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의 일 - 언어만 옮기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서
박소운 지음 / 채륜서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통역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받는 느낌은 '전문적이다', '멋지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이렇게 세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다.

기생충 영화가 외국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동시에 샤론 최라는 통역을 담당했던 사람도 덩달아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고,감독이 의도하고자하는 바를 잘 통역했기 때문이리라...발화자의 의도를 영리하게 파악하여 이를 온전히 전달한다는 직업은 꽤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기도하고 그만큼 뿌듯함을 주는 직업인 것같다.


이 책을 쓴 통역사 박소운님은 기자생활을 하다가 통역사의 길로 접어든 전문가이다.

단순히 외국어만 잘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통역을 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통역사 중 하나이다.


통역일을 하면서 겪었던 고충, 같은 통역사로부터 받았던 시기와 질투,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한 남들의 인식, 고정관념 등 솔직담백하게 그동안 통역사로 일하며 겪었던 감상에 대해 상세히 풀어낸 책이다. 덕분에 막연히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해 가졌던 환상의 일부분을 접을 수(?)도 있었고, 이 직업군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파파고같은 AI 번역기계가 꽤 활성화되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름 기계에 번역을 돌렸을 때 이상하고 조잡스러운 문장이 아닌 어느 정도 완전한 문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통역사도 미래에는 없어지는 직업 중 하나가 되는 것일까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저자가 일했던 경험담, 느낀바를 읽으면서 단순히 IT기술로는 전달할 수 없는 사람간의 미묘한 뉘앙스, 감정까지 잘 캐치하여 통역하는 것이 통역사의 일이구나 싶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기에 미래산업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직업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단순히 말만 번역하여 옮기는 것이 통역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들의 생활 일부분을 들여다보니 단순히 언어만 잘해서는 안되는 직업이겠구나 싶다.


나는 통역사는 아니지만 나름 매일 공부해야하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운,전문적이나 남들의 눈에는 전문적인 것이 아닌, 행사 안내원 같이 보이기도 하고, 오해를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 밝히기엔 너무 특정되는 직업이라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그래서 때로는 무시당하고, 귀가 쉬는 것이 온전히 쉬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게 되고, 일에서 얻은 스트레스는 일을 하며 푼다. 

일을 하며 언제나 꽃길만 걸을 순 없으니 늘 마음에 새긴다.


내가 지금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바를 깔끔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한 그녀의 생각이다.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일한다는 그녀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 또한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실력으로 맞서야 겠다는 다짐을 또 한번 하게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