 내용인 것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따라 해석되는거니까요 ㅎㅎ

중간중간 명화 삽화도 들어가있고 뭔가 예쁜책이라

내가 손을 대면 더럽히는 기분이 들었다.

마무리는...음....항상 마무리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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