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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
김성수 외 지음 / 자연과인문 / 2009년 4월
평점 :
1.
다시 이순신이다. <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는 다양한 시각으로 충무공을 살피고 있다. 그들의 토양은 현재다. 그래 서 주된 서술은 이순신에 대한 칭송과 숙연한 마음을 드러내는 어조로 일관되고 있지만, 현실에서 그와 같은 인물 없음에 한탄하는 듯한 어조 역시 느껴진다. 9인의 명사가 누구인지를 먼저 살펴야 이 책의 취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약력을 살핀다. 집필 구성원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다. 소설가 송우혜 씨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변호사, 판사, 예비역 중장(전 육군사관학교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정수장학회 이사, 새만금위원회 위원 등이다.
"마침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이순신리더십연구회>에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본연의 직을 수행하면서도 본 연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신 아홉 분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기회에 <이순신리더십연구회>를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발간사)
<이순신리더십연구회>는 경영학의 접근방법으로 21세기형 CEO로 충무공을 평가, 강의하던 지용희 교수의 주도로 발족한 것이라 한다. 연구단체로서 2004년에는 회원이 100여명, 세미나, 전적지 유적지 답사, 대학생수련회 개최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단체가 있다는 것은 전연 몰랐다. 사회성이 뒤처지는 탓도 있지만, 아무튼 이미 충무공은 귀에 박힌 못이 녹슬 정도로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다양한 서적이 출판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주위에는 충무공의 전적지를 살피며 그의 공을 기리는 것에 만족하는 분들도 꽤 있다. 극화로 방송에 장기간 방영되면 한 회도 빠뜨리지 않고 찾아 시청하는 분들도 있다. 나 역시 충무공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몇 해 들어 읽어본 책들 속에서 남해안을 줄곧 다녀왔으면서 곳곳에 충무공의 흔적이 남아 있고, 구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때 낯부끄럽고, 반대로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이순신리더십연구회> 주간으로 엮은 <9명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으로 충무공을 바라보고, 본받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책 읽기 전에 목차를 살피면서 예상했지만, 지금 우리는이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충무공의 행적을 왜곡, 혹은 부족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좀더 상세 파고들어 충무공의 혼을 느끼고 싶은 부분도 때때로 발견하기도 한다. 난중일기의 훼손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그랬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기실 전혀 모르는 것보다 못한 때가 종종 있다. 내 고장의 문화유적지를 새로이 살필 때 나는 얼마나 난감했는지 모른다. 더 난감했던 일은 나뿐 아니라 주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고장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하다는 것이다. 남도 해안과 내륙에 얽힌 전설과 신화, 민담을 하나하나 살필 때 역사를 볼 수 있다. 충무공의 혼을 관할 행정구역장들이 "우리 고장이야말로 충무공의 고장이오!" 하며 망발의 남발하는 것은 아예 귓등으로 흘려야 한다. 귀를 씻어내야 한다. 전적지, 유적지를 살피는 것은 실제 경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충무공의 얼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곳에 내가 살고 있다. 국민과 무관한, 역사와 무관한 행정구역의 무분별한 관광사업보다는 이 책 한 권이 충무공과의 만남을 더 살풋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것, 의심치 않는다. 참 좋은 시간이었다. 충무공의 흔적이 아직도 여전한 남도에서 살면서 이제 하나하나 그에 대해서 알아 간다는 것이 날로 새롭고,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