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림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20
이상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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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작자미상의 여성 영웅 소설이다. 처음에는 어릴 때 읽었던 박씨전, 사씨남정기, 숙영낭자전 등같은 고전 소설인가했는데 여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먹는, 그 시대로 따지면 금서로 치부되도 이상하지 않을 진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 방관주는 어릴 때부터 남자처럼 옷을 입고, 공부를 하며 남자로 자라난다. 12세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고 

후에는 북방 오랑캐를 토벌하는 전장에 나가 승리한다. 



그녀의 부인이 되는 영혜빙은 가부장제를 거부하며 결혼제도를 거부한다. 

혜빙은 관주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여자임을 한 눈에 알아보게 된다. 

한 남자에게 종속되어 사느니 서로 좋은 지기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고자 다짐 후 결혼하게 된다.

결론은 똑똑하고 어질고 능력치가 높은 방관주가 좋은 건 다 해먹고, 

둘이서 40이 될때까지 좋은 친구로 한 평생을 부부로 살아가는 내용이다. 



읽으면서 느꼈지만 그 시대 여성들이 바라던 것, 남자처럼 공부를 자유롭게하고 사회에 진출하고 공을 세우는 것,

한 남자의 여자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고싶다는 내용이 강력하게 반영되어 나온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박씨전이나 기타 여성 영웅들이 등장하는 소설에서는 여성이 공을 세운 뒤 다시 한 남편의 아내로, 어머니로 돌아가는 반면

방한림전에서 여성 영웅은 가부장제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어느정도 한계점은 소설 곳곳에 나타난다. 예를들어 남장을 하고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여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을 거슬렀기 때문에 벌을 받았다라던가...하는 개념 등말이다.



19세기에 혜빙을 통해 여성의 자율성, 주체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를 꼬집고,

관주를 통해 여성의 사회진출 욕구를 표현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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