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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위대하지 않다 (양장)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양장본이고 책술이 제법 두껍다. 그러나 무게는 다행히도 가볍다. 거의 보름 동안 가방을 지키며 운반?된, 그러면서조금씩 읽어나간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글쓴이의 명철한 사고와 성실한 연구의 결과물이라 확신이 든다. 유익했다. 다시금 종교를 살필 기회를 얻었다. 글쓴이, 그의 일상은 어떠할까, 비문학 저자에 이러한 관심 발생하는 것은 아무래도 '종교' 이야기이기 때문이라 미루어본다. 어느 구도자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 행동습관을 지닌 인물이 아닐까 짐작도 해본다. 그의 자료 수집에의 성실함과 논리적인 글쓰기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종교가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을 역사적으로 다루며, 모든 서술의 중심은 '지금 여기', 현대사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종교서적이다, 종교 비판하고 있다고만 단정짓기에는 석연찮다. 이 책이 오히려 실용서가 아닐까. 종교는 우리 일상에 곳곳에 뿌리를 박고 있고, 사람은 종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신론자, 신을 믿지 않는다는 사람도 역시 종교가 둘러친 울타리 속에서 자각하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어항 속 금붕어와 물의 관계처럼 우리는 종교를 잘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일까, 이제 종교는 우리의 일상을 사사건건 간섭하지 못하리라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집단, 구조의 비합리성은 수시로 반복되고 있고 여전히 종교는 맹신되고 있다. 세계 각처에서는 종교 때문에 인간 목숨을 난도질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정말 사람 살기 좋은 곳인지, 왜 그러한 착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착하다'와 같은 심리일 것이다. 가족이 신봉하는 종교를 강요받으며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는 종교를 강요하는 사람들을 자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도 했고, 다시 버스를 교통수단으로 쓰는 지금 또 그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내가 믿고 있는 종교가 정말 내가 믿는 것처럼 신뢰할 만한가, 우리는 그러한 질문을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따져볼 일이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종교에 대해서, 단순히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이슬람교까지 논리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우리가 종교를 막연히 '믿는다'는 식이 아니라 '실체'를 보게끔 안개를 걷어내는 책이다. 단순히 종교를 파헤쳐 비판하기 보다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조목조목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관심을 갖고 있다. 인류 공영, 거창하고 낯부끄러운 말처럼 들릴지 모르나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사람의 도리를 말하고, 우리가 종교를 믿은 처음을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안녕이면서도 동시에 인류 공영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