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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이 책은 720페이지의 분량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본 과학책 중에 한권으로 꼽힌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나도 몇 번씩이나 독서를 통해 알게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구매하기 망설였던 책인데, 밝은 웃음님 덕분에 큰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간단히 이 책을 1회독하고 난 뒤의 느낌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체이탈과 같은 이상야릇한 기분을 느꼈다고…….
나는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나가면서 과학자들이 왜 이 책을 읽어보라고 잔소리를 해대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아……. 내가 왜 이런 책을 지금에서야 읽는지 후회스러운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왔다. 그리고 이 서평을 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 보기를 바란다.
이 책은 그 중요성만큼이나 다루고 있는 범위가 매우 넓다. 그러나 책이 다루는 광범위한 지식들이 이 책에서는 13장의 챕터를 통해 단계적이고, 꼼꼼하게 연결되어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아마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저자의 능력일 것이다. 어려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 설명뿐인가? 그는 미래의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까지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바로 전에 읽은 <태양의 아이들>에서 알게 된 인간의 기원에 관한 내용들. 즉, 태양이 만들어낸 원자의 진화과정. 그것들이 만들어낸 세포의 형성으로 점차적으로 인간까지 진화하게 되었다는 설명은 이 책 <코스모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언급되어 있었다.
그와 더불어 <코스모스>는 지구와 태양관의 관계만을 주목하면서 인간위주의 역사를 언급한 <태양의 아이들>과는 달리 우주의 기원과 우리 주위에 있는 행성들. 금성, 화성, 목성, 토성뿐만 아니라 저 멀리에 존재하고 있는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에 대한 생성과정부터 블랙홀로 변하기까지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고 있었다. 물론 인간의 과학발전 역사를 빼놓지 않고 말이다.
인간의 발전에 관해서는 특히 기원전의 알렉산드리아와 중세시대의 사이에 존재했던 과학 우월주의와 종교 발달로 인한 ‘신’ 의 존재 때문에 과학이 퇴보되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자신이 새로이 알게 된 사실들을 그들 사이에서만 공유했고,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나 장애물이 앞에 놓이게 되면 “그것은 신의 섭리”라는 논리 속으로 감춰버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그 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와 고대 과학자들의 이론을 뛰어넘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의 모습에 도달해있다. 우리는 전파를 통해서 더욱 우주에 대한 이해력을 키워 나가고 있으며, 우주선을 개발하여 실제로 그곳에 한 걸음을 내딛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도달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조차도 충분히 지금껏 인류가 이룩해 놓은 과학기술을 통하여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저자는 인류의 두뇌에 축적되어있는 파충류의 뇌를 걱정한다. 저자는 우리 앞에 놓인 광활한 우주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현재 발달한 엄청난 핵무기를 권력의 싸움의 도구로 이용하여 인류의 파멸에 이르게 될까 두려워한다. 세계 1, 2차 대전에서 사용되었던 핵 폭탄의 위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에너지 이용기술은 발전해 버렸다. 그리고 그 기술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초월해 버렸다.
그 기술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파충류의 뇌가 아닌 대뇌피질에 형성되어 있는 인간의 뇌이다. 인간의 뇌는 이성적인 존재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인간이 이룩한 인간의 뇌를 더욱 중점적으로 사용하여, 전 세계인이 합심하여 저 멀리 신세계를 개척해 나가자고 말한다. 그 옛날 지구를 탐험했던 것처럼 말이다.
올해는 우주개척을 우리에게 당부했던 그가 떠난 지 13년째 되는 해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인류의 다툼은 끝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앞에 직면해 있는 핵무기 위협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북한이 놓여있다.
개인적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곱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고립된 사회에 놓인 북한의 마지막 발악의 방법이 전 세계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것에 같은 한민족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구 소련으로 대표되던 사회주의는 이미 실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수정해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김 씨 일가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이 원조해준 수많은 식량과 물자들을 인류의 협박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북한의 지도층에 대해서 분노가 치민다.
인간의 부귀영화가 전 우주의 삶에 비하면 하루살이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인데, 그것에 연연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옹졸한 생각에 쓴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들이 누린 부귀영화는 길게 잡아봤자 50년에 불과하나, 그가 죽고 난 뒤에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의 평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칼 세이건은 이 책과 또 다른 여러 저서들 이외에 <코스모스>라는 같은 제목의 13편의 다큐멘터리를 우리들에게 남겨주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재빨리 그것들을 구해 놓았다. 그것들은 이 책의 내용을 시각영상화 한 것에 불과하지만 활자를 통해서 상상할 수 없거나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을 적절히 시각영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코스모스>를 읽어 나간다면 더 유익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