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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5년 6월 21일 읽고 쓰다
"사람마다 각자의 전쟁터가 있기 마련이지."라며
그는 미소지었다
(35p)
"하지만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삶과 사람이 친해지는 수도 있잖아?"
"물론이야...그렇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거리가,다른 사람에게는 다소 멀다,
라고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171p)
"뭐랄까..내가 자리에 포함되어있지 않은 듯한 감각 같은 것,
그녀는 바로 내 눈앞에 있는데도,
그와 동시에,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있어."
(173p)
"문득 생각한다.
나는 여기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을수도 있었다.
그리고 언니 역시,
여기와 다른 장소에 있지 못할 이유가 없는 거다."
(270p)
"다음 어둠이 올 때까지, 아직 시간은 있다."
(279p)
하루키의 신작.
역시나 나는 그의 기행문이 더 좋다. 언제 나올려나.
학교 앞 지하서점에는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국문과 종강파티 시간을 기다리며
탁자에 앉아 찬찬히 페이지를 넘겼다.
BGM이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이 압권.
책을 거의 다 읽을 때쯤 흘러나오던 윤도현의 [사랑했나봐]에서
무너졌지만..ㅡ.ㅡ;;
책을 읽는 도중에 생각이 여기저기로, 여러갈래로 뻗쳐나갔다.
늘상 하루키 책에서 봐오던
두 가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같은 방향으로 겹쳐지는 구조는 약간 식상하기도 했으나
남과 다른 나로서, 존재한다는 것,
이쪽에서는 이렇게 보이는 나와
저쪽에서는 저렇게 보여지는 나,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나와는
언제나 거리가 존재하지만,
그 거리까지도 포함해서 모두 "나"에 속한다는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해주어서
하루키에서 고마웠다.
결론은 어둠의 저편에는 또다시 어둠이지만
그 중간은 빛.이라는 거겠지?
근데 이렇게만 읽어낸다면 이소설, 너무 식상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