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2008.2 - 제6호
대한황토협회 엮음 / 대한황토협회(잡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삶의 가치를 높여 주는 월간 생활문화 잡지. 황토는 그렇게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황토> 2월호는 역시 우리 문화 곳곳을 들여다보며 미처 알지 못한 우리것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2008년 2월호 황토, 나는 어느새 황토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번 포토에세이는 임진강을 찾았다.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임진각에서 바라본 이북의 하늘은 형용하지 못할 무엇이 있음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끼지 않을까. 그 무엇을 <황토>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철책선의 날 선 못을 잡고 쓸데없이 강의 안부를 걱정하다가

(...)

시대의 변방이 이러했을까

증오도 시대를 벗어나면 진정한

사랑이 된다는 믿음은 모순이다.

(...)

현실은 화해를 거부하고 버림받고 있었다.

(...)

막막한 세상 어디 한 번이라도 맨발로

저 흐르는 강물을 건너 본 적 있는가.

신발창에 달라붙어 따라온 질퍽한 삶을

강가에 부려 놓는다.

겨울 끝에서.

(5~9쪽)


 

    역사산책, 손자병법 이야기, 오시환의 세상구경(여주 고달사지), 마음의 창을 열고(조선통신사와 한일문화교류)등 <황토>는 역사에도 진중한 태도를 보이며, 단순히 역사에 그치지 않고 "한국대나무박물관"처럼 지금 우리 주변에 면면히 이어오고 있는 형상까지 자세히 그려보이고 있다.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한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 그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외침과 우리들의 무심함으로 말미암아 소실된 문화재들, 그러나 고달사지와 같은 터가 우리 땅에서 3천 곳이나 된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문화재를 잊지 않고 찾아드는 사람들, 그들이 선각자이다.  <황토>는 그들을 조명하며 유심히 관찰하고,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다.  우리 주변, 생활공간 어디에간는 분명 누백년을 살아남은 역사물이 있을 것이다.  일상에 쫓겨 무심할 수밖에 없었으나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황토>는 함께 가자 손내밀고 있다.

 

    <황토>는 테마기행을 통해서 현재 진행중인 역사를 타루고 있다.  2월호는 '종로'다.  종로 지하철역에서 사람멀미를 처음 경험했다.  세상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밀집해 있나, 나는 직접 목도하고 서울이 거대한 쓰레기장, 분뇨처리장으로 묘사한 어느 작가의 말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껴 지상으로 올라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횡보 염상섭의 조형물을 만났다.  뜻하지 않은 계획하지 않은 대면이라 반가웠다.  횡보의 동상을 만나면서 무심히 돌아다녀도 반가운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황토> 2월호는 '종로' 일대를 굵직하게 다루고 있다. 모두 내가 다녔던 길이라는 것, 그래서 참 반가웠다. 다시 종로를 찾는다면 <황토> 2월호를 찾아 읽고 상경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수첩에 <황토2월호> = 종로,라고 메모를 해둔다.

 

    <황토>가 많은 사랑을 받기를,  그리고 이렇게 읽는 <황토>가,  자본주의와 독단적 이기주의에서 안온한 내게 검소가 무엇이고, 진정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쳐주는 <황토>가 많은 사랑을 받아 좋은 소식을 오래오래 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대숲으로 간다

대숲으로 간다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자욱한 밤안개에 벌레소리 젖어 흐르고

벌레소리에 푸른 달빛이 배어 흐르고

대숲은 좋더라

성글어 좋더라

한사코 서러워 대숲은 좋더라

꽃가루 날리듯 흥건히 드는 달빛에

기적 없이 서서 나도 대같이 살거나



신석정 <대숲에 서서>

(박물관의 재발견/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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