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 뉴스에 실린 글, '과외 안하고 키우기'를 보고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땅에 교육현실은 정말 아이들에게 많은 압박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압박감은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모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모들의 강요에 의해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결국은 학원에 의지하게 되고 중독되어 스스로도 학원을 벗어날 수 없게 되어 있다. 대부분은...

그런 상황에서-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보자- 학원수업이나 과외를 받지 않고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거의 현실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면 학원에 보내야 한다. 단  좋은 학원에 보내야 한다.
 
좋지 않은 대부분의 학원들은 아이들에게 단기적인 성과나 한탕주의적 사고, 또는 무작정 암기하기식의  멍청이 학습법으로 가르친다. 절대 그런 학원을 보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학원에서 아주 타이트하게 시험관리해주는 학원도 그다지 좋은 학원이 아니다. 아이를 단순암기기계로 만들어버린다.  스스로 스케줄 관리를 해내거나 자기분석할 여유도 없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일종에 무기력한 무뇌아가 되어버린다.

좋은 학원이란 아이들에게 장기적으로 접근한다. 학교에서 1,2년 만에 선생님도 바뀌고 교육과정도 적당히 빼고 넘어가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5,6년 이상을 아이에 성장에 맞추어 가르치는 학원도 있다.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확실한 교육의 단계적 성장과 다음단계로의 이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한 학생을 5,6년 이상 지도하면서 그 학생이 커가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피면서 지도하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아주 체계적으로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켜가게 된다. 이것은 학생 혼자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정말로 실력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 학원이 진짜 있을까?  주위에서 몇년째 학원장이 바뀌지 않은 학원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라. 아무리 작고 영세해 보이는 학원이라도 학원장이 몇년째 바뀌지 않는다면 나름의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의 전문성을 어느정도는 인정해주면 마음이 편해진다.

 


만일, 찾을 수 없다면 부모가 가장 좋은 교사일 수밖에 없다. 단 부모도 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는 어느정도 즉, 반은 진실이 있다는 걸 인정할 것.

학교성적이 아이의 실제 능력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학원에 있어서 안다. 실제로 학원 안다니고 학교에서 잘한다고 하는 아이들이 전부 학교 수업을 잘 듣기 때문에 시험을 잘 보는 게 아니다. 요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프린트와 시험직전에 힌트주기로 시험준비를 하게 해준다. 즉 평소에 전혀 공부 안하고 놀다가도 반짝해서 시험 잘보는게  가능하다는 얘기. 따라서 실력은 전혀 없을 수도 있고 그래서 고등학교가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기초가 부족해서...특히 영어와 수학.

그래서 자기 아이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해보는 게 필요하다. 그게 쉽지가 않다. 학교 시험을 통해서 검증되지도 않고 학원을 보내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알수 있을까? 그런 경우 우리가 어려서 해왔던 대로 스스로 문제집을 정확하게 풀면서 측정해보아야 한다. 시험을 대비하면서 시간을 재고 풀었던 방식으로 냉정하게 자기가 점검해보게 한다. 이것은 부모에 의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나면 부모가 해주기도 곤란한 부분이다. 수준  파악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부터 스스로 자신을 파악하게 자꾸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도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 수준을 인정하고 남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어떤 애가 단순히 학원에서 배운걸 써먹는지 정말로 실력이 있는지...다만  이때 지나친 부모의 기대는 아이들의 정확한 자기 파악을 막아버린다. 아이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다보면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인의 능력 평가에 인색해지고 점점 문제가 쌓여가는 경우가 많다.

자기 능력 평가를 하고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이 길러졌다면 더 이상 걱정할 것은 없다. 기본서를 충실하게 공부하고 몇권의 평가문제집 풀어보면 수학은 충분하다.  영어는 듣기를 우선으로 해서 많이 듣고 영어책을 많이 읽는  게 왕도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온 튼튼영어식의 학습이 기초를 제대로 닦아주는 학습방법이다.  국어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되 감정이입이 잘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주어야 한다. 가끔 문자중독에 가까운 경우가 있는데 전혀 공부에 도움 안된다. 잘 살펴볼 것. 그리고 책을 읽는 속도가 너무 빨라도 안좋다.  자기화할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저 단순기억에 머물다 사라져버리고  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해서 나중에 국어 능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더 궁금하면 독서기술이라는 책을 참고할 것.-
그 외 과목들은 예전에 공부하던 방법들과 별로 차이가 없다. 자기가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 충분히 따라 갈 수 있다. 학원에 꼭 다니지 않아도 예습하다가 모르는 게 나오면 참고 서적 찾아보면 다 해결된다.
그리고 모든 과목의 공부의 처음에는 교과서의 정독이 꼭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후 공부의 밑천이 된다. 이야기의 구조을 통한 이해와 암기가 단편적인 요약집의 암기보다 훨씬 오래가고 선명할 뿐 아니라 독해와 응용력을 동시에 길러주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교과서를 요약해보고 문제를 만들어 보았는데 확인해 보니 문제집이나 참고서와 같았다면 진짜 실력이 쌓인 것이다. 그렇게  공부하게 자꾸 유도해야한다. 교과서와 요점정리 공책을 만들것...100% 실전 검증된 공부방법이다.


다만 아이들이 이렇게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부모가 일일이 지시하고 조절해주어야 한다면 단지 학원장이 부모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그것도 과목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약간 무식한 학원장이 되어 버린다. 만일 그렇다면 학원에 보내는 게  아이의 성적을 위해서는 조금더 낫다. 아무래도 과목별로 노하우라는 게 있어서 학원 강사를 하는 거지 거저 마구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학습부담을 줄여주고 싶다면 아이가 원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의 전문학원을 한두가지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저것 하지 말고 한문이나 미술, 음악등의 전문적에 집중하는 것도 괜찮다. 다만 이 경우, 다른 부분에 어느정도 소홀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그런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웬만큼 하길 원한다면 돌아가면서 1년정도씩 해주면 수행평가 정도는 스스로 감당할수 있다. 특히 이런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성을 부모가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영역은 사실 극히 앞부분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혹시 학원이나 과외도 없이, 아니면 이런 저런 부모의 노력도 없이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도둑놈과 다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들 나름대로 노력해서 결과를 얻는 거지 거저 얻을 수는 없다. 간혹 학생들은 가르치다보면 노력은 하지 않고 쉽게 좋은 성적을 얻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 살펴보면 부모도 공짜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 노력하지 않고 남 이상의 결과를 얻으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도 않다. 별 노력없이 그냥 그렇게 되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별다른 노력도 없이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그 아이의 할아버지나 할머니께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알게 모르게 그 부모에게 공부방법과 분위기를 길러준 분들이니까...자식이 공부를 잘한다면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조상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두서 없이 써보았는데, 난 공부를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각자 자기가 잘하는 게 있고, 즐기는 게 있기 마련이다. 그런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행복감을 느끼면서 생활할 수 있게 아이를 키우는 게 나의 바람이다. 공부는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안할 수도 있는 거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먹고 살고 행복을 느끼게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적당히 전집류 책 몇권 던져주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하라고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하루에 1시간씩 게임도 하게 해주면서 공부 잘 하라고 하는 건 미친짓이다. 그런일은 없다. 애들이 머리가 정말 좋다면 모를까...지나친 욕심도 문제지만 무식한 것도 문제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도 많이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전문성도 인정해주면서 어느정도 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다 자기가 교육 전문가인줄 아는데, 그건 착각이다...

다음에는 좀 더 주제를 세분화해서 써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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