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시크릿 닥터 - 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꼭 묻고 싶은 여자 몸 이야기
리사 랭킨 지음, 전미영 옮김 / 릿지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산부인과, 생리, 피임, 섹스 등 뭔가 우리 사회에서는 선뜻 대놓고 가고, 묻기에 터부시되고 부끄러워해야하는 그런 단어들...

전에 친구 중 하나가 요도와 아기가 나오는 곳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말에 얼마나 경악을 느꼈는지 모른다. 마냥 덮어두고 쉬쉬하다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1.

 

책을 받자마자 갱년기에 접어드신 엄마 생각이 나서 폐경부분부터 살펴봤다. 전에는 폐경기가되면 폐경이 뙇!하고 바로 되는 줄 알았었다. 에스트로겐이 줄고 있으나, 공식 폐경은 아닌 '폐경전후기'라는 것이 있다니...내가 얼마나 무지했던가싶고...엄마께서

'여자로서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이 안들게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야겠구나'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하지만 서로 짜증내고 화내는 상황의 무한반복;;;;; 자궁탈출증이라는 증상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되었다. 자궁도 자연스레 떨어져서 나올 수가 있다니... 친구에게 말해줬더니 세상에 그런 일도 있었냐면서 같이 놀라워했다.

 

 

2.

 

음부에 관한 부분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주로 AV에 나오는 여성들의 핑크빛 음부가 익숙한, 획일화 된 그런 이미지속에 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음부의 모양도 다르고, 아이를 낳는 신성한 곳, 누구나 다 아름다운 '그곳'을 가지고 있다는 건전한 이미지로 탈바꿈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3.

 

전부터 온 몸의 털들이 다 머리로 올라갔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음모는 왜 있는건가, 불필요한게 아닌가 싶었었는데

소중한 그곳을 보호하고 페로몬을 붙잡아두는 역활을 했다니...역시 진화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남겨둔 이유가 있었어...온몸의 털들은 다 같은 색인줄 알았는데, 색이 다를 수도 있다니...내가 남의 팬티를 벗겨보지 않고선 확인할 수 없으니, 이 또한 신선하게(?) 다가왔다. 음모는 왜 머리카락처럼 자라지 않을까...2차성징을 겪고 나서부터 계속 가졌던 의문. 음모도 같은 털이니까 머리카락처럼 길게 자라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라기 전에 저절로 뽑히는 것이었다니...비키니를 입을 때를 대비한 안전한 음모 면도법도 실려있어서 꽤나 이거 유용하구나 싶었다. 항문 주위에도 아포크린샘이 있으니 털이 난다는 사실도 새삼 신기했고, 어디가서 묻기에 얼굴 붉힐만한 질문들을 유쾌하게 풀어서 써줘서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끄덕

 

 

4.

 

처녀막은 왜 있는 건가?

처녀막 일명 질주름을 뜻하는 hymen이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 속 결혼의 신의 이름을 땄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어렸을 때 성교육 책을 보면서 '처녀막이라는 것은 도대체 왜 있는 것일까' 항상 궁금해했었다. 어디가서 묻기에도 뭐하고 부모님께 여쭈어 보아도 본인들은 잘 모르겠다는 대답뿐... 이 책을 통해 속시원한 해답을 2X년만에 알게 되었다. 사춘기 이전에는 질 조직을 유연하고 두텁게 만드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상처와 감염에 취약한데, 여성이 성숙하기 전까지 처녀막은 거친 휴지, 소변 등으로부터 연약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다 제각기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니...한가지 드는 의문은 사람마다 처녀막이라는 것이 있는 사람과 선천적으로 없는 사람도 있다는데 선천적으로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건가 궁금증이 샘솟는다.

 

5.

 

흔히 여성의 그곳 냄새를 비하하는 말로 오징어냄새, 보징어라는 속된 단어들이 심심찮게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때마다 심하게 혐오스럽고 화가 났었다. 여성의 그곳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하고 악취가 나는 것은 몸의 일부가 고장이 난것이니 병원에 가라는 신호...여성의 그곳에서 악취가 난다고 흉보기 전에 병원에 가라고 먼저 권유해주는 세상이 되었음 좋겠다. 그리고 크렌베리 주스가 요도에서 천연 향균제 역활을 해서 음부 냄새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새삼 알게되어 기쁘다.

 

 

이 책을 보자마자, 나의 첫 산부인과 방문기가 떠올랐다. 부끄럽고, 민망하고...일명 '굴욕의자'에 앉아 의사 선생님께 나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왠지모를 굴욕감(?), 나를 주위에서 이상하게 보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과 민망함이 똘똘뭉쳐 검진이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나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위에 써놓은 내용들 말고도 그동안 궁금했지만 어디가서 묻기 민망했던 의문들에 대한 유쾌한 해답이 실려있다. 친구들의 생일이 되면 한 권씩 선물로 주고싶을정도. 이번 서평은 여성들만 참여가 가능했었는데, 남성들도 여성의 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이 책을 읽고 한번쯤 여성의 몸에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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