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뜻 금강경 - 전광진 교수가 풀이한
전광진 지음 / 속뜻사전교육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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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금강경 관련 책 두 권이다.

신화, 설화, 민담, 역사 등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종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성경, 코란 등 여러 경전들을 읽어보고 싶어서 하나씩 도전 중인데,

금강경은 꽤 오랫동안 고전하던 경전이다.



금강이라는 단어는 다이아몬드이다.

반야는 산스크리트어 파라미타의 한자음으로 저편에 이른다는 뜻이며,

경은 길이라는 의미이다.

다시말해 금강경은 '저편 언덕에 이르게하는 다이아몬드 같은 지혜를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종이의 재질도 비싼 재질이다.

딱 봐도 비싼책에만 쓰이는 반딱거리는 재질 

혹 내 지문자국이라도 남을까싶어 조심조심 읽었다.



뒤에는 원문과 용어풀이집도 수록이 되어 있어

금강경에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데 도움이 된다.



금강경은 부처님과 수보리의 대화로 진행된다.

문답형식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내용 분간을 위해 전광진 교수가 편집을 이렇게 했다고 한다.

확실히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왼쪽 페이지에는 우리말로 풀이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원문과 독음까지 달려 있어

문장을 비교해가며 읽기에도 좋았다.

아무래도 내가 불자가 아니어서 그런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디 걸렸지만,

결론은 '어떻게 하면 부처의 마음을 갖는가, 어떻게 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 이다.



집착이 없는 보시 부분이 특히 와 닿았다.



보살은 마땅히 어떤 관념에 머물지 말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이른바 모양에 머물지 말고 보시하는 것을 말하며


소리,향기,입맛,촉감,관념에 머물지 말고


보시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흔히 남을 돕거나 기부 행위 등을 할때

티끌이라도 내가 남보다 우위에 있다,

난 이렇게 기부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하는

우월감을 가지지 않은 적이 있을까

보시 행위라는 것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무릇 눈에 보이는 모습은 


모두 다 허망하도다


온갖 모습이 정녕 모습이 아님을 알면


즉시 여래를 알게 되리라.



눈에 보이는 것, 겉모습에 속아

진짜 속에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진짜 부처의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인지

구별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

그때 부처의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일까

하지만 그러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도

결국 집착이 되지 않을까?

갑자기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해진다.



실체,

결국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 

이것이 하나의 도(道)를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인 것같다.


아뇩다라삼막보리를 얻는 길은

멀고도 험한 것같다.

아직 완벽하게 다 이해할 수 없고,

여러 번 읽어야 할 듯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로운 뜻이 보이고

새로운 깨달음을 나도 얻게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을 갖는 것조차 버려야 할텐데

깨달음을 얻는 길은 역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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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림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20
이상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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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작자미상의 여성 영웅 소설이다. 처음에는 어릴 때 읽었던 박씨전, 사씨남정기, 숙영낭자전 등같은 고전 소설인가했는데 여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먹는, 그 시대로 따지면 금서로 치부되도 이상하지 않을 진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 방관주는 어릴 때부터 남자처럼 옷을 입고, 공부를 하며 남자로 자라난다. 12세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고 

후에는 북방 오랑캐를 토벌하는 전장에 나가 승리한다. 



그녀의 부인이 되는 영혜빙은 가부장제를 거부하며 결혼제도를 거부한다. 

혜빙은 관주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여자임을 한 눈에 알아보게 된다. 

한 남자에게 종속되어 사느니 서로 좋은 지기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고자 다짐 후 결혼하게 된다.

결론은 똑똑하고 어질고 능력치가 높은 방관주가 좋은 건 다 해먹고, 

둘이서 40이 될때까지 좋은 친구로 한 평생을 부부로 살아가는 내용이다. 



읽으면서 느꼈지만 그 시대 여성들이 바라던 것, 남자처럼 공부를 자유롭게하고 사회에 진출하고 공을 세우는 것,

한 남자의 여자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고싶다는 내용이 강력하게 반영되어 나온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박씨전이나 기타 여성 영웅들이 등장하는 소설에서는 여성이 공을 세운 뒤 다시 한 남편의 아내로, 어머니로 돌아가는 반면

방한림전에서 여성 영웅은 가부장제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어느정도 한계점은 소설 곳곳에 나타난다. 예를들어 남장을 하고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여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을 거슬렀기 때문에 벌을 받았다라던가...하는 개념 등말이다.



19세기에 혜빙을 통해 여성의 자율성, 주체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를 꼬집고,

관주를 통해 여성의 사회진출 욕구를 표현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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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의 일 - 언어만 옮기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서
박소운 지음 / 채륜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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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받는 느낌은 '전문적이다', '멋지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이렇게 세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다.

기생충 영화가 외국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동시에 샤론 최라는 통역을 담당했던 사람도 덩달아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고,감독이 의도하고자하는 바를 잘 통역했기 때문이리라...발화자의 의도를 영리하게 파악하여 이를 온전히 전달한다는 직업은 꽤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기도하고 그만큼 뿌듯함을 주는 직업인 것같다.


이 책을 쓴 통역사 박소운님은 기자생활을 하다가 통역사의 길로 접어든 전문가이다.

단순히 외국어만 잘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통역을 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통역사 중 하나이다.


통역일을 하면서 겪었던 고충, 같은 통역사로부터 받았던 시기와 질투,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한 남들의 인식, 고정관념 등 솔직담백하게 그동안 통역사로 일하며 겪었던 감상에 대해 상세히 풀어낸 책이다. 덕분에 막연히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해 가졌던 환상의 일부분을 접을 수(?)도 있었고, 이 직업군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파파고같은 AI 번역기계가 꽤 활성화되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름 기계에 번역을 돌렸을 때 이상하고 조잡스러운 문장이 아닌 어느 정도 완전한 문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통역사도 미래에는 없어지는 직업 중 하나가 되는 것일까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저자가 일했던 경험담, 느낀바를 읽으면서 단순히 IT기술로는 전달할 수 없는 사람간의 미묘한 뉘앙스, 감정까지 잘 캐치하여 통역하는 것이 통역사의 일이구나 싶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기에 미래산업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직업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단순히 말만 번역하여 옮기는 것이 통역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들의 생활 일부분을 들여다보니 단순히 언어만 잘해서는 안되는 직업이겠구나 싶다.


나는 통역사는 아니지만 나름 매일 공부해야하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운,전문적이나 남들의 눈에는 전문적인 것이 아닌, 행사 안내원 같이 보이기도 하고, 오해를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 밝히기엔 너무 특정되는 직업이라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그래서 때로는 무시당하고, 귀가 쉬는 것이 온전히 쉬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게 되고, 일에서 얻은 스트레스는 일을 하며 푼다. 

일을 하며 언제나 꽃길만 걸을 순 없으니 늘 마음에 새긴다.


내가 지금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바를 깔끔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한 그녀의 생각이다.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일한다는 그녀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 또한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실력으로 맞서야 겠다는 다짐을 또 한번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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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문지아이들
이경혜 지음, 민혜숙,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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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이다.
나는 어린왕자를 꽤, 아니 아주 많이 좋아한다.
처음 어린왕자를 읽게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였다.
그 때 이후로 어린왕자라는 책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다음으로
나의 최애 도서가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출판사별로, 나라별로 어린왕자 도서를 모으기 시작했다.
출판사마다, 번역가에 따라미묘하게 달라지는 차이와 느낌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다가 한밤중에 삘받아서(?) 요렇게 삽화를 그려보기도 했다.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내가 느끼는 바가 달라진다.
연령별로, 상황별로 그때마다 내가 꽂히는 문장이 다르고,
나이를 먹을 수록 어린왕자를 이해하는 깊이가 더 깊어지는 것같다.
잘 이해할 수 있어 기쁘다고 해야할지,
슬프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을 맞이하여
흥미로운 어린왕자 책을 출판했다.
바로 자수 일러스트 버전의 어린왕자!
한 땀 한 땀 정성 가득 원본에 뒤쳐지지 않는 훌륭한 자수 일러스트!!!!



특이한 삽화와 더불어 동화 작가가 조금 더 부드럽게 어린왕자를 
읽을 수 있도록 문체를 수정한 버전이라고 한다.
이 버전도 마음에 든다.



"꽃의 말을 듣지 말걸. 그냥 바라보고 향기만 맡을 걸.
그 꽃은 내 마음을 환하게 해줬는데 
나는 너무 어려 꽃을 사랑할 줄 몰랐어"

 
이 문장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읽을 때마다 나를 후벼파는 문장이다.
장미도 안타깝고 어린왕자도 안타깝고...
하지만 다 깨달음과 배움의 통과의례같은 거겠지


어렸을 때는 나도 어린왕자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갈 수록
우리 자체가 어린왕자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넘어지고, 상처받고, 무시당하고, 슬퍼하고...
어린왕자같은 인생의 여행을 통해 
우린 한 단계 더 성장해가는 것이 아닐까
나를 포함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왕자들에게
모든 게 다 잘될 거라고 
네 안의 우물을 찾아보라는 말을 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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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4 : 한국사 편 가리지날 시리즈
조홍석 지음 / 트로이목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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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고대사부터 현대사를 아울러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나름 '역사덕후'로서 왠만한 내용은 알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아니,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하며 띠용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역시 역사적 사건은 한 방향에서만 바라보면 안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던 시간이다.


인류가 탄생하고나서 청동기, 철기를 거쳐 각 지역에서 문화를 만들어갈 때

고립된 것이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흔적들이

건국신화,전설,민담 등으로 나타나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르곤 신화 : 이스라엘,부여,고구려 건국신화)


특히 온달장군 이야기부분에서 내가 예전에 추측했던 내용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져서 너무 신기했다.

온달이 평민에 바보였다면 아무리 무공을 세워도 

신분제 엄격한 고대사회에서 대형이라는 벼슬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항상 의문이었다.

대형은 고구려 관직체계에서 7위에 해당하는 벼슬이고, 

고구려에서 관직에 오르기란 귀족 신분이 아니면 불가능했는데... 

온달이 사마르칸트 왕자일 가능성이 있다니...

온달에 대해 찾다보니 책에 나온 것 외에도 흥미로운 설이 있었다. 

바로 온달은 몽골쪽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ondar 온다르라는 성이 몽골 성씨라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찌되었든 중앙아시아쪽에서 넘어온 

외부 세력이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이 외에도 무겁고,어렵고 혹자는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역사를

재미있게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관점으로 만들어졌다.

잘못알려졌던, 혹은 당연하다고 믿었던 사실들을 

새롭게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시리즈의 나머지 책들도 구매를 하고 싶어졌다.

가볍게 역사적 상식을 쌓고 싶은 사람,

역사 공부에 첫 발걸음을 떼려하지만 너무 막막한 사람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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